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은 타인과 나의 나다움을 가린다.
진짜 내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뉴스레터 #47

<오늘의 나답게>

편견은 타인의 나다움을 가리고,
나의 나다움도 가립니다.


<이번 주 깊게>

가장 큰 문제는 나였다.

'나답게 수필'

최근 고립·은둔 청년 일경험 플랫폼에 참여하게 되었다.

우리 회사의 교육운영 현장에 참여자 두 명이 실제로 투입되어 함께 일하고 있다.

결정 하면서도 머릿속은 딴생각으로 분주했다. 적응은 할 수 있을까? 현장이라는 게 생각보다 변수가 많은데, 케어에 리소스가 많이 들어가면 기존 팀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부끄럽지만 그게 내 첫 반응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우였다.

모수는 작다. 단 두 명이다. 그런데 그 두 명이, 걱정하던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기존 운영인력보다 서툰 부분은 있었다.

대신 나은 부분도 많았다. 무엇보다 일할 기회를 대하는 태도의 밀도가 달랐다.

한 참여자는 다과 준비 중에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찾아냈다. 그냥 지나쳤다면 자칫 사고로 번졌을 일이다. 다른 참여자는 교육시간 중 몰래 자리를 뜬 인원을 발견해 바로 보고했다. 그 보고 덕분에 우리는 클라이언트에게 신뢰를 얻었다.


나는 그들을 '케어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작 현장에서 우리를 지켜준 건 그들이었다.

편견은 두 사람의 나다움을 가린다

나는 오랫동안 '나다움'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강의에서도, 글에서도, 회사의 모든 프로그램에서도 그렇게 해왔다.


나다움은 사람이 자기만의 결을 찾고 그걸 드러내는 일이다. 그런데 편견은 상대가 자기 결을 드러내기도 전에 서사를 미리 써버린다. 저 사람은 이러이러할 것이다. 그 문장이 완성되는 순간, 상대에게 남는 선택지는 두 개뿐이다. 내 예상에 맞아떨어지거나, 예상을 깨야 하거나. 어느 쪽이든 그건 자기 자신으로 서 있는 상태가 아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배운 건 다음이다.

편견은 상대의 나다움만 가리는 게 아니라, 나의 나다움도 함께 왜곡한다.

내가 믿는 나는 사람의 가능성을 먼저 보는 사람이다. 그런데 실제의 나는 리소스를 먼저 계산하고 있었다. 내가 말해온 나와 그 자리에 있던 내가 달랐다. 그 간극을 확인하는 일은 꽤 아팠다.


나다움은 좋은 문장을 갖는 일이 아니었다.

그 문장을 지키지 못하는 순간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일이었다.

나도 그 자리에 앉아본 적이 있다

작년 겨울, 한 대표님이 사무실로 찾아오셨다.

누구보다 열정적이었고, 누구보다 현장에 가까이 있었고, 누구보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려 애쓴 분이었다. 그런데 그분이 돌려받은 건 이런 질문들이었다고 했다.


어떤 학교 출신이세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말씀 도중 몇 번이나 울컥하시며 눈물을 훔치셨다. 나는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 했다. 그 모습이 지난 시기의 나와 겹쳤기 때문이다.


회사를 나온 뒤 몇 해 동안, 나 역시 이름보다 소속으로 먼저 읽히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보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가 먼저 확인되던 시간이었다. 그때 나는 그 시선이 얼마나 사람을 작아지게 만드는지 몸으로 배웠다.


그래서 나는 나름의 원칙 하나를 만들어두었다. 누군가와 커피챗을 할 때 상대의 프로필을 미리 보지 않는 것이다. 이력을 먼저 읽으면 사람을 그 이력의 크기만큼만 보게 되니까. 그동안 남긴 글과 댓글에서 느낀 감정만 가지고 만나서, 그 사람의 '나만의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려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원칙이 작동하지 않았다.

한 사람의 프로필은 굳이 펼쳐보지 않으면서, 사업 안내서에 적힌 대상자 설명 한 줄은 그대로 읽어버렸다. 아직 얼굴도 마주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는데, 그 한 줄이 나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던 셈이다.


원칙이라는 게 한 사람 앞에서는 곧잘 지켜지는데, 여러 사람을 묶어 부르는 이름 앞에서는 조용히 비켜서 있었다.

그래서

편견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판단은 인간의 기본값에 가깝다. 다만 그 판단이 결론이 되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는 시간을 만들 수는 있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 걱정이 먼저 올라오면, 이제는 그 걱정에게 물어보려고 한다.


너는 저 사람을 보고 있니?

아니면 저 사람이 속한 이름표를 보고 있니?


나와 많은 사람들의 이 편견을 깨는 일, 그게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소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거창하게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나는 계속 이런 자리를 만들 것이고, 그 자리에서 또 초라해질 것이다. 그 초라함이 나쁘지 않다는 걸 이제는 안다.


두 참여자에게는 아직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말해주고 싶다.


당신들이 나를 가르쳤다고,

가장 큰 문제는 나였다. 나의 편견이었다.

이곳은 제가 운영하는 '나답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에요.  
오늘 내용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도 편견을 가진 적이 있으신가요?


나답게 류태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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