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5
2024.05.08.
5월입니다. 1년 중 특별한 기념일이 가장 많은 달이죠. 노동절과 어린이날을 지나 어버이날을 맞았는데, 아직도 스승의날과 부처님오신날, 성년의날이 남았다니! 5월이면 오은 시인의 〈1년〉이라는 시가 떠올라요. “5월엔 정체성의 혼란이 찾아옵니다/ 근로자도 아니고/ 어린이도 아니고/ 어버이도 아니고/ 스승도 아닌데다/ 성년을 맞이하지도 않은 나는,/ 과연 누구입니까/ 나는 나의 어떤 면을 축하해줄 수 있습니까”. 님이 누구든, 님의 오늘을, 열렬히 축하합니다!🎉

“당신의 뇌를 통째로 삽니다.” 정보라 작가님의 〈창문〉이 오늘까지 공개됩니다. 
인공지능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시대, 정부는 인간의 뇌를 통째로 데이터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인터넷을 떠도는 ‘가짜’ 정보가 아닌 ‘진짜’ 인간의 뇌를🧠 인공지능에게 학습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죠. 갈 곳이 없던 ‘나’는 정부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는, 산골짜기 한가운데에 위치한 기계학습센터에 입주합니다. 하루 여덟 시간씩 꾸준히 뇌 속 정보를 업로드하는 간단한 일과이지만, ‘나’에게는 뜻하지 않은 사건들이 계속 발생합니다.


2023년 장편소설 《탱크》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 김희재 작가님의 두 번째 작품을 위픽에서 공개합니다.

시설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나’와 ‘탄’, ‘마리아’는 매년 8월 12일마다 만납니다. 오늘의 음식점은 마리아가 고른 한식당. 전망 좋은 자리에서 고급스럽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탄이 음악 작업을 했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마리아는 “그때 (탄이) 많이 힘들었잖아”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 사실을 모릅니다. 탄은 멋쩍은 웃음만 지으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나는 서운한 마음을 애써 누르며 식사에 집중하려 노력합니다.

성인이 되어 시설을 떠난 세 사람은 각자의 꿈을 향해 걷는 동시에 현실의 커다란 벽에 부딪힙니다. 현실의 어려움을 잊기 위해 셋만의 ‘8과 12’를 수집하며 시시한 농담을 나누고, 클리셰로 뒤범벅된 진부한 영화를 보며 떠들거나 함께 살아갈 집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어른이 되어갑니다. 어느 순간부터 세 사람은 1년에 한 번 얼굴을 보는 것조차 힘들어집니다. 안부를 묻지 못하는 날이 늘어나면서 서로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지게 되는데요. 상상했던 미래 대신 찾아온 현실 앞에서 나는 더욱 커다란 상실에 직면하게 됩니다.

세 사람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음악으로 구체화됩니다. “화성과 창의의 시도”였던 비발디의 〈사계〉부터, 호로비츠가 연주한 〈스크랴빈 에튀드 Op. 8 No. 12〉, 세 사람이 주말에 대청소를 하며 들었던 스톤 로지스의 〈I Am The Resurrection〉까지. 마리아는 나와 함께 도쿄에서 열리는 조성진 콘서트에 가고 싶어 하는데요. 두 사람은 10월에 도쿄에 가게 될까요?
그러나 목적을 공고히 하기 위한 수단은 목적이 사라지는 순간 무의미해진다. 세월이 흐르면서 결속을 이어가려는 의지는 희미해졌고 8과 12 역시 점점 무의미해졌다. 종종 상상을 한다. 만약 우리가 계속 같이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자주 만나기라도, 아니, 1년에 한 번씩이라도 꼬박꼬박 봤더라면.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였던 날들이 조금 더 이어졌더라면. 상상은 오래가지 않는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상상의 세계가 아니라는 안도감이, 상상의 세계는 영원히 지나갔다는 서글픔이 자꾸 상상하는 마음을 산산조각 내기 때문이다.


🥐 레아 : 《도시전설의 모든 것》이 출간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은 볼륨으로 쥐었을 때 딱 뿌듯하고 있어 보여요. 더 큰 판형을 선택하지 않기를 잘했다며 디자이너님과 자화자찬 시간도 곁들였고요.🥳 보도자료까지 싹 끝낸 “진짜 마감” 뒤에는 소소하게 올려주시는 반응들을 구경하며 행복해했어요. 오래오래 사랑받는 스테디셀러가 되길! 도시전설의 바다에서 헤어나온 뒤 지금은 장편소설의 세계로 건너갔어요. 다채로운 매력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문장들 틈바구니에 빠져 있다 보면 어느덧 퇴근 시간이랍니다.


🍙 서니 : 프란츠 카프카 《우연한 불행》 절찬리 마감 중입니다……. 표지가 전에 없던 새로운 디자인으로 만들어졌어요!🐁 주위에 슬쩍 보여줬더니 너~~무 귀엽다는 반응 일색.🥰 표지에 쓴 발췌 문장들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 하나 스포하자면 “삶의 찬란함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저 멀고 깊은 곳에 있다”. 아, 너무 멀리 있고요…… 많이 기다린 것 같고요…… 이제 슬슬 눈에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 소연 : 《파과》 뮤지컬에 이어 또 반가운 소식! 구병모 작가님의 《아가미》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있는데요, 애니메이션계의 칸 영화제로 불리는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장편영화 콩트르샹 경쟁부문에 진출했습니다.👏👏👏 수십 년간 한국 애니메이션의 길을 개척해온 안재훈 감독님의 작품으로 올해 10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최초 공개될 예정이에요. 세계가 주목하는 구병모 작가님의 작품들이 멀리멀리 뻗어나가길 바랍니다. 다음 주 《파과》 북토크에서 나눌 이야기들이 이렇게 또 늘어가네요!💕


🐯 엘라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님과 노들장애학궁리소 정창조 선생님이 함께 작업 중인 도서, 제목이 결정되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 : 닫힌 문 앞에서 외친 말들》🚇인데요. 이달 말쯤 알라딘 북펀드로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본문 조판하고 카피 쓰고 자료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 지난 노동절엔 전장연 지하철행동을 함께하고 전국노동자대회에 다녀왔어요. 닫힌 문 앞에서 외치는 말들을, 차가운 승강장 바닥에 누운 몸들을 똑바로 목격하고 독자 여러분께 생생하게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연휴 내내 추적추적 비가 오는 가운데, 이런 날씨에 딱 어울리는 《물 밑에 계시리라》의 배예람 작가님 신작 시놉시스도 받았습니다. 몸이 열 개는 좀 욕심이고 세 개만 돼도 좋겠는데 어떻게 좀 안 될까요?🤣


🌷 은혜 : 정해연 작가님의 신작 스릴러 《용의자들》을 마감하고, 인쇄 감리까지 다녀왔어요.🤓 리디북스에 공개된 선연재에 달린 댓글들과 가제본 서평단분들의 미리 보기 서평!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꾸벅.🥲 마감을 마치곤, 그동안 못 본 드라마 몰아보기 중이랍니다. 〈선재 업고 튀어〉 보시는 분들 많으시죠~? 이야기가 세상을 구한다!💪 재밌는 이야기 없인 하루도 살 수가 없어요.



📚 위픽 리와인드
🌈 테오 : 민감하지 못한 사람이라 별 문제가 없으면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반대로 문제가 있으면 신경을 쓰게 되는데, 신경을 쓰다 보면 더 어색해져 적당히 타협하고 머무르곤 한다. 일생 별다른 발전이 없는 모양이지만, 다행히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않는 타협점이 종종 바뀌며 재미난 일들을 만든다.
요즘에는 미니벨로 자전거를 타고 청계천 양쪽으로 놓인 자전거 도로를 따라 페달을 밟는다. 시간, 속도, 거리는 전혀 모르겠지만 날이 갈수록 좌우로 늘어선 풍경이 익숙해진다. 평화시장이 신평화시장, 동평화시장, 청평화시장으로 이어질 줄은, 늦은 밤이고 새벽이고 외국인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종종 이른 저녁에 나서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이들로 자전거 도로에 정체가 생길 줄은…….
이렇게 시작한 '움직임 연구회 종로지구'에서는 이 문장들을 새기며 자전거를 타기로 한다.
"어느 쪽이든 좋지만 스스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고 나면 모든 것이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음이 급한 것 같아요. 그래서 빨리 움직이는 것 같은데 저한테 막 빠른 건 아니에요. 저는 더 빨리 할 수 있어요. 마음으로는. 아니 실제로도."

"무엇보다 극동이라는 말이 강렬했다. 그 말은 아주 먼 곳에 자신이 서 있는 느낌을 주었다. 처음부터 여기에 그냥 있는 것인데도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아주 희미한 끈만이 연결된 곳에 고립되어 서 있는 기분을 갖게 했다."

"그걸 매일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러면 그 사람은 어느 순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어렴풋이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그걸 하는 강주의 움직임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고 아무 감정이 없어 보였다. 나는 그게 정말 맘에 들었다."

    자전거 타기를 잊을 때가 오면, 또 어떤 그저그렇고 그냥저냥일 움직임을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오늘도 길을 나선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정말 어느 쪽이든 좋을 것 같다."는 작가의 말을 믿으며.

      
    🔖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 은혜 : 앞선 미션은 “진짜 좋아하는 작가님 소개하기였습니다. 조예은, 김연수 작가님 등을 말씀해주셨지만, 저를 놀라게 한 답변 하나를 공개합니다.
    저는 김금희 작가님 정말 좋아해요.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작가님께서 전해주신 이야기를 읽으면 오늘을, 이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작가님의 모든 책들을 다 애정하지만, ‘경애의 마음’과 ‘복자에게’의 인물들과 말들이 마음에 많이 남아요. 지금 숱하게 겪고 있는 실패들이 ‘삶 자체에 실패가 되게 하지는 말자’고,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선언보다 필요한 것은 그조차도 용인하며 계속되는 삶이라고 다짐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을지 모르겠다’는 작가님의 말씀이, 마음이 와닿아서 저도 영초롱처럼 이 문장을 힘껏 붙잡게 되었던 것 같아요. 작가님의 글들이 읽는 사람의 삶을, 마음을 보듬어주시는 것 같아서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어쩜 좋아요. 참고로 이건 전문이 아니고, 일부만 수록한 것인데요. 이 마음 알 것 같아요.😍 막 말하고 싶잖아요. 너무 좋으니까요. 전 너무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산책하면서 혼자 맘속으로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고, 작가님 천재?, 이러면서 들뜬 채로 돌아다니곤 해요. 독자님께서 전해주신 마음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제 주변만 보면 책 읽는 사람 한 트럭인데, 지난달 내내 온갖 매체를 뜨겁게 달군 뉴스가 하나 있었어요. 바로 “책 안 읽는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난 4월 18일 발표한 ‘202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때문인데요.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종합독서량은 2013년 72.2%에서 2023년 43.0%로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어요. 1년에 책을 1권 이상 읽는 성인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셈이죠.🥲

    그래서 이번 주 미션은 그럼에도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입니다. 독서 인구가 많이 감소한 시대에, 같은 취미를 가진 우리끼리 왜 책을 읽는지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봐요.👯‍♀️ 저부터 먼저. 

    저는 제가 읽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페이지가 넘어가고 이야기가 흐르는 책의 특징이 정말 좋아요. 드라마는 제가 가만히 있어도 계속 흘러가는 세계라면, 책 속의 세계는 오로지 저의 마음에 모든 것을 의지한 채로 시작되고 끝나니까요. 저를 기다려주고, 저와 함께 펼쳐지는 책 속 세계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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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아, 🐬 도리, 🍙 서니, 🐿️ 소연, 🐣 쎄오리, 🐯 엘라, 🌷 은혜, 🌈 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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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도리 : 당신의 가슴에 위픽 새기는 마케터.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엘라 : 이다음에 커서 웃긴 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

      🌷 은혜 : 제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는 사람은 오직 저뿐입니다.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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