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효라클의 투데이슈에서 언급됐던 캐리소프트가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꿈꾸는 엑시트(Exit)에 성공한 거죠.

엑시트의 유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창업자가 회사를 처음 만들 때의 주식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더 높은 가격에 파는 경우. 다른 하나는 거래소에 상장해서 더 많은 사람에게 거래가 가능하게 하는 경우죠. 캐리소프트는 여기서 후자입니다.

캐리소프트는 캐리TV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명해졌죠. 벌써 구독자 수만 200만 명인 채널이에요. 캐리TV의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라는 프로그램은 혹시나 아이가 있는 분이라면 대부분 아실 텐데요. 키즈 콘텐츠의 특성상 콘텐츠를 중간에 끊지 않고, 광고도 끝까지 보고, 본 콘텐츠를 또 보는 등의 이유로 인해 조회수와 구독자 수의 증가가 탄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요.

지금은 이렇게 잘 나가는 캐리소프트는 사업 초기에 초대 캐리가 이탈하는 등의 이슈로 우려를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또 다른 캐빈과 앨리 등의 캐릭터를 계속 키워왔고, 캐릭터를 바탕으로 공연, 완구, 출판, 키즈카페 등 사업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죠.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진출도 가속화 중입니다. 

캐리소프트의 상장이 더 주목받는 이유로 사업 내용에 대한 것도 있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이 아니라 콘텐츠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을 인정받아 상장을 성공시킨 이례적인 사례거든요.

게임(NC Soft 등)이나 음원서비스(멜론 등)을 제외하면 드라마 제작사인 에이스토리(넷플릭스에서 방영한 킹덤을 제작한) 정도가 콘텐츠기업 중에 상장에 성공했고 그 외에 최근 콘텐츠로 주목받는 웹 소설 플랫폼 카카오 페이지 같은 기업들도 아직은 상장을 준비 중인 상태입니다(2020년 상장 목표).

상장했거나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은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거나 제작된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는 반면, 캐리소프트는 제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콘텐츠 기업은 콘텐츠 하나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어벤져스를 만든 마블(Marvel)도 만화에서 애니메이션, 그리고 관련된 캐릭터 상품을 통해 매출을 내는 것처럼, 콘텐츠 이상의 것으로 사업을 확장시켜야 하죠. 콘텐츠에서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지 못하면 사업은 정체될 수밖에 없어요.

그런 측면에서 캐리소프트는 콘텐츠 기반의 사업 확대의 전형적이면서도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각각의 사업에서 모두 주 타겟층인 유아동을 만족시키고 있다는 점 또한 대단하고요. 또한 캐리소프트가 속해있는 키즈 산업은 2002년 8조 원 규모에서 2014년 34조 원으로 4배 이상, 2018년은 4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캐리소프트의 미래를 더욱 희망적으로 보게 해 줍니다.

하지만 2018년까지는 계속  적자였고, 2019년 상반기에야 흑자전환했다는 점, 그리고 시간이 가면서 캐릭터가 점차 인기를 잃거나 캐릭터를 맡은 연기자들이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는 사건 등에 연루되면, 매출과 성과가 급락할 수 있다는 위험 또한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