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 베테랑이 네 발로 입장합니다

격주 금요일마다 NEW롭고 NEW익한 미디어 & 콘텐츠 소식을 소개합니다.

🐶 수상소감: 왈왈왈

여기 연기 ‘베테랑’이 있습니다. 그 이름은 ‘복순’.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깜찍한 비주얼의 이 강아지는 영화 <핸섬가이즈>에 ‘봉구’ 역으로 출연해 이성민-이희준 배우와 찰떡 호흡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최근 두 편의 출연작인 <문경>(8/28)과 <베테랑2>(9/13)을 연달아 개봉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충무로 대표 ‘개 배우’입니다.

평소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라는 말의 힘을 믿는 에디터는 동물이 등장하는 콘텐츠에 마음을 더욱 활짝 여는 편입니다. 이처럼 신 스틸러로 활약하는 동물을 보고 있자니 이들의 연기가 더 많은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드는데요. 이번 호는 연기하는 동물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는 프랑스 칸의 한 시상식을 소개합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귀여운✌️ 내용이 가득하니 아래 본문을 확인해 주세요!

ⓒ<핸섬가이즈>

📝 목차

1. about '팜 도그'

2. 반려인이 더 신나는 시상식

3. 동물 시상식이 나아갈 길

🦴 팜 도르(Palme d'Or) 아닌 팜 도그(Palm Dog)

🐾 개의, 개에 의한, 개를 위한 시상식

매년 5월 개최하는 칸 국제 영화제는 무려 2001년부터 출품작 중 가장 훌륭한 연기를 펼친 개 배우를 선정하는 '팜 도그(Palm Dog)'를 열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국제적인 영화 축제에 참여하는 대상을 비인간으로까지 확대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의를 갖습니다.

팜 도그라는 이름은 칸 영화제의 최고 영예로 불리는 황금종려상 ‘팜 도르(Palme d’Or)’에서 따왔다고 하는데요. 이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시상식을 기획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게다가 국제적으로 저명한 영화 평론가와 전문 저널리스트가 심사위원을 맡아 매년 화제성과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과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칸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거장 켄 로치 감독은 팜 도그를 향한 진심을 전했는데요. 가디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의 사무실에는 두 개의 황금종려상과 팜 도그의 공로상이 나란히 놓여 있다고 합니다.

ⓒPalm Dog Woopets

🏆 주요 수상 견면(犬面)

올해 1월 국내에 개봉해 아트 블록버스터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 <추락의 해부>에는 남다른 존재감을 선보인 분(?)이 계십니다. 그 주인공은 ‘스눕’ 역을 연기한 보더콜리 ‘메시’인데요. 추락해 사망한 주인을 발견한 순간의 발걸음은 ‘사람이 탈을 쓰고 있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줍니다. ‘메시’는 이 영화로 대상 격인 ‘2023 Palm Dog’를 차지합니다.

같은 해 영화 <빈센트: 살인유발자> 속 ‘술탄’역의 ‘수지’도 수상 명단에 올랐습니다. 눈이 마주치면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빈센트’의 조력자로 활약하는 수지는 극에 긴장감을 불어 넣는 동시에 명견의 면모를 톡톡히 보여줍니다. 그래서인지 수상 부문이 ‘Highly Commended Canine’인데요. 번역을 하면 ‘칭찬이 자자한/높이 추천하는 개’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칭찬을 받을만한 연기를 펼쳤는지 궁금한 분들은 콘텐츠판다가 수입한 <빈센트: 살인유발자> 본편을 대여/소장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왼) <추락의 해부>의 메시 / (오) <빈센트: 살인유발자>의 수지

💞 대리 수상자가 틸다 스윈튼?!

칸 영화제가 사랑하는 배우 틸다 스윈튼. 그녀의 개들 역시 칸의 내리사랑을 받았는데요. 영화 <수베니어: 파트 2>(2021)에 출연한 틸다 스윈튼은 자신의 반려견 ‘로지’, ‘도라’, ‘스노우베이’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세 마리의 개 모두 팜도그 어워즈의 최고 연기상(best canine performance)을 수상하게 됩니다.

틸다 스윈튼은 대리 수상자로 시상식을 찾아 소감을 전했는데요. “개들을 데리고 오고 싶었지만, 바쁘다고 하더군요. 스코트랜드의 해변에 머무르고 있다네요”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슈퍼스타 견들의 근황을 전했습니다. “우리는 이 상을 오랜 시간 눈여겨 보고 있었어요”라고 덧붙여 수상의 기쁨을 밝혔습니다. 2019년에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 출연한 핏불 ‘사유리’(브랜디 역)의 대리 수상자로 참석해 자신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의 공을 드높였습니다.

틸다 스윈튼의 목에 거는 '개 목걸이(collar)'가 팜 도그의 트로피입니다.

💭 시상식의 미래

팜 도그는 매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동물의 연기를 조명하는 것을 넘어서 시대의 메시지에 응답하고, 콘텐츠 산업의 기술 발전 요소를 반영하는 등 수상의 의미를 넓히는데 앞장섭니다.

일례로 수상 대상을 애니메이션 속 동물 캐릭터까지 확장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디즈니의 <업>(2009) 속 '더그'가 애니메이션 캐릭터로는 최초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습니다. 2015년부터는 동물 촬영 환경을 개선한 창작자, 제작자, 배우 등을 비롯해 인류와 남다른 유대감을 보인 견공을 선별하는 'Palm DogManitarian Award' 섹션을 신설했는데요.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지뢰를 발구하는 탐지견인 '패트론'이 해당 부문에 이름을 올려 팜 도그가 나아갈 길을 보여줬습니다.

이처럼 팜 도그는 동물과 인간을 아우르며 영화 산업과 인류에 기여한 수상자/작을 지속해 배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왼) 귀여움, 발랄함, 진중한 연기가 모두 다 되는 <업>의 '더그' / (오) 인스타그램 팔로워 40만을 보유한 스타 '패트론'

국내에선 오는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제7회 서울동물영화제(SAFF)가 열립니다. 팜 도그와 같은 동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시상식은 아니지만, 전 세계 동물권 이슈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열리는 반가운 영화제가 아닐까 합니다.

초청 작품의 규모와 주요 프로그램, 그리고 홍보대사는 9월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하니, 많은 관심을 두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동물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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