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봄이다. 더위가 느껴질 만큼 따스해진 날씨와 말도 안되게 빨리 펴버린 벚꽃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학부 시절 벚꽃의 꽃말은 ‘1학기 중간고사’ 였는데 언젠가는 ‘개강’으로 바뀌어야 할듯 싶다. (이렇게 생각하니 기후변화가 좀 무섭다.)
대학원 학기가 시작되고, 동기 선생님들을 오랜만에 만나게 됐다. 언제나 대화하면 즐겁고 수만가지 영감을 주는 훌륭한 사람들이다. 게다가 두서없고 쓸데없는 내 이야기도 잘 들어주는 고마운 사람들. 반갑다.
이번 학기에 수강하는 강의 중 ‘직업 스트레스 상담’ 이라는 제목의 강의가 있다. 수업 중 음악 치료 관련한 내용이 있었는데, 잠시 불을 끄고 각자 듣고 싶은 음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갑자기 왜 이 노래가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노래를 들었다.
2.
신발끈이 끊어졌다. 신발끈이 풀린 게 아니고 말 그대로 끊어졌다. 그럴만도 한 것이 8년정도 신고 다닌 신발이었다. 안그래도 신발끈이 너덜너덜 했는데, 뚝 끊어졌다.
신발을 버리는김에 옷장에 있던 10년된 야상을 꺼내어서 입어봤다. 한번도 유행한 적 없는 스타일의 요상한 옷, 꽤 아끼며 입던 나만의 애착 야상이었는데, 언젠간 이 야상이 빛을 발할 순간이 올까 싶기도 했는데,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이제는 입지 않으니 버려야지. 진작에 버렸어야 했는데 이제야 버린다.
나는 한번 마음에 든 물건을 만나면 오래도록 닳도록 끊어지도록 곁에 두는 편. 쓰던 물건을 버리고 새로 사는 것보다 가지고 있는게 더 익숙한 성격. 몇 없는 버리기 어려운 물건 중 오늘 두개나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