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가온로가 알려주는 성범죄 2차 가해 예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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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오마이뉴스 / 내용 참고 : 세계일보
작년,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8개월만 피해자 A씨는 자신을 지원하는 여성단체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A씨는 그동안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신상 유출에 관한 내용"이라며 "수사기관에서 가명으로 조사를 받았고 저의 신상이 유출될 염려가 전혀 없었음에도 (가해자) 지지자들의 잔인한 2차 가해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또한, "아직까지 피해 사실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을 그만둬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간곡 요청했습니다.
이처럼 유명인이 연루된 성폭력 사건일수록 피해 조사과정에서 온갖 뒷말이 떠돌아다닙니다. 사람들은 “야한 옷을 입어 원인을 제공했다” “성폭력이 아니라 사실상 불륜이다” 등 피해자 행실이 좋지 않다는 소문을 퍼뜨려 ‘여론 재판’을 하곤 합니다.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해자가 누군지 신상을 공개합니다. 권력을 쥔 가해자 편에 서서 화해를 종용하는 일마저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전형적인 2차 가해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차 가해는 유명인이 연루된 사건 뿐 아니라, 성범죄 피해자에게 빈번히 발생하는 일입니다. 이에 가온로는 2차 가해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고, 그 예방법을 확실히 알리기 위해 9월 뉴스레터 (1) 2차 가해 정의 (2) 2차 가해 유형 (3) 2차 가해 예방법 (4) 2차 가해 관련 영화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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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세계일보
2차 가해란? 사건이 발생한 후 사법기관, 의료기관, 가족, 친구, 언론 등에서 보이는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는 정신적ㆍ사회적ㆍ경제적 불이익이나 피해자가 겪는 심리적 고통을 일컫는 말 입니다.
2018년 4월 대법원에서는 2차 가해를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 삼는 과정에서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하여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일’이라고 정의했습니다.
‘2차 가해’는 피해자 입장에서 느끼는 고통에 초점을 맞춰 ‘2차 피해’라는 표현으로도 쓰입니다. 2차 피해는 성범죄뿐 아니라 아동폭력, 가정폭력 등의 피해자에게도 사용되고 있지만 주로 성범죄와 관련하여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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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가해는 피해자를 향한 주변인들의 수군거림 및 피해 사건을 가볍게 여기는 행동 등으로 반복되곤 합니다. ✔️2차 가해의 유형은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습니다.
▶ 수사, 재판, 보호, 진료, 언론보도 등 여성폭력 사건처리와 회복의 모든 과정에서 입는 정신적ㆍ신체적ㆍ경제적 피해
▶ 집단 따돌림이나 폭행ㆍ폭언, 그 밖의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정신적ㆍ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
▶ 신고했다는 이유로 사용자로부터 입은 불이익한 인사조치, 직무에 대한 부당한 감사, 그 결과를 공개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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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마세요.
피해자가 사건이 발생하도록 여지를 줬다는 식으로 피해자에게 책임을 지우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피해자가 맞느냐고 의심하는 행위 역시 하지 않아야 합니다.
▶ 피해자는 가십의 대상이 아니에요.
피해자의 신상이나 사건내용, 사건과 상관없는 사생활을 주변에 알리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험담을 하거나, 외모 및 품행을 문제 삼으며 비난하는 등 근거 없는 추측과 무심코 내뱉는 말들이 2차 피해를 발생시킵니다.
▶ 가족, 친구, 주변인 등 가까운 사람들에 의한 피해도 많아요.
가해자와 인간관계가 겹치는 경우, 주변인들이 적당히 화해하라고 설득하거나 오히려 가해자를 옹호하기도 합니다. 또한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가족에게 해를 입힌다며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공동체에서 쫓아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행위들은 모두 명백한 2차 가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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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가해 관련 가온로의 추천 영화는 🎞️한공주🎞️ 입니다.
2004년 발생한 경남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는 제16회 도빌 아시아 영화제와 제43회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 등을 석권하며 개봉전부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또한, 여자 주인공 한공주 역할을 맡은 천우희가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열 일곱, 누구보다 평범한 소녀 한공주. 음악을 좋아하지만 더 이상 노래할 수 없고,
친구가 있지만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다신 웃을 수 없을 것만 같았지만
전학간 학교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와 노래는 공주에게 웃음과 희망을 되찾아준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전 학교의 학부형들이 공주를 찾아 학교로 들이닥치는데...
한공주, 그녀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출처 : 네이버 영화)
※ 스포주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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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
영화 <한공주>의 첫 장면에 주인공 한공주는 자신을 둘러싸고 서 있는 어른들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공주를 둘러싼 어른들의 눈빛을 되짚어야 합니다. 공주는 피해자였지만, 어른들은 모두 그녀를 비난하는 눈으로 쳐다보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을 통해 우리는 영화 속 2차 가해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후반부 공주의 친구 은희의 행동은 가장 마음 아픈 장면 중 하나입니다. 공주의 성폭력 영상을 보게 된 은희와 친구들은 충격과 공포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걸려오는 공주의 전화를 결국 은희는 받지 않습니다. 우리는 평소 성폭력 가해자의 만행에 치를 떨고, 피해자에 대해서는 한없이 연민과 동정을 보냅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은희처럼 그들을 꺼림칙하고 피하고 싶은 ‘대상’으로 여기지는 않을 것인지, 나는 과연 공주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한공주> 이수진 감독은 관객에게 2차 가해라는 지옥 속에서도, 살고자 하는 공주의 의지를 응원하자고 말했습니다. 또, 우리가 앞장서서 피해자를 위해 분노하거나 맞서 싸우기에 앞서 피해자를 지켜보고 묵묵히 응원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우리 사회를 담담하게 고발하는 영화 <한공주>는 웨이브, 유튜브, Apple TV에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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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주>의 모티브가 된 사건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알쓸범잡2를 통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참고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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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로의 9월🍁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
성범죄는 특성상 증거가 부족하고 양측의 주장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관계 파악이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가해자 입장에 서서 사건을 바라보는 것에 익숙해져 의식하지 못한 채 2차 가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피해자에겐 인생이 걸린 문제인 만큼 우리는 지금까지 어떤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봤는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피해자는 피해 사실이 알려진 후 제3자들이 보내는 비난에 고통을 느끼고, 고발을 주저하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에 휩싸여 절망에 빠지곤 합니다. 용기를 낸 피해자가 다시 침묵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가온로의 뉴스레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드백은 가온로의 이메일 혹은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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