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챂은 어느 한 나라에서 시작된 소스가 아니에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토마토 케챂' 이전에 ‘케챂’은 동남아시아의 발효 생선 소스를 가리키던 단어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 푸젠어에 닿아있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케챂은 영국 상인을 거쳐 미국에서 토마토를 만나 탄생했답니다.

케챂의 변화는 미국에서 멈추지 않았어요. 필리핀에서는 바나나로 만든 케챂이 일상적인 소스로 자리 잡았고, 일본에서는 단맛이 더해진 케챂이 나폴리탄 파스타와 어우러졌죠. 인도에서는 향신료가 더해진 스파이시 케챂이,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산미를 낮춘 부드러운 케챂이 각자의 식문화 속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케챂이 오래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하나의 레시피가 그대로 퍼진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입맛과 음식에 맞게 스스로 모습을 바꿔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죠. 단단한 중심을 지니되 만나는 음식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주되는 것, 그것이 케챂만의 매력 아닐까요.

한 달에 한 편, <메일 한 끼>가 전하는 다채로운 푸드 에세이가 여러분 곁을 찾아갑니다.

별일 없이 살다가도 고민이 생긴다. 어젯밤엔 보이지 않던 뾰루지가 오늘 아침 세수하면서 발견되는 것처럼 갑자기. 최대한 손대지 않고 내버려두는 게 제일이라지만 그걸 모를까. 알면서도 건드리고 비틀다가 끝내 쥐어짜고야 마는 게 뾰루지이고 고민인걸.

창작의 세계는 시작과 끝이랄 게 없고 어떤 노력을 해도 보장된 건 없으니, 불안을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는 걸 충분히 안다. 그래서 안절부절못한 마음 또한 내 일의 땔감이 된다고 생각하면 아주 이해 못 할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해한다고 문제가 되지 않을 리 없다.

고민은 머릿속을 꽉 채웠고 나는 낭만적으로 변했다. 낭만은 감미로움만 있는 게 아니라 끝없는 염세에 빠져 ‘비현실적으로 감상적인 상태’도 포함했다. 고민에 빠진 나의 낭만은 후자였다. 답을 구해보려 해도 지식과 지혜의 한계가 낭만의 우울 지수만 높일 뿐이니 일단 이야기 나눌 만한 사람을 만났다.

S와 점심시간에 만날 땐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을 택하곤 한다. 오피스 거리의 밥집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바위에 붙은 따개비처럼 다닥다닥 앉아 추노꾼에게 쫓기는 심정으로 다급하게 밥을 먹은 후, 커피숍 앞에서 직장인들과 뒤섞여 어정쩡하게 선 채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엔 햄버거 가게로 향했다.

“나는 애플파이랑 아메리카노, 넌?”

“난 이거, 맥스파이시 상하이. 감자튀김은 큰 거.”

우리는 바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S는 일회용 케챂 2개를 종이 식판에 짠 후, 버거를 푹 찍어 크게 베어 물고 이내 감자튀김 두 개를 집어 먹었다. 자근자근 씹은 버거와 감자튀김을 콜라 한 모금으로 삼키더니 랩에 근접한 속도와 리듬으로 말을 쏟아냈다.

“자, 잘 봐. 케챂은 말이지, 그냥 소스가 아니야. 어떤 자리에서도 먼저 나서지 않고 누구도 박수 쳐주지 않는데 불평불만 없이 제 할 일을 해. 그것도 제대로! 감자튀김엔 케챂이잖아? 근데 요즘은 밀크셰이크니, 아이스크림이니 다른 데에 찍어 먹는 게 맛있다고 한다니까? 이런 형국인데도 케챂은 별 불만이 없어요."

"게다가 툭하면 사람들이 막 다른 소스랑 섞어대거든? 그렇지만 자기 맛을 절대 잃지 않아. 마요네스나 칠리와 섞어도 중심엔 케챂이 있다고. 케챂은 그냥 어떤 기준이야, 기준! 심지어 뭘 먹든 음식 맛을 확 끌어올리기까지 해. 별별 소스가 다 나오고 인기가 있느니 없느니 해도 그건 다 한때야. 자동차 튜닝의 완성은 순정이잖아?"

"그것처럼 소스의 완성은 바로 케챂이지. 기본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어. 영원한 클래식. 변종도 클래식이 있어야 탄생할 수 있는 거라고. 사람도 마찬가지야, 사람도. 그렇지?”

고민을 안고 미간을 찌푸린 채 S를 만났지만, 우리의 점심 테이블에 고민이 나올 틈은 없었다. S는 케챂을 두둔하고 찬양하는 방식으로 팀 내에서의 자기 입장을 토로했고, 나는 “아이고”, “나 원 참”, “걔네 왜 그래?” 장단을 넣으며 귀를 열었다.

S의 말 사이사이, 마치 케챂이 내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중심을 잃지 마. 흔들리면 이도 저도 아닌 거야.” 감자튀김을 케챂에 푹푹 찍어 먹으면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자, 어느새 머릿속은 정리되고 미간에 주름은 펴졌다.

다른 무언가와 섞이고 싶었다. 가령, 명예, 인기, 인맥, 권력이나 상당한 액수의 수입. 그래서 내가 만든 결과물이 가장 빛났으면, 멋있었으면, 주목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S가 부르던 케챂 찬양가가 계속 맴돌았다. 

‘어떤 것과 섞여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니.’ 생각할수록 고민은 여전한데 그걸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별일이었던 것이 별일 아니게 되면서 고민은 금세 시시해졌다. 이 마음이 그리웠다. 이런 마음이라면 무엇이든 해나갈 수 있으니까.

오늘의 레시피에서는 음식에 즐거움을 더하는 '케챂 드로잉'을 떠올려볼게요. 레시피라고 하면 보통 재료를 조리하는 과정을 떠올리곤 하지만, 요리를 꾸미는 방식도 또 하나의 레시피가 될 수 있는데요!

케챂을 손에 들고 어떻게 그려볼지 고민해 본 적 있나요? 하트, 웃는 얼굴, 별 모양을 떠올리다가 이내 자유롭게 선을 그어버리기도 하죠. 마음껏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느새 음식은 작은 캔버스가 되고 평범한 한 끼는 즐거워지곤 해요.

이처럼 작은 표현이 하나의 작품으로 확장된다면 어떨까요? 오뚜기에서는 케챂을 주제로 한 OIF를 개최하였어요. 케챂에서 시작된 상상을 작품으로 펼쳐볼 기회! 이번 공모전에서 나만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표현해보세요. 🍅

🍳 오뚜기 일러스트레이션(OIF) 공모전

• 주제: '오뚜기 케챂' 또는 ‘YELLOW’를 주제로 오뚜기 제품을 자유롭게 표현
• 접수 기간: 2026.3.23 ~ 4.3 (오후 5시 마감) 
• 시상: 대상 500만 원 포함 다양한 부문 시상 진행

💡Tip. 상세한 내용은 아래의 버튼을 클릭 후 확인 해주세요!

오늘의 OOTD, 어깨 위에 무심히 걸친 카트 백

ⓒLidl

마트 카트를 그대로 닮은 핸드백이 있다면 어떨까요? 놀랍게도 그런 가방이 등장했어요! 유럽의 초저가 슈퍼마켓 리들이 뉴욕의 '닉 벤텔 스튜디오’와 협업해 쇼핑카트를 축소한 듯한 가방을 선보인 것인데요. 스테인리스 철망 구조와 로고가 새겨진 손잡이, 카트 코인 키체인까지 더해 익숙한 마트 풍경을 패션 아이템으로 옮겨왔죠.

더 흥미로운 건 이 가방의 판매 방식이었는데요. 런던 팝업 스토어에서 슬롯머신을 돌려 당첨된 사람만이 가방을 받을 수 있었고, 가격은 무려 무료였죠! 지난해 크루아상 백을 5분 만에 완판시켰던 리들의 두 번째 협업인 만큼, 이번 협업에서도 제품 자체보다 ‘제품을 어떻게 갖게 되는지’까지의 경험을 설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해요.

리들은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숨기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요. 그리고 그 상징을 갖고 싶은 제품으로 전환시켜 브랜드 이미지를 뒤집었죠! 이는 장보기라는 평범한 일상, 마트 카트라는 익숙한 상징도 새롭게 해석하면 충분히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요즘 F&B 브랜드에 필요한 것도 바로 이런 감각일지 몰라요.

ⓒElle Decor

요즘 양배추가 트렌드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작년부터 2026년 푸드 트렌드를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식재료가 바로 양배추인데요! 흔하고 저렴한 채소지만, 뚜렷한 팬층이 생기면서 ‘캐비지코어(Cabbagecore)’라고 이름까지 붙었죠.

흥미로운 점은 이 트렌드가 음식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뉴욕 디자이너 샌디 리앙은 양배추잎을 닮은 주름 가방을 런웨이에 올렸고, 테이블웨어에서는 겹장미 패턴의 앤틱한 ‘캐비지웨어’가 다시 주목받고 있어요. 대표적으로는 포르투갈 도자기 브랜드 보르달로 핀헤이로의 제품이 가장 유명해요. 재키 케네디도 수집했던 것으로도 알려진 제품이죠. 최근에는 토리버치와 H&M 홈에서도 이와 비슷한 스타일의 식기들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값이 저렴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으며 거기에 아삭한 식감까지. 양배추는 요즘 시대가 원하는 조건을 두루 갖춘 채소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흐름을 보면 한국에서 봄철마다 화제가 되는 ‘봄동 비빔밥’ 역시 글로벌 트렌드와 닿아 있는 사례처럼 보이네요!

안녕하세요, 우리 식탁 위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온 뉴스레터 <메일 한 끼> 입니다.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4월을 끝으로 종료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요. 
뉴스레터 <메일 한 끼>의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만 레터를 통해 만난 모든 독자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그동안 이 여정에 함께 해주셔서, 그리고 오뚜기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셔서 감사해요.
4월 8일 수요일에는 <메일 한 끼>의 여정에 함께해 주신 독자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레터를 준비했습니다. 그동안의 이야기를 천천히 돌아볼 예정이니, 마지막 레터에도 함께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오뚜기의 이야기가 멈추는 건 아니에요. 뉴스레터 <메일 한 끼> 이외에도, 오뚜기는 이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여러분과 만나고 있는데요. 오뚜기 온라인 채널들을 소개할게요! 앞으로도 오뚜기와 함께하는 맛있는 시간, 계속해서 지켜봐주세요. 👀

🍳오뚜기 데일리 (@otoki_daily)
오뚜기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신제품 소식부터 다양한 레시피, 꿀조합까지 오뚜기 제품으로 완성하는 맛있는 일상을 전합니다.
🍜오뚜기 라면맛집 (@otoki.noodle.zip)
오뚜기 라면을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에요. 다양한 라면요리 레시피와 신제품 소식은 물론, 색다른 조합이 궁금하거나 출출할 때 슬쩍 들러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보세요.
🍽️오키친 스튜디오 (@okitchen_studio)
오뚜기가 운영하는 쿠킹 경험 공간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쿠킹 클래스를 신청 할 수 있어요. 오뚜기 제품을 활용한 요리 경험과 다양한 식문화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오뚜기 X (@otoki_daily)
오뚜기가 소비자와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만든 채널이에요.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가볍게 묻고 답하거나, 이벤트 소식과 제품을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 소소한 팁을 쉽게 나눌 수 있어요.
🔎오뚜기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
오뚜기의 레시피와 식재료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아두는 곳이에요. 따라 하기 쉬운 레시피와 유용한 요리 팁을 전해요. 필요할 때 찾아보고 참고하기 좋은 요리 아이디어와 정보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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