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7일 오픈했습니다.
💌 오픈 60일차 💌

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둥점원입니다.


70년 재위 내내 영국은 물론 세계인의 존경을 받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9일(현지시간) 장례식을 끝으로 영면에 들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일생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현대사’인데요. 영국 식민지의 독립, 공산권 붕괴, EU(유럽연합)의 출범, 영국의 EU 탈퇴 등 격동의 현대사 장면 장면에는 모두 엘리자베스 2세가 존재했습니다.


여왕의 생애 깊이만큼 존재하는 것이 있죠. 바로 그녀를 위해 작곡된 다양한 음악입니다. 네 살인 엘리자베스 공주를 위해 엘가가 작곡한 자장가를 시작으로, 21세 생일을 기념하는 모닝 송, 여왕의 대관식을 위한 9명의 작곡가가 만든 10개의 음악, 즉위 25주년 기념곡, 대관식 60주년 기념곡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음악이 엘리자베스 2세를 위해 탄생했답니다.


그렇다면 여왕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넨 곳에서 울려 퍼진 음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루한 장례식을 원하지 않았다”는 그곳에서는 여왕이 생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백파이프 연주와 함께 수십 개의 음악이 울려 퍼졌습니다. 장례식의 시작을 알리는 엘가의 Andante espressivo, Sospiri Op.70부터 예배 종료 후, 관이 수도원을 떠날 때 연주된 바흐의 환상곡 c단조 그리고 찬송가 ‘피난처 있으니’로 잘 알려진 영국 국가 God save the Queen(찰스 3세가 즉위하면서 ‘God save the King’으로 변경된다고 합니다)까지. 뿐만 아니라 합창곡, 기악곡, 장례식을 위해 새롭게 작곡된 곡 등등 정말 많은 음악이 여왕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습니다.


장례식의 마지막은 매일 아침 창문 옆에서 여왕을 깨우던 왕실 근위대 전속 파이프 연주자의 연주였습니다. 이제 백파이프 소리를 들으며 기상하던 그녀는 더 이상 없지만, 지구상에서 2개국 이상의 독립국을 다스렸던 유일한 군주가 남긴 온화함과 겸손함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RIP 

(c)Amanda Tipton

잡화점에서 종종 “세계 최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연주자들을 구독자님께 소개해드렸던 적이 있죠. 연주자들을 일렬로 줄 세우고, 순위를 매기기란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이런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연주자들이 각 분야별로 있죠. 그중에 최고의 현악사중주단을 뽑아 보라면 단연 타카치 콰르텟을 꼽고 싶어요. 


“단언컨대 전 세계에서 가장 대단한 현악 사중주단이다.” – 가디언지


하지만 그 실력과 명성만큼 한국 관객분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아 저 혬점원, 정말 마음이 아픈데요..! 😂 좋은 건 함께 나누라고 했으니 오늘은 2020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영입으로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한, 47년 오랜 역사를 지닌 현악사중주단, 타카치 콰르텟에 대해 소개해드리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 타카치 콰르텟에는 타카치가 없다?! 

타카치 콰르텟은 1975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프란츠 리스트 음악원에 다니는 4명의 동창들, 바이올린 가보 타카치 나지, 카로이 슈란츠, 비올라 가보르 오르마이, 첼로 안드라스 페어가 모여 창단된 현악사중주단입니다. 그중 리더인 가보 타카치 나지의 이름을 따 타카치 콰르텟이라 이름을 붙였는데요. 타카치는 1992년까지 활동하고 팀을 은퇴해 현재는 타카치 콰르텟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창단 후 47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흘렀기에 나머지 멤버들도 은퇴해, 현재 팀에는 첼리스트 안드라스 페어만 유일한 원년 멤버로 남아 타카치 콰르텟의 오랜 역사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위그모어홀 콩쿠르 초대 우승자는 바로 나야나

지난 5월 보내드린 잡화점 52호 BGM 코너에서 실내악의 성지, 영국 런던의 위그모어 홀에서 3년마다 열리는 위그모어 홀 현악사중주 콩쿠르에 대해 소개해드린 적이 있었죠. 2018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에스메 콰르텟에 전세계 음악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것은 바로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현악사중주단은 음악계의 전설로 남는다는 말 때문이었고요. 그런데 이 이야기가 나온 시초가 바로 타카치 콰르텟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TMI 한 가지 더! 타카치 콰르텟이 우승했던 1979년 당시 대회의 이름은 위그모어 홀 콩쿠르가 아닌 포츠머스 콩쿠르였습니다. 이후 런던 국제 현악사중주 콩쿠르로 명칭이 변경되었고, 2010년부터는 지금의 위그모어 홀 콩쿠르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 타카치 콰르텟의 리더는 부업이 작가인 N잡러

가보 타카치 나지의 뒤를 이어 1992년 콰르텟에 합류해 30년째 타카치 콰르텟의 제1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에드워드 듀슨베리는 요즈음 대세라고 하는 ‘N잡러(본업 외에도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랍니다. 타카치 콰르텟의 멤버이자, 데카 레이블로 베토벤 음반을 발매하기도 한 솔리스트이며, 콜로라도 대학교, 산타바바라의 뮤직 아카데미 오브 더 웨스트와 런던 길드홀 음악원의 교수이자, 동시에 두 권의 책을 집필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2020년 출간된 에드워드 듀슨베리의 첫 번째 저서인 <새로운 세대를 위한 베토벤 : 타카치 콰르텟의 베토벤 현악 4중주 연주 여정>은 타카치 콰르텟이 연습하고 연주하는 과정에서 느낀 경험과 베토벤이 곡을 썼을 당시의 역사와 회고를 잘 녹여냈다는 평을 얻었죠. 그리고 두 번째 저서인 <Distant Melodies : Music in Search of Home>은 올가을 출판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본업 뿐만 아니라 부업도 기가 막히게 잘 하는 에드워드 듀슨베리와 타카치 콰르텟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으시다면 그의 책을 읽어보세요! 


🎶 용재 오닐은 사실 타카치 콰르텟 재수생

타카치 콰르텟 합류를 인생의 가장 큰 영예라고 말하는 리처드 용재 오닐! 그가 얼마나 타카치 콰르텟에 진심이었는지는 콰르텟에 합류하게 된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답니다. 2020년 오디션을 통해 타카치 콰르텟의 멤버가 되는 영예를 얻은 용재 오닐은, 사실 2005년에도 한 번 타카치 콰르텟의 오디션을 보고 낙방(😥)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그 후 용재 오닐과 타카치 콰르텟은 산타바바라 뮤직 아카데미 오브 웨스트에서 교수로 다시 만나게 되고, 2018년 콰르텟으로부터 다시 오디션 제의를 받게 되요, 그리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타카치 콰르텟에 합류하게 됩니다! 용재 오닐은 ‘음악을 만드는 것은 꿈꿔온 이상향이지만,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현악사중주단에 있는 것은 꿈이 실현되는 것’이라며 기쁜 마음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콰르텟이길래!! 리처드 용재 오닐이 오디션 재수까지 해서 합류하고자 했던 것일지..!! 😮 다가오는 10월 용재 오닐이 꿈꿔왔던 현악사중주 연주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오늘의소식까지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

출처: EDAM 엔터테인먼트

“우리는 오렌지 태양 아래, 그림자 없이 함께 춤을 춰” 🍊


구독자님은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나요? 그 리스트 안에는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부터 다이나믹한 액티비티까지 다양한 소망들이 담겨져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 주말, 언제나 저 현점원의 버킷리스트에 적혀 있던 ‘이 아티스트’의 공연, 바로 아이유 콘서트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The Golden Hour : 오렌지 태양 아래> 타이틀로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공연은 이틀간 무려 9만여 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마무리되었는데요. 3년만에 열린 콘서트였던 만큼 공연장에 띄워진 대형 열기구부터 밤하늘을 장식한 드론쇼와 불꽃놀이까지 화려한 연출을 자랑했습니다. 여기에 대규모 오케스트라, 밴드팀, 댄서 등 약 100명의 출연진이 무대에 올랐다고 하죠. 이를 위해 동원된 현장 스태프만 1,400명에 달한다고 하고요. 

 

잡화점 회의 때 점원들과 콘서트 후기를 나누며 대형 공연의 준비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공연 당일 전체 식사 수량을 예상해보기도 했는데요 😂 특히 공연 전날 폭우로 기술팀과 리허설을 맞춰보지 못했다는 후문에 점원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TMI #전지적공연기획자시점

출처: PAPAS E&M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채운 아이유 콘서트 외에도 국내와 해외에선 다양한 대형 프로덕션 공연들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무려 6부로 구성된 케이티 페리의 공연 <WITNESS: The Tour>(2018)는 주사위 모형과 수직으로 움직이는 무대, 4m 높이의 플라밍고 인형 등 드라마틱한 연출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를 위해 미국에서부터 공수해 온 100톤 규모의 무대 장비가 아시아 투어에 그대로 반입되었다고 하죠. 팝페라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은 세계 최대의 화물기 AN-225에 100톤이 넘는 최첨단 무대 장비를 싣고 내한하기도 했습니다. 4년의 제작 기간을 통해 완성된 <Symphony Tour>(2009)에는 30억 원의 프로덕션 예산과 200명의 제작진이 투입됐고요. 


대규모 인력이 동원된 공연은 비단 대중음악 콘서트 뿐만이 아닙니다. 1986년, 세계적인 지휘자 주빈 메타가 이끈 뉴욕 필하모닉 공연은 무려 80만 명의 관객을 기록했는데요. 안전을 위해 공연장에는 약 2만 2천 명의 경찰관이 투입되었다고 하죠. 자유의 여신상 100주년을 기념해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펼쳐진 이 행사는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클래식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많은 관객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는 공연들을 살펴보니, 이를 일궈낸 많은 땀방울에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언젠간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잡화점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날을 꿈꾸며, 오늘의 취향일지를 마무리합니다. 

얼마 전 반가운 소식이 있었죠.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박현수가 MBC 음악 경연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또 한 번 가왕에 오른 것인데요. 복면가왕 듀엣 대전에 출연, 뮤지컬 배우 백형훈과 가왕을 차지했지요. 지금까지 재출연 시 가왕에 두 번 오른 사람은 솔지와 박현수뿐이라네요. 박현수는 다시 출연한 복면가왕에서 백형훈과 함께 ‘우리 우정 한표 차이’ 팀으로 출연했습니다. 


음악 버라이어티인 ‘복면가왕’은 2015년 첫 방송 후 벌써 7년째 이어오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입니다. 방송 포맷이 전 세계 54개국에 수출되며 K-Pop, 한국 드라마/영화뿐 아니라 한류 예능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지요. 미국에서는 Fox TV에서 The Masked Man이란 이름으로 방송 중인데 벌써 시즌 7이 마무리되고 8을 준비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하죠. 조만간 에미상에서 한국 예능 프로그램도 수상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브라운 아이드 소울 ‘정말 사랑했을까’

   

복면가왕을 보다 보면 잊혀진 명곡들을 다시 듣게 되고는 합니다. ‘우리 우정 한표 차이’팀이 2라운드에서 부른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1집 <Soul Free>에 수록된 곡으로 ‘정말 사랑했을까’는 2003년 발표된 팝 발라드로, 19년이나 지난 곡이지만 언제 들어도 좋은 명곡입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영화 ‘헤어질 결심’ ‘한산:용의 출연’으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 중인 박해일의 아주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배우 장신영과 함께 죽음을 기다리는 시한부 환자로 등장했는데요. 2003년은 박해일이 ‘질투는 나의 힘’ ‘살인의 추억’으로 배우로서 이름을 알린 해이기도 하죠. 이 곡은 할리 베리의 전남편으로도 유명한 가수 에릭 베네가 커버(Did we really love)하기도 하기도 했답니다.

이승열 ‘기다림’


한국 모던락의 대부라 불리는 이승열의 ‘기다림’은 박현수가 복면가왕에서 ‘아빠는 월급쟁이’로 출연시 2라운드에서 부른 곡인데요. 이 곡 역시 2003년도에 발표된 곡입니다. (1993년생 박현수와 2003년도의 관계성 아시는 분?!) 이승열의 첫 솔로 앨범인 <이날, 이때, 이즈음에....>에 수록된 곡으로 임수정, 김래원이 주연한 멜로영화 ‘…ING’에 OST로 삽입되며 알려졌는데요. 이 영화에서 임수정은 불치병에 걸린 시한부 환자로 나오죠..(..박해일에 이어..) 2000년대 초반은 유독 불치병, 시한부, 멜로영화가 많이 사랑받던 때입니다. R&B나 팝 발라드가 인기있던 이유기도 하겠죠. 뻔한 클리셰지만 왠지 아련한 이 시절의 영화도 감성도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김필, 정동환 등 매력적인 보컬들이 많이 커버한 곡이기도 하고요. 

가을의 초입, 센티한 감성이 필요한 구독자님에게 전하고 싶은 곡들입니다. 

CONNECT with 대니 🎻 <대니 구 바이올린 리사이틀> 티켓 오픈했습니다. 바흐의 샤콘느를 비롯해 라벨, 슈만, 코른골드의 음악이 준비되어 있다는데요 😘 11월 19일(토), 대니 만의 색이 더해진 음악과 함께하고 싶으신 분들은 롯데콘서트홀로! 

 

임동혁 & 문태국 & 디토 오케스트라가 한자리에 모인다면··· 😮 ?! 10월 23일(일), <임동혁, 문태국 meet 디토 오케스트라>가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라흐마니노프 연주와 첼리스트 문태국이 선사하는 엘가의 선율에 귀 기울여 보세요! #이_조합_대찬성일세 💝

 

살아있는 전설의 레전드 🔥 전 세계 최고의 현악 사중주단 타카치 콰르텟이 새로운 멤버 리처드 용재 오닐 영입을 기념하여 내한공연을 갖습니다. 하이든, 바르톡, 슈베르트 음악과 함께 고전과 낭만시대 속으로 떠나보는 시간! 성남(10/4), 울산(10/7), 인천(10/8), 대구(10/9), 대전(10/10)
<공연장 옆 잡화점> 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