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 12월 넷째 주. MS를 일으킨 자, 핀란드 AI 무료 교육, 포드 v 페라리

12월 넷째 주 - 월요일의 커피팟

커피팟은 30대 밀레니얼을 위한 뉴스와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변화하는 세상 이야기와 그 속에서 잠시 생각해 볼 이야기를 월, 금 배달합니다.

좋은 월요일 아침이에요! 연말에도 뉴스는 계속됩니다. 1) 모닝커피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부활시킨 사티아 나델라가 FT 올해의 인물이 된 이유를 준비했습니다. 에스프레소에서는 세계 각지의 테크 소식을 빠르게 훑으시면 어떨까요? 2) 라떼한잔으로는 AI가 점령한 바둑의 낭만을 되새기는 기사를 소개하고요. 3) 아포가토에는 기술을 이끄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 영화 <포드 v 페라리>에 대해 담았습니다.

1. 모닝커피 - MS 구조에 성공한 사티아 나델라, FT 올해의 인물 선정

연말이 되니 '올해의 인물'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도 매년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는데요(주로 그 해 임팩트가 컸던 비즈니스 혹은 정계 인물을 선정해 왔어요), 2019년에는 6년째 마이크로소프트(MS)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사티아 나델라가 선정됐습니다.

FT 인뎁스 기사인 빅 리드를 통해 그가 왜 '올해의 인물'인지 살펴봤습니다.

왜 MS CEO가 올해의 인물인가요?

2014년 나델라가 CEO가 된 이후, MS는 꾸준히 성장해 올해 미국 시총 1위를 다툴 정도가 됐어요. 이 기간에 MS가 최신 테크 기업으로 다시 인식되기도 했고요.

그래서 나델라는 무슨 일을 했나요?

새로운 서비스에 집중: MS의 절대적 해자인 윈도우 운영체제에 집중되었던 힘을 새로운 서비스에 분산합니다. 그 중심에 있는 '클라우드'는 전체 매출의 35%를 창출하는 사업이 되었고, MS 성장에 절대적 역할을 했어요. 후발주자였지만 이제는 아마존과 치열한 경쟁을 해나갈 정도이죠.
새로고침한 조직문화: 그간 MS는 '서로 잘난 직원들이 살벌하게 경쟁하는 적대적인 문화'로 유명했는데,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요. '원팀'으로 성장하기 위해 '협력'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MS는 다시 일하기 좋은 새로운 활력을 가진 곳이 되었다"고 평가받을 정도로요. 사티아 나델라는 MS 초기 시절부터 협력하는 동료로 유명했다고 해요.

위 두 가지 요인이 핵심이 되어 2019년을 MS가 진정한 부활을 이룬 해로 분석했고, 지난 6년간 나델라의 성과를 높이 산 것이에요.

올해의 인물은 명분이 더 필요해요. 명분이.

FT는 세계 곳곳에서 독점, 사생활 보호 이슈 등으로 비판받는 다른 빅테크 기업과 MS가 어떻게 다른 길을 만들어 가는지도 조명했어요. 일찍이 AI 기술 발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했다는 점, 테크 업계에 사이버상의 대립을 중재할 수 있는 '디지털 제네바 컨벤션'을 세우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점 등을 짚어 줬어요.

그중에서도 나델라가 MS 확장에 대해 가진 생각에 주목했어요.

"우리는 우리 서비스가 이용되는 각 국가에서 그 지역에 돌아가는 이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크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창출되는 이익이 고루 퍼지게 할 수 있다면요. 저는 우리가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기사를 통해 밝힌 의견인데요. 결국, 새로운 철학과 나름의 메시지로 다시금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된 MS를 만들어간다는 면에서 좋은 명분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 철학을 어떻게 지켜 나갈지 두고 봐야 한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고요.

+ 샷 추가: 어느새 시총 1위를 다투고 있는 MS

MS는 올해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현재 시총 1위인 애플과 1위 경쟁을 벌일 정도지요. 지난주 금요일(12/20)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1조 20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나델라 부임 이후 신규 사업 구조도 명확해졌고, 업계를 이끄는 기업으로서 확실한 성과를 꽃피운 해였음을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하네요.

* 빅테크 중 MS가 어떤 실적을 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지난주 금요일의 커피팟을 참고해 보세요.

[에스프레소 - 빠르게 보는 단신]

#1. 핀란드발 AI 교육, 이제는 유럽 전체로

인구 5.5백만 명의 작은 국가 핀란드는 테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국가 중 하나로 유명한데요. 작년부터 '전 국민의 1%에게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이제는 그 프로그램을 EU 전체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요.

게다가 유럽 모든 국가의 언어로 제공!

2021년까지 5억 명이 넘는 EU 시민의 1%를 교육하는 것이 목표이고, 교육 프로그램은 EU 소속 국가에서 사용하는 언어 24개로 제공될 예정이에요.
이 교육은 세 가지 목표가 있다고 해요. 고용부 장관 티모 하라카는 1) EU 시민이 (기본적인) 디지털 기술 습득을 하고, 2) AI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하고, 궁극적으로는 3) EU가 디지털 시대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발표했어요.

작년에 론칭한 이 온라인 코스는 지금도 전 세계 누구나 (인터넷이 된다면) 공짜로 이수할 수 있어요. 6주 과정이고 영어로 제공됩니다. 헬싱키 대학교가 중심이 되어 글로벌 테크 컨설팅 업체(릭터, Reaktor)와 함께 개발했고요. 여러모로 한 걸음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핀란드입니다.

#외신이덧붙인내용 이 교육을 이수한다고 AI 기술의 개념을 설명할 수준은 될 수는 없지만, AI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하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이 새 시대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2. 또 난관에 부딪힌 우버, 런던에 이어 독일에서도

최근 몇 년간 공격적으로 뻗어 나가던 우버의 승차 공유 서비스도 최근 계속 난관에 부딪히고 있어요. 이번엔 독일이에요.

독일에서 우버는 이미 승차 운행 면허가 있는 렌터카 업체 혹은 정식 택시와 고객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했는데요. 이마저도 승차 운행 면허가 없기 때문에 사업을 지속하면 안 된다는 판결이 내려졌어요.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도 서비스 운영을 위한 라이센스를 상실하는 판결을 받았어요. (미등록 드라이버들이 등록 드라이버들의 아이디를 이용해 운행한 정황이 발견됐거든요) 항소를 예정해서 바로 운행이 중단되는 건 아니지만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할 방법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영국은 유럽 시장 중에서도 가장 시장 규모가 크기 떄문에 우버 입장에선 놓쳐선 안 될 곳이겠죠?

독일에서의 판결이 뼈아픈 것은 "서비스를 바로 중단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졌기 때문이에요. 우버는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와 각지의 법과 규제에 발맞추며 서비스를 확대해야 하는 난관을 해결해야겠죠. 각지의 승차 서비스 산업에 '디스럽션'을 일으켰던 우버가 이제는 새로운 모서리에 부딪힌 것 같네요.

#외신이덧붙인내용 독일에서는 이와 비슷한 서비스인 프리나우(Free Now)를 BMW와 다임러벤츠에서 공동 운영하고 있어요. 이번 소송에서 그들은 언급되지 않았어요.

#우버는지금 한편 우버의 창업자이자 전 CEO인 트래비스 칼라닉이 최근 7주간 자신의 지분 90% 이상을 처분했다는 뉴스도 나왔는데요. 무려 2.9조 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2. 라떼한잔 - 기계의 영역이 된 바둑, 인간의 바둑을 떠나보내며 <티타임즈 시리즈 기사>

어떤 내용인가요?

이세돌 선수가 은퇴 대국으로 한국의 AI 기사인 '한돌'과 대결한 것이 화제였는데요. (아쉽게도 그는 마지막 대국인 3국에서 패했습니다) 이제는 인간이 넘볼 수 없는 영역이 된 바둑의 낭만을 추억하는 시리즈 기사 중 이창호 선수의 이야기를 다루는 편입니다. 바둑이 인간의 게임으로서 매력적인 이유를 역사상 최고의 기사를 통해 상기시켜 줍니다.

어떤 점이 좋았나요?

AI는 어떤 모델을 두고 학습하지 않지만, 인간의 바둑은 어떤 가르침과 깨달음을 통해 익히고 자신만의 '기풍'을 만들어나가는 스포츠죠. 기사는 이창호 선수의 바둑을 통해서 이 지점을 알려줍니다.

전성기 이창호 선수의 바둑은 기세나 심리를 드러내지 않는 치밀한 AI와 유사했다고 짚어줘요.
그만큼 계산이 빠르고 정확했던 이창호 선수의 모습도 '기풍' 중의 하나였다는 점을 일러주고요.
각 선수 고유의 기풍과 심리가 대결하는 바둑이 왜 매력 있는 인간의 게임인지 상기시키죠.

'기풍'을 유지하고, 경기를 치르는 선수의 심리와 버릇을 고려하며, 환경적인 난관까지 이겨내는 자가 승리하는 짜릿함. 이것을 AI가 앗아갔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는데요. 그래서인지 다 읽고 나면 조금 슬픕니다. 하지만 '인간의 게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상기시켜줘서 고마웠다고나 할까요.

+ 샷 추가: 시리즈의 1편인 조훈현 선수와 3편인 이세돌 선수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보면 좋아요.

3. 아포가토 - 기술을 이끄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 영화 <포드 v 페라리>

어떤 내용인가요?

1960년 중반, 매출 감소로 위기에 빠진 포드가 돌파구로 자신들의 '기술력'을 세상에 증명하기 위해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 우승을 목표로 하는 내용인데요. 이를 이끄는 두 사람(크리스찬 베일, 레이서 켄 마일스 역 & 맷 데이먼, 레이스팀 단장 캐롤 셸비 역)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예요.

어떤 점이 좋았나요?

AI처럼 우리 삶을 바꿀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살면서 마음 한 편에는 늘 불안한 마음이 있는데요. 영화는 대량생산 시스템이 자리 잡아 제조업이 번성하고 더 많은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서 기술력을 과시해야 했던 1960년대도 상황이 다르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기술을 향상하기 위해 사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를 본 후 두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이나 그때나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였구나, 하는 생각을 안겨줘요. 동시에 그 기술을 만드는 것도 개인, 활용하는 것도 개인이라는 점을 일깨워 줬어요.
기술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역량을 가진 개인'이라는 점도요. '기술'을 승리로 이끄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했어요.

엔진의 굉음과 타이어 도는 소리, 몸을 들썩이게 하는 레이싱 장면은 단연 압권입니다. 관객이 쾌감을 느끼게 해주죠. 포드라는 거대 기업의 관료주의가 자아내는 답답한 현실도 버텨내며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시원하고요. 짧은 영상이 대세인 시대에 긴 상영 타임(152분)을 택했지만, 이야기와 장면에 몰입하다 보면 그 시간마저 짧게 느껴집니다.

+ 샷 추가: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란?

프랑스 르망 지역에서 1923년부터 개최된 세계 자동차경주대회에요. 24시간 동안 13km가 넘는 서킷을 가장 많이 도는 차량이 우승하는 경주인데요. 하루 동안 시속 300km 이상으로 달려야 하니 차량의 성능(내구성)이 중요한 요소로 꼽힙니다. 물론, 차량의 성능과 상태를 고려하며 24시간 동안 달려야 하는 레이서(3명이 번갈아 몹니다)의 역량(내구성)도 무엇보다 중요하고요. '내구성'의 극한을 시험하는 레이스라고도 해서 '내구' 레이스인 것이죠.

#덧붙이는사실 2019년 대회에서는 '페라리'가 통산 36번째 우승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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