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디님,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최태규입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최태규입니다. 겨울과 함께 찾아온 일상의 흔들림이 오늘에서야 일단락되고, 우리의 혼란스러운 일상도 조금 진정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엄동설한을 거리에서 보내야 했던 시간은 팬데믹 수준의 내란성 독감과 집중력 저하를 던져놓고는 어김없이 흘러갑니다. 싸움이 끝난 것 같다가도 평온은 늘 다시 깨어지고 숱한 갈등과 부대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인 것 같습니다. 그저 평온을 향해 가는 길을 내내 찾는 것이 우리의 일이 아닌가 합니다.
캄캄한 겨울 밤 얼음장 같은 길바닥에 앉아 곰의 겨울을 생각합니다. 그 겨울잠을 생각합니다. 철문이 땡땡 얼어붙는 추위가 오면 곰을 굶기고, 밥이 들어오지 않자 굴 속으로 자러 들어가는 곰을 생각합니다. 겨울잠은 분명 곰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자연스러움이라는 삶의 조건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인위적 공간에서 자연스러운 추위와 굶주림을 곰에게 준다는 것은 곰의 복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늘 조마조마한 일입니다. 우리는 짚을 한가득 넣어주고 CCTV로 겨울잠의 매분 매초를 확인하지만, 쏟아지는 졸음과 허기를 곰은 무엇으로 느끼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 그저 기록하며 시간을 흘립니다.
어떤 삶이 곰과 인간에게 살 만한 삶인지 아마 우리는 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저 법으로 정해 동물과 인간에게 보장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삶의 질이란 것과 각자가 지향하는 평온 혹은 축제 사이에서 끝없이 부딪치고 싸워야 할 것입니다. 인간의 삶에서 싸움이 끝나지 않는다고 하여 갇힌 동물에게도 그런 삶을 줘도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싶은데요. 결국 올해도 결론은 손에 쥐지 못한 채, 곰들을 등에 업고 길을 찾아가다가 흘러갈 것 같습니다. 그 여정을 곁에서 지켜봐주셔서 항상 고마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