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엔~ 나를 찾아와~“ 오랜 가뭄 끝에 쏟아지는 장맛비와 함께 댓잎레터가 드디어 1호로 찾아왔습니다! ☔️ 꿉꿉하고 습한 날씨에 밖에 나가기 싫을 때에는 시원한 실내에서 댓잎레터 한편 어떠세요~?


어느덧 2022년도 벌써 절반이 지나가고 있는데요. 댓잎레터는 많은 한빛인과 만나고, 댓잎특파원으로서 오랜만에 한빛도 방문하며 아주 알찬 6월을 보냈답니다. 한빛인 여러분도 댓잎레터와 함께 6월도 행복하게 마무리하세요. 😊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댓잎레터 1호 즐길 준비 되셨나요?

우리 모두의 마음이 되어준 ‘한빛고등학교'. 우리 학교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학교 설립 스토리를 찾아 수소문한 끝에.. '한빛고 설립 위원회' 멤버였던 선생님을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단기 4355년… 빗살무늬토기… 독립군가… 등등을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게 만들어주신, 한빛고 역사 선생님 배수홍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댓잎 특파원이 얼굴 뵙고 인터뷰를 하기 위해 진로멘토링 때 학교를 찾아갔는데요. 아쉽게도 그날 연수가 있으셔서 서면 인터뷰로 대체했습니다. 인터뷰는 선생님의 수업체에 맞게 경어체를 유지했습니다. 이제 곧 인터뷰가 시작되오니 구독자분들은 안내에 따라 준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콘텐츠를 읽기 전, 1. 잠시 한빛고 교실에 앉아 수업 듣던 때를 떠올려 보시고 2. 선생님 목소리 음성지원 모드를 작동시킵니다. (갑자기 선생님 목소리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 여기)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그럼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 안녕하세요, 선생님! 귀한 시간 내어 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단도직입적으로 첫 번째 질문부터 드리겠습니다. 한빛고 설립 위원회 멤버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대안교육을 접하게 되셨고, 설립 위원회에 참여하시게 됐나요?

🐻: 1996년에 안행강 선생님과 뜻있는 시민들이 ‘광주 전남 새로운 학교 설립 추진 위원회’를 만드시고 학교 설립에 나섰습니다. 저는 당시 일반 학교에 근무하고 있었는데요. 대안 교육이나 대안 학교 설립 운동에 관심을 두고 있던 차라 위원회 활동에 참여하고 싶었고, 위원회에서도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간사를 맡게 됐습니다. 사범대를 다닐 때나 일반 학교에서 근무할 때나 해방 이후 줄곧 변치 않았던 입시 위주 교육, 일제식(一齊式) 교육, 공장식 교육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요. 김교신, 함석헌선생님의 생애와 가르침을 공부하면서 배운 바가 많았습니다. 개개인의 고유성을 드러내게 하는 교육, 그러면서 공동체성을 기르는 교육이 가능하려면 첫째 작은 학교, 둘째 기숙 학교, 셋째 노작 교육 과정, 넷째 영성 교육 과정이라는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광주 전남 새로운 학교 설립 추진 위원회’의 방향과 일치했습니다.


🌳: 그렇군요! 이렇게 들으니 한빛고에 오기 전까지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한데요.

🐻: 교육사회학을 공부하던 대학원 시절에 13대 국회에서 입법연구원 활동을 했습니다. 교육법 체계, 교육 행정에 대해 익힐 수 있는 기회였죠. 교직을 꾸준히 준비해 왔는데, 역사 과목 신규 교사 선발이 수년째 없었습니다. 여러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를 하면서 실습을 준비한 셈이 됐습니다.


🌳: 대한민국 교육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주셨군요. 다시 학교 설립 이야기로 돌아가서, 당시 비인가 대안학교가 몇 군데 있었던 걸로 아는데요. 한빛고는 특별히 ‘교육부 인가' 대안학교로 설립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 국가가 국민의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간섭 받지 않는 교육 활동은 유권자로서, 납세자로서 국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국가가 학교 설립을 승인하고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은 국민의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차원이어야 한다는 판단으로 학교 설립 인가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 한빛고 설립 과정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왜 담양이었는지, 학교를 설립함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는지 자세히 듣고 싶어요.

🐻: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으로 학교 설립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1997년 구제 금융 사태를 맞으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고, 안행강 선생님의 사재 쾌척이 큰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노작 교육을 위해서는 도심을 벗어난 전원에 학교가 있어야 했습니다. 광주광역시 주위의 군 단위 폐교를 이 잡듯이 알아보고 다녔습니다. 그 가운데 운동장의 면적, 건물의 건축 연도 등에서 지금의 학교 자리에 있던 옛 삼산초등학교 폐교 터가 선정되었습니다. 당시 교육청은 사립 대안 학교 설립에 부정적이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학교 설립 과정을 안내하고 지원하기보다 부족한 자금과 열악한 시설을 지적하고 교육 과정 편성에 간섭하였습니다. 1998년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던 우리 학교의 설립 인가를 1997년 12월 31일 오후에 내주었을 정도였습니다. 학생 모집과 교사 모집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새로운 교육에 대한 갈망으로 많은 학생과 선생님들이 지원하였습니다

🌳: 혹시 모티브가 된 학교가 있었나요? 해외사례도 좋고요. 학교를 설립할 때 영향을 받았던 교육을 소개해주세요.

🐻: 충남 홍성의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경남 거창의 거창고등학교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그들의 창학 이념과 교육 과정, 교사 연수, 기숙사 운영 등을 본받고 참고하였습니다. 노작 교육과 영성 교육의 중요성을 많이 배웠습니다.


🌳: 당시 다른 대안학교들과 비교했을 때, 한빛고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점이 있었나요?

🐻: 1998년 개교한 대안학교들은 특성화고등학교라는 법령상의 명칭과 지위를 얻고, 전국에서 13개 학교가 설립되었습니다. 부산디자인고등학교만 공립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사립이었습니다. 원불교 교단에서 설립한 학교들을 제외하면 각 지역에 뜻있는 교육 운동가들이 세운 학교들이었습니다. 우리 학교도 그렇구요. 우리 학교만의 특징이라기보다 당시 개교한 특성화고등학교들은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개성을 살리고 노작과 영성을 강조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 한빛고는 3대 이념 중 첫째가 ‘하나님사랑'인데요. 한빛고가 기독교 이념을 바탕으로 세워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 우리 학교 학교 헌장 전문에도 나와 있듯이 현대 물질 문명에서 우려되는 점은 영성의 경시나 결핍입니다. 물질 만능주의의 만연이 인간관에까지 악영향을 미쳐 인간을 도구화하고 있습니다. 우주 만물의 생성, 운행의 섭리 안에 인간이 위치한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 자기 이해의 출발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종교의 가르침은 귀기울여야 할 지침입니다. 특히 사랑과 섬김과 나눔의 모범을 보여준 기독교는 훌륭한 스승입니다.


🌳: 다른 인문계 고등학교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별점은 섬진강 도보기행, 지리산 종주 같은 특별활동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프로그램들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 교실을 학교 밖으로 확장하는 것이 교육 활동을 다양하게 하는 요체라는 것에 대해 선생님들의 궁리가 낳은 결과물들입니다. 1회성 행사가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부터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도 중요한 특징입니다.


🌳: 학교가 개교된 지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었네요. 이번에 입학한 학생들이 24기라니 정말 놀라운데요.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사라진 문화들도 있을 것 같아요. 혹시 부활했으면 하는 문화 또는 새로 생겼으면 하는 문화가 있나요?

🐻: 사라진 것보다 새로 생겨나는 문화들이 더 많습니다. 바라기는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가 더 세심해졌으면 합니다.


🌳: 혹시.. 설립 이후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 매년, 매학기 모두 새록새록 생생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 학교 설립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요. 선생님의 교육에 대해 질문드리고 싶은데요. 선생님께서 수업하실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어떤 교육을 지향하시나요?

🐻: 생각하는, 궁리하는 수업 YES!

      받아쓰기, 외우기 NO!


🌳: 학생들을 가르치며 가장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 1. 수업 중에 “아하!”소리 들을 때

       2. “우리 학교를 졸업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하는 졸업식에서의 인사말 들을 때


🌳: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요. 처음 한빛고를 세우셨을 때 다짐과 앞으로 한빛고의 지향점에 대해 나눠주세요.

🐻: 1998년에 세워진 한빛고 이후 ‘매년 새로 만들어지는 학교’입니다. 2022년 1월에 21회 졸업식이 있었으니까 지금까지 스물한 개의 한빛고가 세상에 나갔습니다. 앞으로도 늘 새로운 한빛고가 탄생할 것입니다, 매년!


🌳: 너무 감동적입니다, 선생님.. 정말 마지막으로 지금 이 댓잎레터를 보고 있을 졸업생과 재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 고맙습니다! 한빛을 자랑스러워하는 여러분이.

지금까지 한빛고 설립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대안교육'에 대한 일념으로 함께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덕분에 저희가 저마다 특별한 '한빛'을 품에 안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담양의 한 시골 마을에서 시작된 한빛고등학교. 초창기 학교는 어땠을까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무려 90년대 학교 이야기😆) 다음 호에서는 한빛고 초창기 이야기를 가득 풀어주실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여러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한빛인들에게는 특별한 ‘이것’ DNA가 있다?!🧐


학교 일과가 모두 끝난 여유로운 오후에, 든든하게 밥 먹은 후 선선한 저녁시간에, 점호 전 캄캄한 밤하늘 사이 별을 찾으며, 뚜벅뚜벅 매일같이 걸었던 바로 '산책'입니다! (👨🏻‍⚕️당신은 심각한 산책 중독입니다. 👤흥 웃기는 소리~ 그냥 슬리퍼 신고 갔다 오자)


걷기만 해도 위로가 되었던 산책길들을 기억하시나요? 혹시나 흐려졌을 기억을 위해 댓잎레터만의 한빛 산책지도를 그려 최애스팟을 정해봤어요! 여러분의 최애 산책길은 어디인가요? 우리 같이 걸어요!🚶

📍(1)
늘 우리를 설레게 하는 학교 초입. 정문을 나서는 것만으로도 쾌감이 느껴지는 산책길이었죠. 저녁 먹고 슬렁슬렁 교문을 걸어 나가면 보이는 드넓은 논밭과 하늘이 만들어낸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었답니다. 사진만 봐도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지 않나요?
#정문 #학교탈출 #논밭 #버스정류장
📍(2)
숙련된 산책자라면 꼭 만나게 되는 바로 그 길.🚶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목적지와 풍경을 만날 수 있어요.🎋 
#대나무숲 #라면가게 #마을산책

📍(3)

아는 사람만 안다는 골목길! 엄청난 저택들과 예쁜 담장 사이를 걸으면 자연스레 마음이 들뜬답니다. 🥰 다채로운 색감 덕분에 지날 때마다 카메라 셔터를 멈출 수 없는 산책길이에요.

#저집엔_누가살까 #봄꽃 #담벼락 #사진잘나옴

☑️ 이달의 알림

📌 6월 11일에 9기 정성민님, 6월 18일에 10기 김평화님이 결혼식을 올리셨다고 합니다! 두 분의 각 가정에 행복과 사랑이 가득하시길 바라며, 미처 축하를 전하지 못하신 분들은 이번 기회에 전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다!🎉


📌 지난 6월 11일, 한빛고등학교에서 진로멘토링이 열렸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21명의 졸업생들이 멘토로 참여해 재학생 멘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네요! 내년 진로멘토링은 또 어떤 모습일까요? 한빛인들이 멘토와 멘티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


📌 이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제보가 도착했습니다.

<안냐세요 귀여운 고양이 보고가세요😽 두 마리 다 건강한 스트릿 출신 고양이에요(고등어가 머루, 치즈가 율무) 다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 16기 은우님의 소중한 쥔님 자랑! 머루와 율무가 얼마나 귀여운지 같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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