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도 크고 마약이나 불법 점거의 문제가 많았다 보니 부정적인 입장들도 많았어. 특히 영국에선 1980년대에 애시드하우스 장르가 레이브계에서 주를 이루었고, 이후 디스코 장르를 지나 요즘은 하우스, 테크노, EDM 등 다양한 장르가 함께 어우러져 큰 장관을 이루는 대규모 레이브 페스티벌이 인기가 많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페스티벌로는 투모로우랜드, UMF, EDC, Circoloco 등이 있고, 국내엔 월드디제이페스티벌, UMF 코리아, EDC 서울 등이 있어.

이렇게 흥 나는 페스티벌은 많은데 팬데믹으로 작년 공연들은 모두 취소되었지. 코로나 여파가 공연업계에도 엄청난 타격을 줬는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페스티벌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아보자!

벨기에에서 진행되는 EDM 페스티벌인 투마로우랜드는 팬데믹으로 2020에 처음으로 “Tomorrowland Around the World”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뮤직 페스티벌을 기획했어. 아티스트들이 디제잉 하는 모습 위에 투모로우랜드 스타일의 CG를 입혀서 가상현실 페스티벌을 만들었지. 올해에도 7월 16-17일에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하며 대면 공연도 계획 중이라고 해.

난생처음 들어본 ‘파이어’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던 이유는 뭘까? 파이어 페스티벌의 마케팅만은 2017년을 사는 밀레니얼을 겨냥한 상당히 성공적인 사례로 볼 수 있어. 그중에서도 탑 모델들과 요트 파티를 벌이며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경험임을 강조하는 ‘이미지', 그리고 모델들과 인플루언서를 통해 인스타그램 ‘바이럴’을 타게 한 전략은 고가의 파이어 티켓이 불티나게 팔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지.

파이어 페스티벌에 대한 환상적인 이미지는 YOLO(You only live once) 적 소비행태를 부추겼던 것 같아. 한 번 사는 인생 다 즐기고 살자는 욜로족은 한때 쿨하게 사는 밀레니얼의 표상으로 여겨지기도 했는데, 실은 꽤 서글픈 이유가 숨어있지. 경제 불황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오히려 현재의 행복에만 집중한다는 반작용을 낳은 셈이야. 생각해보면 몇 년 전 붐처럼 일었던 세계여행, 한달살기, 레이브 파티 모두 욜로에 뿌리를 둔 것 같아. 최근 들어서는 ‘갓생살기’, ‘동학개미투자' 등 욜로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의 라이프 스타일이 등장하더라고.

인스타그램을 통한 적극적인 바이럴 또한 큰 역할을 했지. 오렌지색 이미지뿐인, 아무런 내용도 의미도 없는 게시글인데,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핫한 사람들은 다 파이어 어쩌구를 간다는데.. 혹시 이거 나만 모르는 건가?” 이게 바로 FOMO(고립공포감: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현상이야. FOMO는 주식이나 비트코인 투자에서도 많이 쓰는 단어인데, SNS라는 고도의 네트워킹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어떤 중요한 일에서 자신만 소외되고 있다는 공포감이 드는 걸 말해. 하지만 요즘은 1인 가구의 증가와 장기화된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JOMO(Joy of missing out)를 선호한다고 하던데, 자발적 아싸같은 개념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