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전문가 노가영
"다음은 K예능의 시대 올 것"
|
|
|
"매일 아침 한국의 미디어 기업이 뉴욕 증시에서 활개 치는 건방진 꿈을 꾼다." |
|
|
2017년 노가영 작가는 첫 트렌드북『유튜브 온리』에서 자신의 꿈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지금 그는 매년『콘텐츠가 전부다』시리즈를 출간하는 콘텐츠 산업 전문가입니다. |
|
|
5년이 지난 2022년, 이 꿈이 더는 건방지지 않은 세상이 됐습니다. K콘텐츠가 세계를 휩쓸고 있기 때문이죠. 방탄소년단(BTS)·미나리·기생충·오징어 게임 등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름도 많아졌구요. |
|
|
앞서 노 작가는 극장·영화 배급사, 통신기업의 사업구조기획실과 미디어전략실 등을 거치며 K콘텐츠 시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토대로 매년 콘텐츠 트렌드를 조망하고 있습니다.
|
|
|
매일같이 바뀌는 트렌드, 노 작가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요? 20여년간 이 분야 전문가로 성장한 그의 경험을 비롯해 '콘텐츠가 전부인 세상'이 왜 계속될지 그 힌트를 들어봤습니다.
|
|
|
"앞으로의 콘텐츠 시장은 더욱 '취향의 파편화' 형태로 갈 겁니다.
수백억~수천억원 단위의 드라마 영화 시장도 여전하겠지만, 또 하나의 축인 디지털 크리에이터 시장도 집중해야 합니다." |
|
|
Q. 2021년 폴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콘텐츠 판의 흐름을 소개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1년 만에 그 판이 많이 바뀌었는데요. 그때와 비교하면 어떤게 눈에 띄었나요? |
|
|
디즈니플러스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지금 디즈니플러스 행보를 보면, 2024년 2억명을 목표로 성장하면서 넷플릭스와 함께 확실한 양강 구도를 굳힐 겁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선 조금 달라요. 물론 2021년 11월 론칭 이후 4개월밖에 안 됐지만, 넷플릭스를 따라잡았다고 하기에는 사용자 수가 부족합니다. |
|
|
2018년 이후 넷플릭스가 성장한 것의 핵심에는 '로컬 콘텐츠'가 있어요. 넷플릭스는 2018년부터 CJ E&M과 JTBC의 콘텐츠가 공급되고, 추후 K오리지널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급성장했습니다. 한국은 자국 콘텐츠 소비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죠. |
|
|
물론 디즈니플러스도 넷플릭스의 성장곡선을 분석했기에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미 다양한 로컬 제작사와 협업 중이죠. |
|
|
또 하나 볼 부분은 두 서비스가 콘텐츠를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두 기업의 다른 철학으로 디즈니플러스는 헤리티지(Heritage), 넷플릭스는 스피드(Speed)로 연결하는데요. 대표적인 차이가 '빈지와칭(Binge Watching)'입니다. 한 시즌을 한번에 공개하는 넷플릭스의 방식이죠. |
|
|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신규 콘텐츠를 매주 하나씩 공개하는 방식을 주로 택해요. '콘텐츠 제국' 다운 프라이드(pride)라고 해석해야 할까요. 한편으로는 사용자들이 필요한 것만 보고 빠져나갈 수 있으니 이 방법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저는 이게 공급자 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
|
|
Q. 최근 주목하는 콘텐츠로는 어떤 게 있나요? |
|
|
개인적으로는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요. 시청률 높은 것뿐 아니라 '응답하라 시리즈'의 2022년 버전이라 불리는 화제성을 얻고 있죠. 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그 시대의 MZ세대'라고 생각하고 보면 흥미로운 지점들이 보입니다. |
|
|
산업의 변화 측면으로는 2가지를 주목하고 있어요. 먼저 '아티스트 자체가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틱톡커 허영주 크리에이터가 있습니다. 허 작가는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의 '크립토(Crypto) 아이돌'을 만들었어요.
|
|
|
허 크리에이터는 관련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이 600만명 팔로워를 가진 틱톡커여도 이들과는 광고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데, 크립토 커뮤니티 속에선 '찐팬'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요. 이렇게 걸그룹에서 틱톡커, 블록체인 기반의 크립토 아이돌까지 확장한 크리에이터 1인의 행보를 보면, 전통 엔터테인먼트를 지나 파편화되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한눈에 보이기도 합니다. |
|
|
넷플릭스 '소년심판'의 한 장면, 배우 김혜수가 주인공을 맡았다. ⓒ넷플릭스 |
|
|
다른 하나는 넷플릭스가 내놓은 '소년심판'이에요. 이건 앞서 언급한 콘텐츠와는 맥락이 조금 다릅니다. |
|
|
'소년심판'에는 '오징어 게임'이나 '지우학'에서 보이는 #좀비 #데스게임 같은 B급 정서가 없어요. 그래서 잘 되면 좋겠다는 응원의 마음이 컸습니다. 정통 드라마가 북미를 정복하는 걸 보고 싶었거든요. 물론 비영어권 1위라는 훌륭한 성과를 냈지만, 북미 시장 정복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더 다양한 장르의 K콘텐츠가 주목받기를 바랍니다 |
|
|
Q. 1년사이 주목하는 콘텐츠가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
|
|
먼저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큰 흐름인 '콘텐츠 직거래' 세상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디지털 크리에이터가 SNS 플랫폼을 벗어나 팬과 직접 거래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를 말하죠. 북미 시장에선 이미 온전한 산업으로 정착했어요.
|
|
|
더 멀리 본다면, '포스트 OTT' 담론으로 이어져요. 블록체인 기술이 지금 미디어 플랫폼에 더 녹아들 수 있다면, 현재의 서비스 사업자 역할이 줄고 디바이스와 시청자가 직접 거래하는 시장도 이론상으로 가능하다고 봅니다. |
|
|
또 컨텐츠가 서로 융합하고 확장하는 '콘텐츠 컨버전스(Contents Convergence)'의 흐름도 강해지고 있어요. 이 측면에서 '지식 예능'이 다양해지는 것도 흥미로워요. 정보와 뉴스, 오락이 섞여가고 있잖아요. '지식 크리에이터'라는 단어도 일상 언어가 되고 있고요. |
|
|
Q. 국내에선 비(非)콘텐츠 기업인 스타트업(쿠팡플레이, 토스피드, 배민다움 등)의 콘텐츠 제작이 눈에 띕니다. |
|
|
이 분위기는 세계 경제 흐름의 변화로 보고 있습니다. 제조(Manufacturing & Vendor) 기업들이 끌어가다가 네트워크로 넘어갔고, 이후 주도권은 IT 플랫폼 기업이 확보했죠. 지금은 콘텐츠 사업자들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
|
|
그런 측면에서 '저 회사는 왜 콘텐츠 기업이 아닌데 콘텐츠를 만들지?'가 아니라 '고객과 소통하는 흐름을 빠르게 잡는 기업이 콘텐츠를 만들고 있구나'가 옳다고 생각해요. |
|
|
이와 관련 저는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주목하고 있어요. 삼성전자 스마트TV에 'TV Plus'라는 서비스가 있는데요.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TV 채널을 볼 수 있게 한 서비스입니다. |
|
|
최근에는 미국 메이저 지역 방송인 싱클레어(Sinclair) 그룹의 테니스 채널 T2를 12개월간 독점 계약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제조사가 콘텐츠를 독점하는 세상이 왔고, 머잖아 삼성전자만의 오리지널 채널이 등장할지도 모릅니다(웃음). |
|
|
Q. 작가님은 어떤 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나요? |
|
|
미디어쟁이로 살고 있지만, 영상과 책을 균형적으로 봐요. 사실 트렌드북을 쓰는 사람으로서 책이 시장 변화보다 늦을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고 있습니다. |
|
|
그렇지만 자기 전문 분야가 아닌 것은 책으로 배우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대신 저는 무리해서 완벽히 읽으려 하진 않고, 한 달에 30~40권을 두고 필요한 챕터만 골라서 읽는 편입니다.
|
|
|
또 정보를 얻고 소비하는 측면에서 유튜브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유튜브는 '지식정보 영상도서관'의 역할을 훌륭히 하고 있습니다. 지식 크리에이터도 늘어나고 있고요. |
|
|
물론 정보의 홍수만큼 가짜뉴스도 많지만, 막대한 콘텐츠 소비를 위해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달라지지 않죠. 이런 측면에서 영상과 책을 균형 있게 소비하면서 자기만의 판단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해졌습니다. |
|
|
노 작가는 "영상과 책을 균형 있게 소비하면서 자기만의 판단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 최지훈 |
|
|
Q. 구독하는 서비스가 몇 개인지 궁금합니다. 눈여겨보는 서비스는요. |
|
|
영상 서비스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쿠팡플레이까지 총 4개를 유료 구독하고 있어요. |
|
|
뉴스레터는 국내·외 합쳐 5개 정도를 구독 중입니다. 그중에서 한정훈 JTBC 기자가 전하는 글로벌 미디어 뉴스를 정독해서 봅니다. 흥미로운 주제는 뉴스레터를 넘어 제가 더 디깅(digging) 해요. |
|
|
개인적으로 저는 팩트 위주의 뉴스레터보다 자기 생각을 펼치는 뉴스레터를 더 재밌게 보는 편입니다. 거창한 인사이트가 아니어도 자기 생각에 확신을 품고 전하면, 구독자는 상상을 펼치면서 작성자(크리에이터)와 가상 커뮤니티를 만든다고 봐요. 팬덤의 첫 단추인 거죠. |
|
|
또 요즘 텍스트의 생산과 소비가 MZ 중심으로 다시 일어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보고 있어요. 2021년부터 블로그가 부활하고 있잖아요. |
|
|
뉴욕타임즈의 'AUDM'이라는 오디오 저널리즘 서비스도 챙겨 듣고 있습니다. 현재 대세인 비디오와 숏폼(Short form)이 아닌 오디오와 롱폼(Long form)이라는 측면이 흥미롭습니다. 또 제 건강을 위한 채널도 구독합니다(웃음). 빅씨스라는 여성 홈트레이닝 유튜브 채널을 '유료 멤버십'으로 이용하고 있어요. |
|
|
먼저는 시즌4로 준비 중인『콘텐츠가 전부다』시리즈를 시즌 9, 10까지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 크게는 이런 꿈이 있습니다. 제가 2017년에 처음 쓴 책 『유튜브 온리』의 저자 프로필과 서문을 들춰 보다 다시 본 문장인데요. |
|
|
"매일 아침을 한국의 미디어 기업이 뉴욕 증시에서 활개 치는 건방진 꿈을 꾼다." |
|
|
"콘텐츠 투자·유통·채널 개발 전문가이며, 감성적인 영화 기획자이자 이성적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획자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
|
|
그때의 제 꿈을 향해 지금도 준비하는 단계고요. K콘텐츠 산업이 클수록 저도 함께 성장해간다고 믿습니다.
|
|
|
🧡폴인세미나 LIVE K콘텐츠 시대,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 |
|
|
방탄소년단(BTS), 오징어 게임, 솔로지옥과 소년심판. 그리고 최근의 파친코까지. 2022년 우리는 'K콘텐츠 시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연이은 성공 행렬에 오히려 그 흐름을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에까지 이르렀죠. 자고 일어나면 변해있는 콘텐츠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흐름을 잡아야 할까요? 해답을 얻기 위해 20여 년간 콘텐츠 스튜디오와 통신기업들에서 콘텐츠 전략가로 성장하며 매년 트렌드북을 출판하는 노가영 작가의 인사이트를 얻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다가올 폴인세미나에서 확인해 보세요 |
|
|
NEW! 다른 멤버들이 많이 본 신규 스토리는? 👀 |
|
|
폴인 fol:in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48-6 11F 폴인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