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들 다 일본에 있던데...항공주 좀 오르나?

2022.12.12 ㅣ 132호

님, 안녕하세요. 팀 코주부입니다.

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상승하며 각각 6만원선과 8만원선을 회복했습니다. 이날 삼성전자는 2.03% 오른 6만400원, SK하이닉스는 3.43% 오른 8만1500원에 마감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6일 6만원선이 깨지며 ‘5만전자’로 주저앉았고 SK하이닉스는 7일 8만원을 밑돌며 ‘7만닉스’가 된 바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적극 사들이고 있어 주목됩니다.

전문가들의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전망은 아직 보수적입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IT 제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쌓인 반도체 재고가 당분간 줄어들기 어려워 보인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경험상 전문가들의 반도체 업황 전망은 빗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2020년 말부터 국내외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2021~2022년 역대급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이 올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지만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이후 자신의 전망이 틀렸다고 반성하거나 사과한 애널리스트는 본 기억이 없습니다.

📊오늘의 코주부

요즘 해외여행 많이 가니까 항공주?
김치 코인 왜 이래...위믹스 상폐 여파는
한줄상식 : 상장지수증권(ETN)

날아라 항공주

"요즘 후쿠오카, 오사카에 한국인들이 그렇게 많다면서?" 얼마 전 친구들과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한 친구는 다다음주에 오사카-교토 일정으로 여행을 간다고 하더군요. 다른 친구는 2주 전에 이미 도쿄에 다녀왔고요. 이제는 살짝 지겨운 리오프닝(마치 양치기소년 같은) 수혜를 기대해봐도 되는 걸까요? 항공주에 자꾸 마음이 가는 코주부 구독자님들을 위해 정리해 봤습니다.

📈확 늘어난 여객 수요

제 친구들의 뜨거운 수요에 힘입어 항공사의 11월(28일 기준) 일본 노선 수송객 수는 약 76만명으로 전월보다 83%나 늘었다고 합니다. '노 재팬' 운동 이전이었던 2018년 11월과 비교하면 43% 회복한 숫자고요.

전국 공항의 국제선 이용객도 11월에 310만명으로 2019년 11월 대비 44% 수준까지 회복됐습니다. 해외여행 자체가 어려웠던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730%나 폭증한 거죠.

이건 증권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입니다. 또 눈치채셨겠지만 일본 노선의 회복이 중심축이 되다 보니 아무래도 저비용 항공사(LCC)의 회복세가 빨랐단 분석. 같은 기간 국내선 이용객 수는 575만명으로 작년보다 13% 줄었으니까 국내선→국제선으로 여행 수요가 슬슬 이동할 것이란 추정도 가능할 겁니다.

항공사의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유가와 환율도 요즘은 꽤 안정적입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대 중반으로 내려왔고, 300달러를 넘어섰던 항공유도 다시 110달러대까지 떨어졌습니다. 1400원 중반대까지 올랐던 환율도 다시 1300원 아래로 안정됐고요.

다른 변수가 안정적인 상황에서 여객 수요 회복이 항공주의 실적 개선을 이끈다면, 아무래도 대형 항공사(FSC)보단 LCC들의 수혜가 기대되겠죠. 아직까진 비행기표가 비싸니까 저렴한 티켓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많을 거고요. 증권가에서는 제주항공의 실적이 가장 임팩트 있게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때 그때 싼 표만 찾느라 저도 몰랐던 사실이지만,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의 전통적 강자입니다. 11월 일본 노선 수송객은 전월 대비 110% 증가하면서 타사 대비 강한 회복력을 보였죠. 제주항공의 4분기 실적이 흑자전환에 성공할지가 일단 관건입니다.

📈그래도 아주 끌리진 않아

대한항공은 어떻냐고요? 아시다시피 대한항공은 팬데믹 기간에도 여객기를 화물기로 뜯어고쳐서 오히려 영업이익이 늘었죠. 2019년 대한항공의 매출 중 여객과 화물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3%(7조7675억원), 21%(2조5574억원)였는데 2021년에는 팬데믹 때문에 여객 12%, 화물 76%로 뒤집어졌습니다. 화물로 돈을 척척 벌면서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됐습니다.

그런데 팬데믹 기간 동안 풍선효과처럼 늘어났던 소비가 줄고 경기가 둔화되면서 최근 들어 화물의 양도, 운임도 감소했습니다. 내년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그래서 대한항공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안 좋은 상황입니다. 이 사실을 저도 알고 모두가 알기 때문에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호재는 있을까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위한 기업 결합 심사를 추진 중이며 성사되면 우리나라 국제선 점유율 40%를 갖고 풍성한 글로벌 노선 구성이 가능해진다는 사실...도 이미 너무 알려졌죠. LCC보다는 마진을 더 챙기니까 여행객 증가로 수혜도 입긴 하겠지만 LCC와 비교하면 별 임팩트가 없어 보입니다.

중국 노선의 회복은 조금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2019년 11월 대비 여객 수송량은 현재 미주 89.3%, 일본 83.3%, 동남아 58.1%, 유럽 47.4%, 중국 4.5% 수준입니다. 중국은 코로나 이전 전체 국제선 여객 수에서 20%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제일 막혀 있는 셈입니다. 마침 중국 정부가 12월 7일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돌아서겠다고 했으니까 기대를 걸어볼 만합니다. 중국 친구들도 외국 공기가 그립다고 난리니까요.

우리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를 실시한 미국의 경우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의 90%까지 회복됐다고 합니다. 고물가, 경기 침체에도 그동안 억눌린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점, 아직 비싼 항공료도 기꺼이 낸다는 점, 미국 항공사들의 실적이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 귀가 솔깃해집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LCC들의 흑자전환 및 항공사들의 운영 노선 정상화를 기대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3년 글로벌 항공 여객 수송량 전망치를 2019년 대비 94% 수준, 2024년에는 103% 수준으로 제시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항공주가 괜찮아 보이는 상황인 건 맞습니다. 그런데 막판에 김빠지는 말씀 좀 드리자면 엄청난 매력은 안 느껴집니다. 대한항공은 비교적 탄탄하고 안정적으로 굴러갈 회사지만 "요즘 예적금 금리도 좋은데 굳이?"싶습니다. 배당은 4년째 못 줬는데 2017년 배당수익률이 0.7%였단 점을 감안하면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없습니다. 제주항공은 대한항공보다는 좀 더 다이내믹하게 주가가 움직일 수는 있겠지만 차라리 지금 많이 떨어져 있는 국내외 기술주 중에서 고르는 게 더 나을 것도 같고요.

시원하게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결국 선택은 구독자님의 몫. 새로 투자할 생각이 있으셨다면 찬찬히 한 번 더 읽어보시고, 이미 보유하고 계신다면 좀 더 긍정적인 업황을 기대해보셔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치 코인 왜 이래...위믹스 상폐 여파는

게임회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WEMIX)가 지난 8일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퇴출됐습니다. 위메이드가 4대 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7일 법원이 기각한 건데요. 위믹스가 상장폐지까지 가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위믹스 상장폐지가 암호화폐 시장과 게임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코주부>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봤습니다.

📈 위믹스 사태의 전말, 핵.심.정.리

💡위믹스(WEMIX)

위메이드가 발행한 자체 코인.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 토큰들을 거래 및 교환, 전송하는 기축 코인 역할.

사건의 시작은 10월 27일 위믹스가 국내 4대 거래소로부터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되면서부터입니다. 위메이드가 대량의 위믹스를 초과 유통하고 이를 제때 공개하지 않은 게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또 위메이드 계열사간 자금 동원에 위믹스를 이용하거나 상장사로서 제대로 공시해야 하는 정기보고서상 투자내역도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일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후에도 이런 지적 사항이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11월 24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 즉 상장폐지를 결정했습니다. 닥사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개 거래소가 만든 협의체로, 닥사의 상장폐지 결정은 사실상 국내 코인 시장에서 퇴출이나 다름 없습니다. 국내 거래량이 90%에 달하는 위믹스로선 사실상 존폐를 위협하는 결정입니다.

위메이드 측은 본안 소송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위메이드의 가처분 신청도 기각됐기 때문에 추후 재판을 통해 재상장을 노리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물론 국내 중소 거래소나 위믹스가 상장된 해외 거래소에서는 계속 거래가 가능하지만, 국내 재판 결과에 따라 해외 거래소에서의 상장 유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위믹스 시세는 8일 국내 4대 거래소 상장폐지 직전인 오후 2시40분 0.1301달러까지 추락했다가 9일 오후 2시 30분 기준 0.2905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위메이드가 내년 3월 8일까지 90일간 약 130억원 규모의 위믹스를 사들여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영향입니다.

💡위믹스 출금 지원 종료 시점

코인원 12월 22일 오후 3시
코빗 12월 31일 오후 3시
업비트 2023년 1월 8일 오전 0시
빗썸 2023년 1월 5일 오후 3시

📈 ‘유통량’ 정의, 이번 기회에 정립될까?

위믹스를 상폐까지 끌고간 사태의 핵심은 '유통량'입니다. 유통량은 암호화폐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투명하게 운영되고 변경 사항이 있다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합니다. 이 유통량의 정의를 두고 위믹스와 거래소 간의 해석 차이가 컸습니다. 어찌된 내막인지 설명해드릴게요. 위메이드는 디파이 서비스인 ‘코코아파이낸스’에 위믹스를 담보로 제공하고 스테이블 코인을 대출 받았는데요. 담보로 제공된 위믹스가 3500만개에 달했습니다. 위믹스의 기존 유통량 3억1842만개의 약 11%에 해당하는 물량. 이 부분이 유통량 보고서에서 제외돼 있었고 거래소는 이를 숨은 유통량으로 보고 제재를 가한 것이죠. 이에 대해 위메이드 측은 명확한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유통량과 관련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또 과거 유통량으로 인해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코인들을 살펴보면 위믹스와는 달리 별도 공시 없이 코인을 새로 발행하는 등 시장에 직접적으로 코인을 풀어 문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위메이드도 위믹스를 그냥 묶어둔(락업) 것이 아니라 이를 담보로 다른 코인을 대출받았기 때문에 유통량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번 법원 판단도 이러한 지적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 루나에 이어 또…흔들리는 김치코인

이번 사태로 위메이드가 그리던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는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블록체인 게임의 핵심은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P2E(Play to Earn)’입니다. P2E 게임에선 게임 자체도 재미있어야하지만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느냐'도 중요합니다. 위믹스 상장폐지 당일 위메이드 주가가 20% 넘게 떨어진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루나에 이어 위믹스까지 2연타를 입으면서 국내 암호화폐 시장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김치코인 중에서도 나름 대장주로 여겨지던 위믹스였기에, 위믹스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암호화폐나 프로젝트도 많을 거라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유통량이 계획과 다르거나, 계획 자체가 없는 중소 암호화폐 가운데 제 2의 위믹스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예를 들어 스테픈(GMT), 아이콘(ICON), 디센트럴랜드(MANA) 등은 시가총액, 현재 유통량, 유통량 계획을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독자님의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암호화폐가 있다면 유통량 계획이 투명하게 공개되는지 한 번쯤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코주부>는 언제나 꼼꼼하게 따져보고 신중하게 결정하시라고 당부드립니다. 하지만 이번 위믹스 사태는 투자자보다도 경영진, 나아가 정부의 안이함이 만든 사태 아닌가 싶어 씁쓸합니다. 암호화폐, 많이 컸다지만 여전히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판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증명됐습니다. 크립토 윈터에 위믹스 사태와 같은 돌발 리스크까지, 투자자들이 고민할 지점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상장지수증권(ETN)
원자재·환율·주가지수 등 기초지수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상품을 말합니다.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습니다. 자산운용사가 만드는 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가 운용하며 만기가 있다는 점도 다릅니다. 또 ETN은 ETF와 달리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증권사가 자기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해 증권사가 파산할 경우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올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출렁거리면서 원유·천연가스와 연계된 레버리지·인버스 ETN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예측이 어렵고 변동성이 큰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 상품 투자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오늘의 코주부 레터는 여기까지

팀 코주부가 당신의 성투를 빕니다. 다음 호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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