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로 워홀을 오기까지 나의 기준으로 긴 시간 고민이 많았다. 작년 4월부터 시작된 고민의 종지부는 8월에 찍게 되었지만 그 단 3개월은 두 가지의 선택지로 좁혀져 있었음에도 정하기가 어려웠다. 무언가에 있어 고민의 물꼬를 틀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은 책이고, 그마저도 답이 나오지 않으면 유튜브의 다양한 콘텐츠를 보거나, 조금은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의 드라마를 본다. 현실을 도피한다기보단 다양한 삶이 있다는 걸 은연중 스스로가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돌이켜보니 정답을 모두 정해놓고 역산하는 행위(?)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은 스스로 답을 내려두고 내가 정한 것이 틀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한움쿰 담아낸 그런 행위..
다만 거슬러 생각해도 정답이 옳은지 그른 지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그때 꼭 찾게 되는 이가 있다. 다름 아닌 학부 재학 시절의 교수님. 교수님과의 인연은 대학 1년부터 시작되었고 매년 안부를 묻고 있다. 재학 시절에는 교수님을 찾아뵌 게 2번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때마다 4~5시간 정도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았던 기억이 난다. 졸업하고도 안부와 만남은 계속되고 있는데 20년 정도의 나이차가 무색하게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작년 한창 고민의 시기에도 어김없이 교수님을 뵈었고 교수님은 객관적으로 말해주셨다. 워홀을 가려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했으면 한다고. 너의 목적이 어학향상인지, 단순 해외 경험인지, 직무 변경인지.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히 한 후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만 보고 실행했으면 좋겠다고. 너무 원했던걸 하는 것도 좋지만 어린 나이가 아니라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객관화해서 당시의 나는 나의 지금을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는 막연할지도 모를 워홀을 왔고 도쿄에 있다. 오기 전 명심하고 다짐한 것은 '좋은 습관을 1년 동안 가지고 돌아오자'였다. 나이가 들어도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몸에 베일 좋은 습관을 가지는 그게 지금 나의 목표이다. 그 습관 안에 많은 것들이 자리 잡고는데 그중 하나가 운동이다. 운동은 체육시간에만 하는 거라 알아왔던 내가 이곳에 와서 2023년 12월 24일부터 ホットヨガ(핫요가)를 다니고 있다. 누군가는 으레 하는 일일 테지만 내 인생에서 운동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 운동을 좋은 습관 가지기의 필두로 하여 주 2회, 남은 10개월은 눈을 감고 포즈를 취할 때, 혼자 눈을 스리슬쩍 뜨며 사람들을 살피지 않게 되는 그날을 목표로, 좋은 습관이 체득되도록. 올해는 그렇게 해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