호랑이의 정원 스물네 번째 뉴스레터 2022.5.13.발행

안녕하세요 <호랑이의 정원>에서 발행하는 격주 뉴스레터 <호랑이의 쪽지 24호>입니다. 이번호에서는 신대방동에 있는 보라매공원을 다녀온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보라매공원은 봄철 겹벚꽃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저희가 방문할때쯤엔 이미 흔적도 없이 진 상태라 확인을 못해봤네요. 

요즘 저희가 가보는 공원들이 1980년대 말~ 1990년대에 만들어진 공원들이 많은데요. 각 지자체마다 운동기구나 특색있는 아이템들을 공원에 설치하고 최근 유행하는 조경들로 가꿔져 있지만 묘하게 1980~90년대에 조성된 공원만의 레트로 느낌이 있답니다. 구석구석 오래된 나무들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동안 이용해 온 사람들의 추억이 어디엔가는 남아있기 때문일까요?

보라매공원

보라매공원1986년 5월 5일에 개장한 공원입니다. 원래 이곳은 1958년부터 1985년까지 공군사관학교가 있던 곳으로 공원으로 바뀌면서 보라매공원이란 이름이 붙었답니다. 보라매는 공군의 상징이거든요!  대전에도 보라매공원이 있는데 이곳도 공군기지가 있던 곳이라고 하네요.

보라매공원에서는 옛 공군사관학교의 흔적을 꽤 여러군데서 발견할 수 있답니다. 기본적으로 요즘 유행하는 도시재생처럼 원래의 공간을 거의 그대로 활용한 공원이더라구요! 일단 중앙 잔디광장으로 불리는 커다란 트랙은 누가봐도 학교 운동장의 흔적인데요. 공군사관학교 학생들의 연병장이었다고 합니다. 체육시간을 싫어하는 편이었지만 이 운동장같은 트랙을 돌다보니 학교 졸업 이후에 몇십년간(?) 이렇게 드넓은 운동장을 돌아본 일이 있었나? 생각이 들면서 탁 트인 운동장을 걷는 느낌이 꽤 좋더라구요.

보라매공원의 호수는 공군사관학교 시절에도 있던 곳으로 ‘옥만호'라고 합니다. 서정적인 뜻을 가진 호수 이름같지만 12대 공군 참모총장을 지낸 당시 공군사관학교 교장이었던 옥만호 장군(1925-2011)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1970년에 조성된 호수로 한반도 모형을 따서 만들어졌다고 해요.

 공군사관학교 시절 (1958~1985) 캠퍼스 전경
 공군사관학교 시절 (1958~1985) 옥만호
옥만호의 현재 모습
거의 변한게 없는 운동장

보라매공원을 처음 가본 호랑이의 정원 멤버들! 생각보다 크고 다양한 시설도 많고 잘 가꿔진 공원이여서 놀랬답니다. 뭔가 충효탑이 있는 그런 딱딱하고 엄숙한 느낌의 기념공원이지 않을까 했지만, 각종 청소년·어린이, 장애인복지관 등등이 소담하게 공원내에 자리잡고 남녀노소 모두 각자만의 방식으로 공원을 즐기는 모습이었답니다. 주거지와 밀접하게 있는 공원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2014년에는 공원을 리모델링하면서 진입로에 턱을 낮추어 보행자도 휠체어도 유아차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무장애 공간으로 조성하였답니다. 

보라매공원은 다양한 조형물이 정말 많더라구요. 공군사관학교 시절 세워진 탑, 그동안 공군 비행기로 사용하고 은퇴한 비행기, 독립·반공·교육 등의 조형물이 다양했답니다. 혹시 얘기한 적이 있던가요? 온갖 것에 관심이 많은 호랑이의 정원 멤버들은 한때 각 지자체마다 놓여있는 조형물에 관심이 많아서 그것에 관한 자료를 정리해 본 적도 있는데 보라매공원의 온갖 기념탑들도 리스트로 정리해두었답니다. ㅋㅋ 보라매공원이 꽤 넓어서 저희가 미처 보지 못한 것이 많을지도 몰라요!

보라매공원 동문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충효탑  
길이 넓어 편하게 다닐 수 있어요.  
  에어파크에 전시된 은퇴한 비행기
시원하게 뻗은 플라타너스

저희가 2번 방문했을때는 특별한 동호회 활동같은 것은 본 적이 없지만, 보라매공원은 나름의 커뮤니티 활동들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정자에서 두는 장기라고 하는데요. 코로나에도 겨울 추위에도 지지않고 장기를 두시는 어르신들로 가득했다고 하네요. 

2000년대 정연두 작가는 보라매공원안에 있는 스포츠 댄스홀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을 모티브로 벽지 형태작품으로 만들기도 했답니다. 또 밤에는 야외에서 ‘맷돌체조' 를 추는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정확한 기원을 알 수 없으나 2004년도 신문기사에 이미 ‘리추얼'처럼 즐긴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꽤 오래된 지역 전통?인것 같아요. 그밖에도 기공체조모임, 테니스, 배드민턴 등 생활스포츠를 즐기는 소모임 활동이 활발하다고 합니다. 

정자에서 즐기는 장기 배틀 출처: 세계일보(2018.10.20)
겨울에도 꺼지지 않는 열기, 출처: 메트로서울 (2020.2.18)

<여기서 잠깐> 곁다리로 짚어보는 매와 관련된 이야기

보라매는 몽골어 ‘보로’에서 유래한 말에 매가 합쳐진 말로 태어난지 1년 이내에 새끼를 길들여 사냥에 쓰는 매를 말합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매와 관련된 단어가 촘촘히 많은 것을 보고 신기했답니다. 산에서 자라 여러 해를 묵은 매는 산지니, 태어나자마자 사람의 손으로 길들인 매는 수지니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있는 시치미는 매에 달아놓는 주인표시로 이것을 떼면 누가 주인인지 알 수 없는데서 시치미라는 단어가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보라매공군을 상징한다면 송골매한국항공대학교를 상징하는데요. 사실 보라매는 참매로 수리과 동물이며 송골매는 매과 동물로 비슷하게 생겼지만 전혀 다른 새랍니다. (보라매는 영어로 hawk 송골매는 falcon) 송골매도 몽골어 ‘셩허르’ 에서 유래한 말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이며 급하강해서 사냥하는 것이 멋있답니다! 해동청이라고도 하고 중국에서 탐내던 매는 보라매가 아닌 송골매라고 합니다. 

호랑이가 본 식물들  
보라매공원은 큰 공원답게 나무 수종들도 정말 다양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답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탁 트인 공간에 일자로 쭉 뻗은 산책길, 커다란 나무들 사이로 걷는 사람들을 보니 왠지 외국 공원에 온 것 같았달까요? 남부장애인복지관 근처에 칠엽수가 고깔모양의 꽃을 피우고 있고, 보라매병원쪽에는 높다란 양버들나무가 쭉쭉 뻗어있어 만들어진 공원속이지만 숲속을 걷는 느낌도 난답니다.
공원의 하이라이트? 옥만호는 수생식물이 가득해서 마치 처음부터 있던 호숫가같아요. 5월에서 9월사이 하루에 4번 펼쳐지는 음악분수는 생태공원과는 조금 동떨어진 분위기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ㅋ 어쩐지 여름이 빨리 올 것 같은 청량한 기분을 줍니다. 물에서 자라 성장한 두꺼비들은 대부분 산에서 자란다고 해요. 그래서 옥만호에서 와우산으로 두꺼비가 이동하는 동안 주의를 부탁하는 팻말도 볼 수 있답니다. 5월의 보라매공원은 하얀 꽃을 피우는 식물들로 가득하답니다. 인근 와우산에 핀 아까시나무, 지금은 꽃이 졌지만 보리수 나무, 간다라양식의 불상머리와 닮은 불두화, 이팝나무, 라나스덜꿩나무와 백당나무 등 순백의 꽃과 함께 봄산책을 하는 재미가 있답니다.
보라매공원에서 만나는 나무와 새가 더 궁금하시다면 이 지도(링크) 를 참조해보세요.
칠엽수의 꽃말은 천재라고 하네요🧐
보라매공원과 이어진 와우산
천천히...  
불상머리와 닮은 불두화

향나무

원래 학교였던 흔적은 향나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답니다. 향나무(Juniperus chinensis)는 한국, 일본, 중국, 몽골이 원산지로 나무 가까이 가면 특유의 향이 나서 향나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윽한 향 때문에 궁궐, 묘, 서원등에서도 많이 심었다고 하는데요. 향나무의 향이 청정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향나무로 향을 만들어 피울 수 있어서라고도 하네요. 예전에 저희가 향나무로 정말 향을 태우는 냄새가 나는지 궁금해서 길에 떨어진 향나무 가지을 가져와 태워본적이 있는데요. 정말 그윽한 향이 난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물가에도 많이 심었다고 해요. 향나무에서 나는 향이 물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줄 것으로 믿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부터 학교 조경수로 특히 많이 심어서 우리에게도 꽤 친근한 나무중 하나입니다. 식물초보라서 이 향나무가 가이즈키 향나무인지 연필향나무인지 눈꽃향나무인지 세부 종까지는 모르지만 학교 정원에 심어진 동글동글 다듬어진 향나무의 수형이나 장난치느라 꺽어서 던지고 놀았던 향나무 씨앗을 보면 학창시절이 떠오르곤 한답니다.

산책을 하다 향나무를 만나면 잠깐 마스크를 벗고 향나무의 향을 맡아보시길 바라요. 어딘가 나뭇가지가 떨어져있다면 주워서 방에 두면 방안가득 향을 감상할 수도 있답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요. 향나무의 잎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늘모양의 비늘잎과 뾰족한 바늘모양의 바늘잎을 동시에 가지고 있더라구요. 어린 향나무 잎은 뾰족뾰족 바늘잎인데 유치원쯤 갈 나이가 되면 (7~8년생) 비늘잎이 생긴다고 해요. 물론 향나무는 정말 오래오래 살지만요. 유명한 서초역 대로변의 향나무는 2022년 현재 914살이라고 합니다

향나무의 비늘잎과 바늘잎
공원 곳곳에는 향나무가 정말 많아요.

보리수나무

4월말에 보라매공원에 다녀왔을때에는 보리수나무의 짙은 향이 가득했는데 5월 초에 다녀왔을때에는 아까시나무 향이 가득하더라구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요? 같은 봄이라도 1-2주의 간격을 두고 저마다의 기온에 반응해서 다른 색깔의 꽃이 피고 지고하는 것이 굉장히 신비롭고 재밌게 느껴집니다. 올해는 좀 왔다갔다하는 날씨탓에 순서없이 앞다투어 피는 것도 무섭기도 하지만요.

보리수나무는 굉장히 헷갈리는 나무중 하나인데요! 일단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나무(Ficus religiosa) 인도보리수나무로 인도가 원산지인 아열대성 나무여서 우리나라에서는 수목원 등 특별한 환경이 아닌 경우 만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내가 본 나무가 보리수다! 그럼 2가지 확률이 있는데 일단 사찰에서 봤다면 보리자나무(Tilia miqueliana Maxim.)일 확률이 높습니다. 단단한 열매는 염주를 만드는데 쓰이기도 합니다. 흔히 보리수나무라고 잘못 부르는 경우가 많답니다. 

얼마전까지 향긋한 하얀꽃이 폈던 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는 아무래도 공원에서 만날 확률이 높습니다. 봄에는 꽃냄새가 좋고 가을에는 빨간 구슬같은 열매가 예쁘게 열리거든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고 공해에도 추위에도 강하다고 합니다. 열매는 먹을 수 있는데 잼으로 만들수도 있고 청을 담가 차로도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사유의 방을 오픈하며 더불어 사유공간이라는 박물관까페에서 보리수식혜와 보리수 매화차를 선보였는데 부쳐님이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와 열매를 차로 만든 보리수는 다른 종인거죠! 하하

보리수나무의 하얀 꽃과 비늘털이 덮여있는 잎  
보리수나무 열매

왕버들

버드나무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지난 호랑이의 쪽지 10번째 <바람부는 날에는 여의도 버들숲으로 가요>에 많이 했으니 오늘은 옥만호에 상징! 왕버들에 관해 짧게 소개하겠습니다. 느낌엔 옥만호가 만들어지기전에도 이미 오랫동안 살고 있던 왕버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1969년 항공지도에는 아직 호수가 조성되지 않았음을 볼 수 있어요. 1986년 공원으로 개장한 사진에는 왕버들을 비롯해 옥만호 주변에 수양버들이 있는것도 볼 수 있답니다. 

왕버들(Salix chaenomeloides Kimura)은 왕이란 이름이 붙은만큼 일반적인 버드나무보다 키도 키고 잎도 크답니다. 주로 냇가나 물가에 서식하며 물안에서도 살 수 있다고 하네요.

1969년 항공사진 출처:국토지리정보원

1986년 보라매공원 개관당시 전경 출처:서울기록원

아름다운 왕버들의 수형  

왕버들의 잎

보라매공원 속 종교시설

보라매공원안에 이어진 길을 따라 보라매법당이 있어서 신기했는데요. 알고보니 이곳은 원래 공군사관학교시절 군법당으로 지어진 법당이었다고 해요. 1971년 성무호국사로 공군내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사찰이었다고 합니다. 공군사관학교가 이전한 후에 군법당이자 일반사찰로도 활용되고 있답니다.

학교 내 있던 종교시설은 또 있는데요, 지난 2019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교회건물이 있습니다. 1964년 건축가 최창규가 설계한 삼각형 지붕형태의 독특한 구조가 인상적입니다. 당시 미공군 장병과 국내외 신자들이 성금을 모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나무에 가려져있지만 멋진 종탑과 개성있는 지붕형태를 가진 이 곳에서 공군생도들이 결혼식을 많이 올렸다고 하네요. 학교 이전후에는 청소년 수련관 창고로 쓰이다가 2013년 리모델링을 하여 현재는 동작아트갤러리로 다양한 전시나 공연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이하게도? 시간을 번걸아가며 교회예배와 성당미사를 올리던 공간이라고 합니다. 

교회가 지어지기 전까진 성당은 최근까지 독서실로 이용되던 건물을 사용했습니다. 딱 봐도 예전 관공서같아 보이는 건물은 63년간의 노후로 인해 대수선을 한다고 하네요. 주변에는 멋진 향나무들이 남아있어 옛 학교시절을 떠오르게 한답니다. 공사준비를 위한 접근금지 테이프가 둘러져있어 가까이서 둘러보진 못했는데 야외휴식장에는 모자이크 장식도 있다고 해요. 이곳은 이 일대에서 청소년시기를 보낸 주민들에게는 꽤 유명한 건물이라고 해요. 작년까지 하루 이용료가 성인 1,000원, 청소년 500원으로 꽤 저렴한 독서실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성무호국사 준공식, 출처: 경향신문(1971.11.12)

현재 보라매법당 모습

성무교회 개관, 출처: 공군사관학교 / 현재 교회 모습

접근성

지하철 : 7호선 보라매역 2번출구에서 도보 10분, 2호선 신대방역 4번출구에서 도보 6분

버스: 보라매공원 정문입구, 보라매공원 동문입구 정류장

유아차, 휠체어 접근가능 

시각장애인 안내보도 없음 (점자안내도는 있음) 

☺호랑이의 친구들☺아래부터는 호랑이의 친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 형식의 짧은 글입니다.
란과 생활

어제는 제 생일이었답니다! 제 주변인들은 저만큼 생일을 좋아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하긴 하는데요. 어느정도냐면 이제는 연락이 끊긴 사람도 제 생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답니다. ㅋㅋ 그만큼 저의 생일 챙기기는 좀 유명하죠! 뭔가 나이가 들면 생일파티같은 것은 쑥쓰럽기도 하고, 나이먹는게 싫어서? 잘 안하는 편이기도 한데 저는 5월 내내 생파를 하는 편이랍니다. 고깔 모자를 쓰고 케이크의 초불기는 왜 나이가 들어도 좋죠? 혹시 생일에 외국에 놀러 가보셨나요? 호텔 매니저가 케익도 보내주고 방에 풍선으로 꾸며줄 때도 있답니다. ㅋㅋ
기혼유자녀 친구들에겐 “너넨 어버이날도 있고 결혼기념일도 있지만 내겐 생일파티밖에 없어!” 라고 우기는 중이랍니다. 다행히도 다정한 제 친구들은 안그래도 행사 많은 가정의 달에도 제 생일을 꼭 기억해줘서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요. (어흥)


한번도 하지 않은 이야기
평소 호랑이의 정원 인스타그램을 유심히 보신 분들이라면 저희가 박물관에 자주 다녀온다는 것을 눈치채셨겠지요. 어흥님이야 관련 분야에서 일했으니 당연하겠지만 저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꽤나 과거로 돌아가야합니다. 호랑이의 쪽지 21호에서 살짝 언급하였듯이 저는 경주 출신입니다. 지금도 명절때마다 내려가니 고향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여러분은 처음으로 관람한 전시회를 기억하시나요? 저는 지금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보았던 상설전시실을 떠올립니다. 아주 어렸던 제가 마음놓고 갈 수 있었던 유일한 전시회이자 안전한 공간이었는데요 상설전시실이라 소장품이 바뀔리 없는 매번 똑같은 전시였지만 당시에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오래된 전시관과 익숙한 불상 사이를 느릿하게 걸으며 박물관의 차분한 분위기와 특유의 냄새를 좋아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시회 그 자체를 좋아했던거 같은데 당시 그것을 알아차리는 일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 전시공간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도 전시가 3달마다 바뀔 수 있다는 건 꽤나 나중에 알게된 사실입니다.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좋은 일일까요? 아무튼 저는 한때 박물관이나 고고학에 종사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지독한 사춘기를 겪은 후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역사에는 조금도 관심없다는 것을 깨달고 다른 길로 빠지게 되었습니다.(유정)
후기🍀
어흥: 그렇지만 이젠 거듭되는 생파의 과식을 소화하지 못하는 나이가 되부렸네요 😥
유정: 비는 언제 오는 거죠?
호랑이의 쪽지 24호는 재밌게 읽어보셨나요? 독자 분들의 후기와 관심이 큰 힘이 됩니다. 💪
널다란 보라매공원을 뉴스레터 한 편에 담기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보라매공원과 이어지는 와우산과 둘레길, 반려견 놀이터, 낮보다 밝은 밤의 풍경 등을 기록하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쉽게 느껴져요. 더 많은 식물들을 소개할 수 있었는데 지면의 부족으로 담지 못한 점도 있구요 ㅠㅠ 아마 이 뉴스레터가 발행될 쯤엔 호수 앞 작은 장미공원엔 꽃들이 피어나고 아까시나무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을거 같은데요 저희가 찾지 못한 보라매공원의 모습이 있다면 언제든지 공유해주세요. 참참 보라매공원의 다양한 조형물 이야기는 페들렛에서 보실 수 있어요.😘
호랑이의 쪽지
동네의 식물탐험을 중심으로 호랑이의 친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을 담은 쪽지입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받아보던 쪽지처럼 별 내용이 없더라도 받아보는 순간에 살며시 지어지는 웃음처럼 삶에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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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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