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류업계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AI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CJ대한통운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 유통 전문 뉴스레터 주간 ‘Retail Talk 127호’
안녕하세요. 리테일톡 127호입니다.
리테일톡 기획특집 '유통업계 AI 대전환' 마지막회에는 '국내 물류업계의 AI 도입현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 물류업계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업무 자동화부터 피지컬 AI까지 물류 현장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를 찾아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와 함께 물류와 유통 분야에서 폭넓은 연구를 이어온 인천대 송상화 교수와 단국대 정연승 교수의 인터뷰도 준비했습니다. 두 전문가가 바라보는 AI 시대의 산업 변화와 기업의 대응 전략도 함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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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테일톡 127호에 준비한 소식입니다.
1. 특집 : 유통업계 AI 대전환 3회(마지막) - CJ대한통운 AI 도입사례
- 인천대 송상화 교수 인터뷰 - 단국대 정연승 교수 인터뷰 2. 한주간 유통가소식 Top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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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함께 일하는 로봇 물류 현장에 휴머노이드 투입 현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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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영 물류센터에 휴머노이드 투입
- 현장부터 사무업무까지 AI 전방위 도입
- 에이전트 간 협업하는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 구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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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노동집약 분야인 물류 현장에 사람처럼 두 팔과 두 손을 사용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했습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9월부터 올리브영 양지물류센터에 휴머노이드 로봇 2대를 투입하고 현장 실증에 돌입했는데요. 이를 계기로 물류 현장에서 사람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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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올리브영 양지물류센터'에 투입된 휴머노이드(사진:대한통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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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물류산업은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이 진정되는가 싶더니 지정학적 갈등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면서 주요 운송로에 차질이 빚어지고 유가는 급등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인상과 국가 간 무역갈등까지 겹치면서 불확실성은 커지고 운영 부담도 가중됐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돌발변수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렇듯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노출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물류기업의 예측력과 신속한 대응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물류업계가 AI 도입에 속도를 내는 주요 배경 중 하나인데요. 실제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이미 AI 도입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미국 페덱스(FedEx)는 AI를 활용해 항공기 정비 관련 정보 조사 시간을 30분에서 3분으로 단축했으며, 배송 예정시간의 예측 범위도 기존 4시간에서 2시간으로 좁혔습니다. DHL은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배송차량 배정과 운송계획을 최적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운송 일정 예약과 배송기사 연락 등 반복적인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물류업계가 전방위적으로 AI 도입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CJ대한통운의 행보가 눈길을 끕니다. CJ대한통운은 물류 현장은 물론, 사무업무에도 AI를 적극 도입하며, 전사 차원의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었는데요.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TES물류기술연구소'의 AI모델개발팀 상현준 팀장과 TES전략팀 윤성호 선임을 만나 구체적인 AI기술 도입 현황과 성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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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용인 B2C 2센터 내 자율이동로봇들(사진:대한통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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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급성장이 앞당긴 물류혁신
CJ대한통운이 물류 자동화와 AI 도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2020~2021년입니다. 코로나19로 국내 물류산업이 큰 변화를 겪던 시기와 맞물리죠. 당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물동량도 급증했고, 한편에서는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하며 배송 속도와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기존의 운영 방식에 의존해서는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CJ대한통운은 'TES(Technology, Engineering, System & Solution)물류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AI를 포함한 신기술을 집중 연구하고 물류 현장에 꾸준히 적용해 왔습니다. 이후 생성형 AI의 등장은 CJ대한통운이 AI 도입을 더욱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됐죠. 사람이 직접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했던 업무에 AI 기술을 확대 적용했고, 물류센터에서는 로봇이 상품을 직접 다루는 피지컬 AI의 현장 검증도 시작됐습니다. CJ대한통운이 AI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에 대해 AI모델개발팀 상현준 팀장은 “AI 기술이 여러 산업과 비즈니스에 광범위하게 접목되면서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습니다”라며, “특히 피지컬 AI 분야에서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향후 외부 기술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CJ대한통운은 AI를 어떤 업무에 적용하고 있으며, 실제 물류 현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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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AI 혁신의 3가지 축
CJ대한통운은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나눠 AI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운영의 판단을 바꾸는 '의사결정 AI', 둘째는 현장의 행동을 바꾸는 '피지컬 AI', 세 번째는 임직원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업무혁신 AI'입니다. 분야별 도입 단계는 각 기술의 발전 수준에 따라 다른데요. 의사결정 AI는 이미 물류 운영 전반에 적용돼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피지컬 AI는 기존 물류 로봇의 활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휴머노이드의 작업 수행 능력을 실증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사무업무에서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플랫폼 '릿닷AI(Lit.AI)’를 운영하면서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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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 CJ대한통운의 물류 프로세스별 AI 도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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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CJ대한통운 제공자료 및 홈페이지 기반으로 저자 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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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의사결정 AI 예측 정확도↑ 개발기간↓
물류 운영에서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물동량을 예측하고 그에 맞춰 차량과 인력 배치를 최적화하는 일인데요. CJ대한통운은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에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브터미널과 허브터미널 사이를 운행하는 간선 차량의 배차입니다. 과거에는 현장 담당자의 경험과 판단에 따라 필요한 차량 수를 조율했다면, 지금은 AI가 물동량을 예측하고 최적화 엔진이 적정 배차 계획을 계산합니다. 물론 이전에도 자체 개발한 최적화 알고리즘과 예측 모델을 활용해 왔지만,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예측과 최적화의 정확도가 더욱 높아지고 시스템 개발 기간도 크게 단축됐습니다. 과거에는 담당자가 방대한 데이터를 직접 살펴보며 특이점과 개선점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간선 배차 엔진을 개발하는 데에만 6~7개월이나 소요됐습니다. 문제는 그사이에도 물류 현장이 빠르게 변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새로운 배송 서비스가 도입되거나 운영 방식이 바뀌면 몇 개월에 걸쳐 개발한 시스템이 현장 상황과 맞지 않아 다시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를 수정하고 고도화하는 데 다시 시간과 인력이 투입돼야 했죠. 하지만 지금은 AI 기술을 활용하면서 시스템 개발 기간이 1~2개월로 단축됐고, 변화에 맞춰 최적화하는 시간도 훨씬 빨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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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은 간선 차량의 배차와 운송 경로를 최적화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사진:CJ대한통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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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노하우까지 데이터화
CJ대한통운은 간선 배차뿐 아니라 배송 차량이 어떤 순서와 경로로 배송지를 방문할지 결정하는 라우팅, 터미널 간 물량 이동과 배송 흐름을 고려한 배송 네트워크 설계에도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데이터 분석과 시스템 개발에 AI를 적극 활용하면서 물류 환경 변화에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는데요. CJ대한통운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현장 담당자들이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까지 AI에 반영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변수가 많은 물류 현장에서는 숙련된 담당자들의 오랜 경험이 필요한 상황들이 발생합니다. CJ대한통운은 이러한 경험과 판단 기준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AI가 활용할 수 있는 지식으로 전환할 계획인데요. 이렇게 되면 데이터에 현장의 실무 노하우까지 결합되면서 AI의 의사결정 정확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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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로봇이 같이 일하는 물류 현장
CJ대한통운은 지난 9월, 올리브영 양지 물류센터에 휴머노이드 로봇 2대를 투입해 현장 실증에 들어갔습니다. 물류업계 현장에 휴머노이드가 본격 도입되면서 업계의 관심도 높은데요. CJ대한통운의 휴머노이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앞으로 어느 수준까지 발전하게 될까요?
사람의 손을 대신하기 시작한 휴머노이드
올리브영 양지 물류센터에서 휴머노이드가 맡은 작업은 상품 포장 과정에서 박스의 크기를 인식하고 그에 맞게 포장재를 넣는 일입니다. 비전카메라로 작업 대상을 인식한 뒤 로봇 팔을 움직여 포장재를 넣는 방식인데요. CJ대한통운은 이번 실증에서 로보티즈가 개발한 로봇 하드웨어에 자체 물류 데이터와 현장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로봇이 실제 물류현장에서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사람과 안전하게 협업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물류 자동화가 주로 상품을 운반하거나 분류하는 데 집중됐다면, 휴머노이드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처리하던 작업까지 자동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요. 업계가 이번 실증 결과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포장과 같은 단순 반복성 작업에서 휴머노이드의 성능과 경제성이 입증된다면, 앞으로 더 복잡한 작업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물류 현장의 인력 운영 방식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죠. CJ대한통운은 포장 공정에서 기술을 검증한 뒤 2027년부터 피킹 작업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이후 다른 물류센터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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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은 휴머노이드 실증 후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입니다(사진:CJ대한통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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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옮기는 로봇에서 직접 집고 포장하는 로봇으로
매일 수많은 상품을 집고, 옮기고, 담는 일이 반복되는 물류 현장은 피지컬 AI 가치가 가장 크게 발휘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CJ대한통운이 특히 집중하고 있는 영역은 상품을 집고 포장하는 작업입니다. 최근 휴머노이드 실증으로 물류 현장의 피지컬 AI가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CJ대한통운은 이미 수년 전부터 다양한 로봇을 물류 현장에 도입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AI 로봇팔인 디팔레타이저와 AGV, AMR입니다. 2021년 3월 경기도 동탄 풀필먼트센터에 도입된 로봇팔 '디팔레타이저(Depalletizer)'는 3D 이미지 센싱과 AI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자동화 설비인데요. 크기와 높이, 적재 위치가 서로 다른 박스를 인식하고 컨베이어벨트로 옮기는 일을 합니다. 한 번에 최대 20㎏의 박스를 들어 올리고 시간당 평균 700개의 박스를 처리해 작업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죠. 같은 해 12월에는 경기도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 AGV(Automated Guided Vehicle ; 무인운반차)와 AMR(Autonomous Mobile Robot ; 자율이동로봇) 등 무인 운송로봇을 투입했습니다. AGV는 정해진 경로를 따라 물품을 운반하는 로봇이고, AMR은 센서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장애물을 피하면서 스스로 이동 경로를 결정하는 로봇인데요. 로봇이 상품을 작업자 앞으로 가져다주거나 지정된 장소로 이동시키면, 작업자가 상품을 직접 집고 처리하는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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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 CJ대한통운 피지컬 AI 도입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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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CJ대한통운 제공자료 및 홈페이지 기반으로 저자 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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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CJ대한통운은 상품과 박스를 운반하는 작업에서 로봇팔을 이용해 박스를 집어 옮기는 피킹작업까지 피지컬 AI 활용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하지만 개별 상품을 선별해 집거나 포장하는 작업은 여전히 사람의 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품마다 크기와 무게, 재질, 포장 형태가 달라 로봇이 일률적으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CJ대한통운은 앞으로 이러한 작업까지 자동화 범위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외부 로봇 전문기업들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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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의 AGV(무인운반차)와 AMR(자율이동로봇). 사진:CJ대한통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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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혁신 AI
자체 생성형 AI에서 멀티 에이전트로
CJ대한통운은 본사 사무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릿닷AI(Lit.AI)’라는 생성형 AI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운영 중입니다. 본사 직원 약 2천 명이 활용하고 있는 릿닷AI는 단순히 자료를 찾아주는 수준을 넘어 견적과 주문, 통관서류 같은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AI 에이전트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CJ대한통운 측은 릿닷AI 도입으로 직원들이 반복적인 정보 탐색과 문서 작업에 투입하던 시간을 기획이나 전략 수립 등 보다 생산적인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생성형 AI 플랫폼 ‘릿닷AI(Lit.AI)’에 이어 CJ대한통운이 준비하고 있는 다음 단계는 '멀티 에이전트(Multi-Agent)' 시스템입니다. 업무별로 특화된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하나의 업무를 함께 처리하는 방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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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한 업무용 생성형 AI ‘릿닷AI(Lit.AI)’. 사진:CJ대한통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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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이 구현되면 기존에 여러 부서와 담당자를 거쳐야 했던 복잡한 업무도 AI 에이전트 간 협업을 통해 처리할 수 있어 업무 속도와 효율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이를 위해 CJ대한통운은 물류업무의 개념과 데이터 간 관계를 정의하는 ‘온톨로지(Ontology)’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온톨로지란 물류기업이 보유한 주문, 상품, 재고, 물류센터, 차량, 배송지 등 다양한 데이터의 의미와 상호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지식 체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상품의 주문량이 늘어났을 때, 해당 상품의 재고가 어느 물류센터에 얼마나 있는지, 출고와 배송에 필요한 인력과 설비, 차량은 무엇인지 파악하려면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정보를 연결해야 하는데요. 온톨로지는 이렇게 연결된 정보의 의미와 상호 관계를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CJ대한통운의 업무용 AI는 정보 검색과 문서 작성 등 개별 업무를 지원하는 단계에서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업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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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에 의존하던 판단, 이제 데이터 기반으로
CJ대한통운이 전사적으로 AI를 도입하면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현장의 의사결정 방식입니다. 과거에는 담당자의 경험과 노하우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데이터에 근거한 판단 기준이 마련되면서 의사결정의 속도와 일관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동량 변동도 사후 대응에서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죠. 현장의 작업 환경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피지컬 AI가 무거운 박스를 옮기는 입고 작업이나 상품을 찾아 이동하는 피킹 작업과 같이 반복적이고 힘든 업무를 분담하면서 작업자의 노동 강도가 줄었고, AI CCTV가 현장의 위험 상황을 감지해 사고 예방을 돕는 등 작업 환경의 안전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무 업무에서도 생성형 AI가 자료 검색과 문서작성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였습니다. 이렇듯 단순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은 AI와 로봇에 위임하고, 직원들은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중요한 판단과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CJ대한통운의 가장 큰 변화이자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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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사람이 함께 일하는 현장이 일상화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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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AI모델개발팀 상현준 팀장(좌)과 TES전략팀 윤성호 선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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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1. 국내 물류업계의 AI 도입 수준은 어떠한가요?
물류업계의 AI 도입 수준은 적용 분야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물동량 예측과 배차·경로 최적화 등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영역에서는 이미 AI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생성형 AI를 통한 사무업무 효율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반면 피지컬 AI는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정해진 경로를 따라 상품을 운반하는 로봇은 이미 상용화됐지만, 사람을 대신해 다양한 형태의 물건을 집고 옮기는 작업은 아직 현장 실증 단계에 있습니다. 피지컬 AI 도입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딘 것은 물류 산업의 특성 때문인데요. 작업 조건이 비교적 일정한 제조업 생산라인과 달리 물류 현장은 취급하는 상품과 작업 환경이 수시로 달라집니다. 이처럼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 로봇이 안정적으로 작업하도록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현재 CJ대한통운이 진행하고 있는 휴머노이드 실증도 실제 작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로봇의 작업 성능과 안정성을 완벽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피지컬 AI 분야 역시 기술 발전이나 경제성 확보 등 상용화를 앞당길 트리거가 생긴다면 업계 도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생각합니다.
Q 2. AI 기술 도입이 확대되면서 앞으로 물류센터와 배송 현장은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시나요?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미래를 단정하기는 조심스럽지만, AI가 물류 현장의 작업 방식과 운영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선 피지컬 AI가 확산되면서 사람 손에 의존하던 작업을 로봇이 수행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입니다. 현재 CJ대한통운에서 실증 단계에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도 작업의 안정성이 검증되면, 이후에는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공정 위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입니다. 머지않아 물류 현장에서 사람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모습이 일상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운송과 배송 분야에서는 AI가 물동량과 운송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변화에 맞춰 배차와 운영 계획을 즉각 조정하는 방식이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동시에 미들마일(물류거점 간 운송) 영역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 도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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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단절된 정보 연결해 투명성 높일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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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에이전트, 기업 간 정보 단절 해소할 것
- AI 도입의 핵심 효과는 비용 절감보다 '매출 확대'
- AI 시대, 자본력 부족한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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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소비자의 쇼핑 방식뿐 아니라 상품의 주문 처리부터 재고 관리, 배송에 이르기까지 물류산업 전반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는 자사에 맞게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이를 통해 물류 현장의 운영 효율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송상화 교수를 만나 AI 에이전트 도입이 물류산업에 가져올 변화와 AI 시대에 물류기업들이 갖춰야 할 경쟁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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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화 교수
송상화 교수는 한국IBM 컨설턴트를 거쳐 현재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이자 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주요 저서로는 『물류와 SCM의 이해』, 『물류트렌드 2026』 등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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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AI 에이전트의 확산이 물류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시나요?
AI 에이전트는 비유하자면 AI에 손과 발이 달린 것과 같습니다. 기존 생성형 AI가 질문에 답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면, AI 에이전트는 데이터베이스와 업무 시스템에 직접 접근해 필요한 정보를 찾고, 상황을 판단해 실제 업무까지 수행하죠. 물류산업에서 AI 에이전트의 등장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다수의 기업과 참여자가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제조업은 한 기업이 원자재 조달부터 생산까지 수직계열화할 수 있지만, 물류는 화주와 운송사, 창고 운영사 등 여러 기업이 협력해야 하는 산업이죠. 이 과정에서 화물은 기업 간 경계를 넘어 움직이지만, 정작 정보의 흐름과 의사결정은 단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별 기업이 아무리 내부 시스템을 고도화해도 기업 간 연결이 원활하지 않으면 전체 물류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러한 정보와 의사결정의 단절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 에이전트가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날짜에 부산에서 출발해 미국 LA에 도착하는 컨테이너 운송을 예약할 경우 지금까지는 담당자가 여러 운송사의 일정과 운임, 운송 조건을 일일이 확인하고 비교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AI 에이전트가 각 시스템에 접근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조건을 비교한 뒤 최적의 조건으로 예약까지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한편, 물류 현장에서는 피지컬 AI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제조업은 정형화된 공정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지만, 물류는 매일 고객과 취급 물품, 주문 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는 AI가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로봇과 자동화 설비를 유기적으로 연동하고 통합 관제하면서 변화하는 물류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Q2.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AI 에이전트를 어떤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나요?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이미 다양한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글로벌 물류기업 C.H. 로빈슨(C.H. Robinson)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운송 견적 생성과 주문 처리를 자동화했고, 그 결과, 기존에 최대 4시간 걸리던 이메일 운송 주문 처리 시간을 90초로 단축했습니다. 페덱스는 AI를 활용해 통관 업무를 자동화했습니다. 통관 과정에서 품목분류코드가 잘못돼 통관이 지연되는 경우가 잦은데 페덱스는 AI가 상품정보를 분석해 적합한 품목분류 코드를 추천하게 함으로써 통관 서류의 오류를 줄이고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DHL의 사례는 특히 흥미롭습니다. DHL은 AI 기업 해피로봇(HappyRobot)과 협력해 전화 통화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도입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운송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화물의 픽업 및 배송 예정시간을 확인하고, 수집한 정보를 운송관리시스템(TMS)에 실시간으로 반영합니다. 기존에 직원들이 일일이 전화해 운송 상황을 확인하고 시스템에 입력하던 업무를 AI가 대신하는 것이죠. DHL 글로벌 포워딩(DHL Global Forwarding)은 이메일로 접수한 운송 요청을 분석해 견적을 작성하는 업무에도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약 30분 걸리던 작업을 수초 만에 처리하고, 견적 성공률도 10% 이상 높였다고 합니다. 이메일과 첨부 문서에서 예약 정보를 추출해 데이터로 변환하는 업무도 자동화하면서 관련 업무의 생산성을 40% 높였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운송 주문과 견적 작성, 통관, 배송 관리 등 다양한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해 업무 처리시간 단축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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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AI 도입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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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물류업계에는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도 많은데, 이들 기업도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수 있을까요?
바로 그 부분이 제가 강조하고 싶은 대목입니다. 과거에는 이런 기술을 접하면 막대한 투자 여력을 갖춘 글로벌 대기업들만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중소 물류기업들도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필요한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고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죠. 실제로 제 주변에서도 소규모 포워딩 기업(화주를 대신해 화물 운송을 주선하고 관리하는 물류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자체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글로벌 기업이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면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를 상용화해 전 세계 기업들에게 공급했습니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해당 시스템을 도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죠.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이러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선도기업의 AI 활용 사례를 소개한 기사를 챗GPT에 입력하고 비슷한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짧은 시간 안에 상당 부분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제가 테스트해 보니 10분 만에 실제 시스템의 기능을 약 80%까지 구현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렇듯 과거에는 전문 개발인력과 상당한 투자비가 필요했던 시스템을 이제 중소기업도 직접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현장 직원들도 필요한 시스템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물류 기업의 업무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Q4. AI 에이전트가 기업 업무와 물류 현장뿐 아니라 소비자의 쇼핑 과정에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에이전틱 커머스가 확산되면 소비자의 쇼핑 방식과 기존 이커머스 시장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AI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쇼핑 방식을 상당 부분 바꾸겠지만,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고르고 구매를 결정하는 방식도 여전히 유지될 것입니다. 이커머스가 아무리 성장해도 오프라인 채널이 일정한 시장 규모를 유지하듯, 소비자의 구매 행동은 매우 다양한 패턴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유통기업마다 강점을 가진 영역도 다릅니다. 어떤 기업은 상품을 선별하는 MD 역량이 뛰어나고, 어떤 기업은 차별화된 상품의 가치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링에 경쟁력이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 역시 직접 상품을 살펴보고 구매하는 고유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죠. 이렇듯 각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구매 목적과 상황에 따라 소비자가 이용하는 채널이 달라집니다. 또한 쇼핑에는 자신만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욕구도 담겨 있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상품을 찾거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AI 에이전트에 구매를 맡기기보다 직접 상품을 탐색하고 선택하는 방식을 선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 에이전트가 기존 쇼핑 방식을 대체하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향후 AI 에이전트를 통한 구매가 이커머스 시장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그 30%가 어떤 상품군에서 발생하느냐입니다. 가장 먼저 변화가 나타날 영역은 식료품이나 생필품처럼 구매 빈도가 높고 반복 구매가 이루어지는 저관여 상품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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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에이전틱 커머스 확대를 위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신뢰(Trust)’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많은 소비자가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매번 가격을 비교하지는 않습니다. 반복적인 구매 경험을 통해 해당 채널에 대한 신뢰가 쌓였기 때문입니다. 여러 차례 이용하면서 가격이 합리적이고 배송에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굳이 구매할 때마다 다른 곳을 찾아볼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죠. AI 에이전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용해보니 편리하고, 가격도 적절하며, 상품도 문제없이 도착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신뢰가 형성되고 지속적으로 구매를 위임하게 되겠죠. 특히 식료품이나 생필품처럼 구매 빈도가 높은 저관여 상품은 이러한 신뢰가 형성되기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반면 냉장고나 텔레비전처럼 가격대가 높고 구매 주기가 긴 상품은 충분한 구매 경험이 쌓이지 않기 때문에 신뢰를 확보하기가 어렵겠죠. 이런 상품군은 다양한 정보를 검색하고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여전히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Q6. 아마존이나 월마트 같은 유통기업들은 자체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고, 챗GPT나 구글 같은 범용 AI도 쇼핑 기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느 쪽이 주도권을 갖게 될까요?
저는 개별 유통기업의 AI 에이전트와 범용 AI 에이전트가 서로 연결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봅니다. 에이전틱 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맥락(Context)'입니다. AI가 소비자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구매 이력뿐 아니라 그 사람의 상황과 구매 목적까지 파악해야 합니다. 유통기업은 자사 플랫폼에서 발생한 구매 기록과 상품정보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매 기록만으로는 소비자가 어떤 상황에서, 누구를 위해 상품을 구매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가족이 하나의 쇼핑 계정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와 자녀의 구매 이력이 섞여 있다면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추천이 개인의 취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죠. 하지만, 유통기업의 AI 에이전트는 분명한 강점이 있습니다. 자사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잘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소비자가 평소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는 범용 AI는 대화 과정에서 그 사람의 관심사와 상황에 대한 맥락을 축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품과 판매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지도,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도 않죠. 그래서 저는 미래에 소비자 개인의 AI 에이전트와 유통기업의 AI 에이전트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협의하는 방식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 월마트처럼 유통기업들은 자체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한편, 외부 AI와 협력하는 방식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도 나타나겠죠.....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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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 소비자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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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쇼핑 결정권 쉽게 내주지 않을 것
- AI 시대, 대체할 수 없는 소매기업 자산가치 부각
- AI 생태계에서 고객 데이터 주도권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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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톡은 3회에 걸친 기획특집 '유통업계 AI 대전환'을 마무리하며, 오랜 기간 유통산업을 연구해 온 단국대학교 정연승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정 교수는 AI 기술이 유통산업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변화의 속도와 범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본격 도입되더라도 소비자들은 쇼핑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즐거움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AI가 유통산업의 경쟁구도와 소비자의 쇼핑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이 지켜야 할 유통업의 본질은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 경쟁력을 키워가야 할지 정연승 교수의 견해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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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승 교수
정연승 교수는 현재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제26대 한국유통학회 회장과 제14대 서비스마케팅학회 회장을 역임한 데 이어 현재 한국마케팅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차기 한국경영학회 회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마케팅 관리』, 『49가지 마케팅의 법칙』, 『파이브 포스』, 『2018, 인구변화가 대한민국을 바꾼다』 등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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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에이전트 커머스가 본격화되면 유통업체 간 경쟁구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에이전틱 커머스가 본격 확산돼 AI가 상품 탐색부터 결제까지 쇼핑의 전 과정을 수행하게 된다면, 유통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겠죠. 기존 유통업체가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고, 반대로 기회를 잘 활용하는 기업은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실제 변화의 폭이 얼마나 클지, 언제 본격화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시장의 경쟁구도를 바꿀 만큼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기술이 충분히 상용화되고 소비자 이용도 확대돼야 하는데, 국내 에이전틱 커머스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국내 시장에서 에이전틱 커머스의 확산은 일정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미국과 중국은 아마존·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거대 유통기업은 물론, AI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주요 플랫폼 기업들의 본거지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유통기업과 AI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하고, 에이전틱 커머스의 기술 개발과 도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통산업의 발전 과정이나 소비환경이 우리나라와 다른 만큼, 이들 국가의 변화를 국내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Q2. 국내 소비자들이 AI 에이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쇼핑 편의를 위해 AI를 활용하는 소비자는 늘어나겠지만, 쇼핑의 모든 과정을 AI에 맡기는 시대가 단기간에 올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결제 안전성 등에 대한 우려로 AI에 구매와 결제까지 위임하는 데 있어 아직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그보다 더 본질적인 이유는 '쇼핑이 주는 즐거움'에 있다고 봅니다. 쇼핑은 인간이 자신의 자유의지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오래전부터 소비자 행동을 연구한 학자들도 쇼핑을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를 넘어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는 활동으로 설명해 왔습니다. 이러한 즐거움은 인간의 본원적인 욕구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기술이 발전하고 쇼핑 방식이 달라지더라도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커머스 채널을 이용하면 싸고 편하게 쇼핑을 해결할 수 있지만, 여전히 국내 소매판매의 약 70%는 오프라인 채널에서 이뤄지고 있죠. 특히 우리나라는 오프라인 매장의 접근성이 높고, 직접 매장을 방문해 경험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저 역시 매주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방문하는 것이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새로운 코너나 상품들을 둘러보고 지하 식품매장에서 장을 보는 일이 주말의 일상이죠.
Q3. 쇼핑 접점에 AI 도입이 확산돼도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하고 결정하고 싶어하는 영역이 남아 있을까요?
AI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상품을 자동으로 구매해 주는 것이 기술적으로는 편리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소비자가 직접 고르고 경험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즐거움까지 사라지게 됩니다. 물론 관여도가 낮은 일부 카테고리에서는 가능한 일이겠지만, 이런 상황이 쇼핑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쇼핑의 최종 결정권은 소비자에게 있고, 이것은 소매업의 불문율과 같습니다. AI가 정보 탐색과 상품 비교를 도울 수는 있지만, 최종 선택과 구매 결정은 소비자의 고유한 권한인 것이죠. 따라서 유통기업들은 AI를 통해 어디까지 편의성을 제공할 것인지와 함께,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고 경험할 수 있는 영역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AI가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만의 취향과 개성, 감성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AI의 추천에 따라 비슷한 상품을 선택하고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면,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것을 찾으려는 욕구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새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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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AI 시대에 어떤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기업이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자사만의 고유한 자산을 갖추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AI 플랫폼이 고객 접점의 상당 부분을 대신할 수는 있겠죠. 실제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하거나 추천하는 역할은 AI로 넘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구매한 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되기까지는 물리적인 보관과 운송 과정이 필요하고, 매장에서 직접 상품을 살펴보고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즉, AI가 고객 접점인 프론트엔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상황이 와도 그 뒷단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은 여전히 유통기업의 몫으로 남을 것입니다. 따라서 오프라인 매장이나 물류센터 등 실질적인 자산을 보유한 기업은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관점에서 자체 유통자산 없이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데 주력해 온 마켓플레이스와 같은 중개형 모델은 상대적으로 경쟁 압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상품 검색과 비교, 추천 등 기존 플랫폼이 제공하던 기능을 AI가 대신하게 되면 중개 기능을 통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유한 자산과 함께 중요한 것은 기업만의 차별화된 강점과 독창성입니다. AI가 확산되는 한편에서는 획일화된 결과물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자신만의 정체성과 감성을 담은 콘텐츠가 가치를 인정받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일상에서 이런 변화를 느끼곤 합니다. 종종 인사말이나 축사를 하거나 듣게 되는데요. 요즘은 인사말도 AI를 활용해 작성하다 보니 내용이 대부분 비슷비슷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AI가 작성한 매끄럽지만 개성 없는 인사말보다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전달할 때 더 좋은 반응을 보입니다. 유통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는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고유한 자산과 노하우를 갖추고,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경험과 감성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선택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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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릅니다. 유통기업들은 어떤 방식으로 AI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할까요?
지금처럼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시기에는 한 번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보다 소규모로 시작해 성과를 검증하면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기술 도입에는 상당한 연구개발비와 투자비가 필요한데, 유통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이익률이 낮고 최근 성장세도 둔화된 상황이어서 대규모 투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AI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장기 투자의 불확실성이 더욱 큽니다. 당시에는 가장 효율적인 최신 기술이라고 판단해 투자를 진행했더라도 시스템을 개발하고 구축하는 몇 년 사이 시장 상황은 달라지고 기술은 더욱 발전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 결정 시점과 실제 사업에 적용하는 시점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발생하는 것이죠. 따라서 우선 작은 규모로 시작해 신속하게 기술을 적용하되 성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검증한 다음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이죠. 지금은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빨리 도입하느냐 못지않게, 그 기술이 실제 사업에 얼마나 필요한지,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검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6. 아마존과 월마트 같은 글로벌 소매기업들은 에이전틱 커머스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어떻게 해석하시나요?
글로벌 거대 유통기업이라면 새로운 기술로 인해 시장환경이 급변했을 때의 상황을 미리 고려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일종의 '보험'과 같은 것이죠. 만약 소매환경이 예상보다 빠르게 에이전틱 커머스 중심으로 전환된다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큽니다. 특히 월마트는 과거 이커머스가 급성장하던 시점에 아마존에 밀렸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AI 생태계에서만큼은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실제 어느 수준까지 구현할 수 있는지 검증합니다. 하지만 기술을 확보하는 것과 이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은 최대한 앞서 개발하되, 상용화는 소비자의 필요와 수용 속도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죠....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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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주간 유통가 소식 Top 5
1️⃣신중해진 소비에 4분기 유통 체감경기 주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2026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집계한 결과 올해 4분기 전망치가 직전 분기(92)보다 4포인트 낮은 88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RBSI는 전국 소매유통업체의 체감경기를 조사해 수치화한 지표로 100 이상이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많다는 뜻인데요. 4분기 전망지수가 하락한 요인으로는 신중해진 가계 씀씀이와 선택형·절약형 소비패턴 확산, 계절적 비수기 진입 등이 꼽혔습니다.
2️⃣도심형 쇼핑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 오픈▶️
롯데가 차세대 복합 쇼핑몰로 내세운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가 공식 오픈했습니다. 이달 23일 문을 연 ‘롯데몰 벨리타운 청량리’는 롯데백화점이 지난 2011년 롯데몰 김포공항점 이후 15년 만에 서울에 선보이는 신규 점포인데요.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영업면적 5400평 규모에 패션·식음료·뷰티·라이프스타일 등 5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도심형 컴팩트 쇼핑몰입니다.
3️⃣이마트, 초저가 '와우샵' 본격 확대▶️
이마트가 초저가 생활용품 전문점 ‘와우샵’의 상품구색을 대폭 강화하고 본격 확대에 나섰습니다. 지난 22일 스타필드 마켓 월계점과 이마트 은평점에 각각 100평 규모의 와우샵을 선보인 데 이어, 오는 30일 군산점에도 문을 열어 연내 중대형 매장을 총 5곳으로 늘릴 계획인데요. 상품구색도 크게 늘려 주방용품부터 뷰티·건강기능식품·소형가전까지 매장별로 7,000~8,000종을 취급하며, 전체 상품의 약 60%를 2,000원 이하로 책정했습니다.
4️⃣CU, 반려동물 특화매장 확대▶️
편의점 CU가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아무도없개’와 협업해 전국 10개 점포에 반려동물 특화 매장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주로 대단지 아파트와 공원·산책로 인근 점포를 중심으로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며, 간식과 장난감, 위생용품 등 반려동물 전용 상품 77종을 판매합니다. CU 측은 반려동물 용품 매출이 2024년 23.9%, 2025년 15.4% 증가하는 등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5️⃣월마트 외부 AI용 '에이전트 게이트웨이' 발표▶️
월마트가 ‘에이전트 프로필(Agent Profiles)’과 ‘월마트 에이전트 게이트웨이(Walmart Agent Gateway)’를 새롭게 선보이며 에이전틱 커머스 확대에 나섭니다.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에이전트 프로필’은 소비자가 AI 에이전트별 구매 내역을 확인하고, 구매 승인 여부와 지출 한도를 직접 설정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에이전트 게이트웨이’는 외부 AI 에이전트가 월마트의 쇼핑 시스템에 직접 연결돼 상품 검색과 구매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로, 기업과 개발자를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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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호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리테일톡은 다음주 수요일 아침에 더욱 유익한 콘텐츠와 함께 다시 찾아뵐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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