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두 번째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

 

리영희는 1999년 6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최대 규모의 남북간 무력충돌인 연평도에서의 해군교전 이후 <‘북방한계선’은 합법적 군사분계선인가?>를 발표합니다. 이 글에서 리영희는 “ 이 교전의 원인은 4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953년에 조인, 발효한 정전협정의 불확실성과 협정의 합의조문에 대한 남북한의 해석차(또는 일방적 왜곡)에 기인한다. 그런 까닭에 이번 해상 교전은 그 정전협정의 원천으로 돌아가서 엄정한 사실 규명을 해야만 시비를 가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불행한 사태의 원인, 과정, 결과에 관해서 쌍방은 전적으로 자기 합리화를 고집하고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재단은 지난 16일 ‘무너진 남북관계와 위기의 한반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문장렬 교수는 ‘용기’를, 김연철 전 장관은 지킬 수 없는 걸 뱉어낸 너무 많은 말에 대해, 정욱식 선생은 ‘답은 나와있는데 그게 지켜질 수 없는 답이라면 답인가요’라고 물었습니다.

 

정연주 사장 해임 당시 KBS사원행동 공동대표로, 이후 노조위원장으로 90여일 총파업을 이끈 김현석 기자는 지금의 언론계 안팎의 상황을 우려하는 그러나 나아지기 위한 하나의 계기라도 만들어보자는 정중한 글을 보내왔습니다.

 

산본 서재에서 노란 봉투 속에 모아져 있는 류춘도 선생의 편지를 본 후, 한 사람이 “우리 친구 합시다” 하고 다른 사람이 “친구 말고 동무 합시다”고 했다는 기사를 찾아 보고 나서 이에 관한 글을 누가 써줄수 있을지 시간이 좀 흘렀습니다. 따뜻한 글을 보내주신 정지아 작가님 감사합니다.

재단 소식

심층 좌담회 <무너진 남북관계와 위기의 한반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재단은 지난 2월 16일 공간 리영희에서 '무너진 남북관계와 위기의 한반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좌담회를 주관했습니다. 좌담회의 사회를 맡은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과 함께,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과 문장렬 전 국방대학교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고, 현장에는 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열 명 남짓한 청중들이 참석해 토론회를 방청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로 규정하면서 민족주의적, 통일중심적 접근은 더더욱 어렵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평화가 한층 멀어졌다고 해서 평화라는 목표를 없는 셈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민족과 통일 담론에 덧붙여 평화와 군축이라는, 조금 더 포괄적인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본다면 상호 대화의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

‘기레기’ 멸칭 피폐해진 언론 환경 더 악화시킨다


김현석 / KBS 기자
그런데 이런 기자들의 각성과 노력은 시민들의 지지가 없이는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좀 염치없지만, 기자들이 잘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따끔한 지적을 하고, 좋은 기사에 대해서는 좀 더 따뜻한 시선과 격려를 보내주는 건 어떨까요? 아직도 언론계에는 정의롭고 열정 넘치는 기자들 많습니다. 좋은 저널리즘을 만들기 위해 시민과 기자의 연대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쉽지 않겠지요. 기자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민들이 기자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기레기’라는 멸칭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시민 기자 연대의 상징적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영희 아카이브

굴복하지 않은 사람들 – 류춘도와 리영희

 정지아/작가 
리영희 선생도 류춘도 선생도 내 부모와 달리 사회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전쟁의 참상 속에서 불의를 목도했을 뿐이고, 그 불의에 굴복하지 않았을 뿐이다. 불의를 목도했다는 것은 그러니까, 빨갱이로 몰리면 법적 절차 없이도 단박에 목이 베이거나 총살당할 수 있고, 빨갱이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집단매장을 당할 수 있고, 빨갱이 친구에게 밥 한끼나 하룻밤 잠자리 같은 작은 호의를 베풀었다는 이유로 무시무시한 고문과 성폭행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알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그들은 불의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 불굴의 정신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휴머니즘이라고밖에 나는 다른 대답을 구하지 못했다.

발행인: 김효순(리영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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