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책방에 띄우는 편지 🌬️ #11
2024년 3월 29일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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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마케팅 교육에 다녀온 옆자리 동료에 따르면 큰 회사에서는 '팔리는 디자인'이라는 것을 치열하게 탐구한다고 합니다. 중요한 책일 경우에는 50번까지도 방향을 엎고 수정을 거듭한다면서요. 공을 들이기 마련인 아트북이 아니라 소설, 에세이, 실용서 등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두 달 후 저의 최대 기대작인 소설, 스틸본(가제)의 출간을 앞두고 마침 표지 디자인을 고민하던 저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예쁜 표지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머리에 이고 시장의 책들을 뒤져보다 내린 결론은 미감이란 사람마다 다른 것인데 어찌 따라갈 수 있는 기준이란 것이 있을꼬, 각 출판사의 색깔과 작품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잘 전달하는 것이 좋은 표지일지니, 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예쁜 표지'가 아니라 '잘 팔리는 표지'라니요. 또다시 세상이 붕괴되고 고민의 늪에 빠진 느낌이었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책을 뒤지다 보니 트렌드가 있는 것 같긴 했습니다. 나름대로 카테고리를 만들어 정리를 해보았는데 문학으로 범위를 좁히면, 요새는 단색 배경에 단정하게 이미지를 넣은 액자형 표지, 그리고 화가의 그림으로 꽉 채운 표지가 두 개의 큰 축으로 보였습니다. 심지어는 특정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나 화풍이 유행으로 보이기도 했고요. 예쁘다고 수집해놓은 책의 많은 경우가 이 두 분류에 들어가더라고요. 잘 팔리는 책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이 잘 팔리는 디자인인 걸까요? 당연히 아닐텐데... 오히려 비슷비슷한 느낌에 지겨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아니, 그러면 도대체 마케팅적인 마인드로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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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있을리 없다는 생각과 우리가 몰라서 잘 못 파는 건가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싸우고 있습니다. 이 모든 탐색과 고민의 과정에서 머리를 잠식한 온갖 이미지에 너무 피로해진 저는 이번 신간 소설의 표지에 그림이나 일러스트를 안 넣어야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고요. 한 눈에 인식할 수 있는 형체가 없는, 추상적인 디자인에 텍스트 위주로, 점잖게 해보려는데 어떨까요? 책을 누구보다 많이 접하는 여러분의 의견을 구해봅니다. <오래된 책읽기>, <그러나 누군가는 더 검은 밤을 원한다>의 방향으로요. 아예, 활자로만 이루어졌었던 최초의 책들처럼 텍스트로만 디자인(타이포그래피)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사실 이 기회에 묻고 싶은 게 엄청 많습니다. 책을 구입하는 독자들을 관찰하는 입장에서, 디자인은 얼마나 중요한 것 같나요? 독자들은 어떤 것을 보고 책을 집어드나요? 그리고 지기님들이 최근에 본 가장 멋진 소설의 표지는 무엇인가요? 혹은 수많은 책 중 유독 눈길이 갔던 표지가 있나요? 금박이나 벨벳 코팅 등의 후가공이 들어간 책은 매대에 놓았을 때 확실히 눈에 더 띄나요? (물음표살인마) 저희에게 고견을 나누어 주실 분들은 아래 링크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열한 번째 책바타는 두서없는 넋두리와 도움 요청으로 열어봅니다.
디자이너 없이 고군분투 중인 편집자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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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북스 신간] 제주 4.3, 잃어버린 마을을 찾아서
곤을동이 있어요 오시은 글 | 전명진 그림
곤을동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화북1동에 있는 마을입니다. 바다를 향해 흐르던 화북천이 꼿꼿한 자태를 자랑하는 바위 '별도봉' 동쪽에서 두 갈래로 나뉘어 흐르면, 두 갈래 하천을 기준으로 가장 안쪽에 있는 안곤을, 가운데 곤을, 가장 바깥에 있는 밧곤을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어서 농사를 지어 말방앗간을 돌리고 여름이면 멸치잡이에 나서는 반농반어의 평범하고 아름다운 마을이었습니다. 그러나 엄연히 주소도 있는 곤을동에는 지금 아무도 살지 않습니다. 쓸쓸한 돌담만이 남아 한때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삶의 흔적을 드러내주고 있을 뿐이지요. 곤을동은 제주 4.3 당시 초토화 작전에 전소된 '잃어버린 마을'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1949년 1월 5일, 마을을 포위한 군대는 영문 몰라 하는 청년들을 끌어내 처형했습니다. "너 빨갱이지? 폭도들 어디 숨겼어?" 다정하게 머리를 맞대고 모여 있던 집들도 무차별적인 폭력 아래 모조리 불태워졌습니다. 목숨을 부지한 사람들도 더 이상 그곳에서 살 수 없었지요. 4.3 당시 군의 중산간 지역 초토화 작전으로 '잃어버린 마을'은 수십 군대에 달하지만 해안가 마을로는 곤일동이 유일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산골 마을들이 흔적조차 사라지는 동안 곤을동은 돌담이나마 남아 있었을 수 있었으니까요. 현재 곤을동 터에 세워진 표석에는 이런 글이 남겨져 있습니다. “초가집 굴묵 연기와 멜 후리는 소리는 간데없고 억울한 망자의 원혼만 구천을 떠도는구나! 별도봉을 휘감아 도는 바닷바람 소리가 죽은 자에게는 안식을, 산 자에게는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잘 지내나요?"
그림책 <곤을동이 있어요>는 지금은 없는 마을 곤을동을 향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존재하지 않는 마을에게 건네는 서글픈 안부 인사. 이미 사라져서 잘 지낼 리 없겠지만 한때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기억과 마음을 되살려 곤을동의 사계절과 곤을동에서 벌어진 비극을 시처럼, 꿈결처럼 아름답게 그려내었습니다. 그리하여 곤을동은 여전히 '있어요.' 폭력의 역사 앞에서 비통함을 드러내기보다 오래전 곤을동 풍경을 담담하게 전해주는 마음가짐이 돋보이는 그림책입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4.3, 여전히 아프지만 잃어버린 과거를 다정하게 되살리는 일도 꼭 필요해 보입니다. 2024. 4. 3. 출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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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의 동네책방 나들이] 책익다
이 코너는 바람의아이들 마케터 키키가 전국의 동네책방을 순회하고 지기님들께 소개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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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하고 한가로운 주말 오전, 홍대 입구 부근에 위치한 책 읽고📖, 술 익고🍷, 사람 있는 공간💁♀️ '책익다'에 다녀왔어요. 어둑한 저녁에 커피 대신 술과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지만, 해가 드는 낮에 와서 술 한 잔과 함께 책을 읽어도 기분 좋을 공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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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익다의 전유겸 책방지기님은 이 공간을 운영하는 대표님이시자 회사원이신데요(!). 퇴근 후 술을 마시며 조용히 책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책방지기님은 2021년, 코로나가 기승을 부릴 때 이 책방을 여셨다고 해요.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없고 타의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그때, 책방지기님은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다 이 공간을 만들자 결심하셨다고 해요. 언젠가 꾸리고 싶었던 서점을 좀더 빨리 열게 되신 거죠. 혼자서 '나'를 대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으로부터 시작된 이 책방은 그래서인지 '나에 대한 집중'을 할 수 있는 책들이 곳곳에 놓여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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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체력이 좋고 컨디션이 좋아도 퇴근 후엔 쉬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인데 어떻게 퇴근하고 또 일을 하실 수 있느냐 여쭤보았을 때 책방지기님은 퇴근 후 나만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는 것이 정말 좋다고 하셨어요. 책방을 운영하는 것이 일이 아니라 정말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느껴졌답니다.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진 조용한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과 술🍸과 함께하는 게 일이라면... 평생 하고 싶을 것도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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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꽃향기가 나는 레드 와인 한 잔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며 추천해주신 <내밀 예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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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할 때 외엔 다른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 고요한 공간이라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쉬울 것만 같았어요. 나를 알아가는, 혼자라도 괜찮은 시간을 만끽하고 싶으시다면 홀로 책익다를 방문해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혼자만의 시간도 좋지만 여럿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도 하다면 책익다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모임이나 독서 모임에 참여해보시는 것도 좋겠어요. 좋아하는 것을 매일 하며 행복을 버는 N잡러 전유겸 책방지기님을 응원합니다🙌
어쩌면 쉬고 싶으셨을 주말 오전 시간을 기꺼이 내주신 전유겸 책방지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책바타 열한 번째 편지를 마칩니다. 화창한 봄날씨 만끽하시며, 모두 행복한 4월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마케터 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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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뉴스는 바람을 타고> 열한 번째 편지, 어떻게 읽으셨나요?
<책바타>에 바라는 점, 아쉬운 점, 혹은 그냥 떠오르는 말을 보내주세요.
사무실에 있는 모두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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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아이들/바람북스barambooks@daum.net(03035)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116 신우빌딩 5층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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