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번호를 적어 가서 인터넷으로 사본을 받아보라는 것이지만, 사본에는 이름과 지위 등이 가려져 있습니다. 또 '익명 처리 중'인 판결문은 언제쯤 그 처리가 끝날지 기약이 없고요.
적어 온 번호가 누구의 판결인지 도저히 기억나지 않고 관련 보도도 없으면, 해당 법원이 관할하는 지역의 기초·광역의회 의원들 명단을 보고 전부 대조해 봅니다. 끝내 못 찾으면, 법원도서관에 다시 가서 검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절로 화가 납니다.
국민이 뽑은 공직자들의 판결문을 이렇게 확인하기 어려운 게 맞는 걸까,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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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판결문에는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투표소에서 도장을 잘못 찍은 투표지를 버리려고 찢어서(잘못 찍어도 새 투표용지를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도장 찍은 투표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서, 우편함에 꽂힌 공보물들을 버려서, 벽보에 구멍을 뚫거나 현수막을 잘라서 처벌받은 일반 시민들의 사건도 많았습니다.
수많은 이야기 가운데, 저희는 법원 판결이 '국민의 선택을 바꿀 수도 있는' 사건들을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을 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됩니다.)
선거범죄 사건을 맡았던 한 판사는 '정치적 자유'와 '공정한 선거'라는 두 중요한 기본 가치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선거범죄가 발생한다고 짚었는데요. '공정한 선거'를 위해 '정치적 자유'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이라는 테두리, 그리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법원 판결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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