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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스키에 진심입니다 |  고현

사장님과 마스터 사이에서

회사를 퇴사하고 무용;소를 연 이후 가장 적응하기 힘든 점 중 하나는 호칭이다. 작업실을 겸한다고 하지만,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상업 공간인 탓에 별수 없이 대표님이나 사장님으로 불리는 일이 잦아졌다. 나 역시 그간 가게 주인들에게 무심코 사용한 호칭이니 사회적 통념으로 받아들여야겠지만, 어색하고 난감한 것도 사실. 특히 사장님이라는 호칭에 드는 이질감은 아마도 평생 극복하기 어려울 듯하다.   


지인들의 경우 그동안처럼 이름이나 예전 직함으로 나를 부르곤 한다. 10년 가까이 잡지사 에디터로 일을 해왔고, 무용;소를 운영하는 도중에도 프리랜서로 잡지 일을 드문드문 하고 있으니 자연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무용;소를 오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 창간한 잡지의 편집장을 잠시 맡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가 무용;소에 나와 있을 때면 호칭의 카오스가 벌어진다. 지인들과 일반 방문객들이 뒤섞인 상태에서 고현씨, 기자님, 편집장님, 대표님, 사장님 등 저마다 나를 다르게 부르니까. 무용;소를 자주 찾아오는 어떤 손님은 어느 순간부터 나를 편집장님이라 지칭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내가 호칭을 딱 정해 “이렇게 불러주세요”라고 요구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냥 혼탁하게 여러 일을 동시에 벌여온 팔자려니 여겨야지 싶다. 대외적으로 무용;소와 관련해 호칭이 필요한 경우라면 그냥 ‘운영자’ 정도로 통일해 쓰고 있다. 전문적인 위스키 바이기 보다 입문자들이 가볍게 위스키를 시음하는 공간이기에 그나마 적당한 호칭이란 생각이다. 그렇다고 무용;소를 찾아온 이들이 나를 그렇게 지칭할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바에서 일하는 이들의 가장 흔한 직종은 역시 바텐더다. 바 테이블 너머에서 손님들을 응대하는 바 종사자를 대개 통칭하지만, 바텐더라면 응당 칵테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능력을 갖춰야 할 터. 나 역시 무용;소에서 몇 가지 칵테일을 만들지만, 하이볼이나 진토닉처럼 셰이커 없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초보 수준에 머물러 있다. 칵테일을 향한 관심과 애정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칵테일은 남이 만들어 준 게 맛있으니 감히 넘보지 않는 영역으로 남겨두려 한다.     


바의 또 다른 직종으로 마스터를 빼놓을 수 없다. 소규모 레스토랑을 정성스럽게 운영하는 오너 셰프에 가까운 역할이라 할 수 있겠다. 우선 바를 직접 운영하면서 바 일까지 도맡는 이들을 지칭하는데, 그렇다고 모두가 마스터로 불리는 건 아니다. 이는 일종의 바 문화와 연관이 있다. 일본에서는 대체로 바 주인이 바텐더 일을 겸하는 경우가 많기에 ‘마스터’라는 호칭으로 자연스럽게 구분을 짓는다. (그네들 발음으로는 ‘마스다’에 가깝다) 그런 반면 우리나라 바에서는 주인이 직접 바텐딩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작은 규모로 운영을 하는 경우라면 예외지만 말이다.


마스터의 역할을 이해하기 좋은 만화로 바 레몬하트가 있다. 제목과 동일한 바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동서양의 거의 모든 술을 등장시키는 최고의 주류 입문서로 꼽히는 만화다. 도쿄에서 레몬하트 바를 홀로 운영하는 마스터와 손님의 대화로 에피소드가 진행되는데, 술에 얽힌 이야기를 그야말로 막힘없이 풀어내고 상황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술을 추천해주는 마스터의 품격과 자질을 여실히 보여준다.


물론 나 역시 나홀로 무용;소를 운영하며 바 일까지 도맡고 있다. 무용;소를 열기 전에는 언젠가 '바 레몬하트'와 같은 바를 운영하는 날이 오기를 상상해 본 적도 있다. 무용;소를 통해 그런 로망을 작게나마 실현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마스터라 불릴 일은 없을 것이다. 마스터가 되기 위한 자격증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이는 직종이라기보다 어떠한 태도에 가까운 일이라 생각한다. 술에 관한 깊은 경험과 지식 그리고 바를 찾아오는 사람들과의 어울림까지 종합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자에게 진정 마스터라는 호칭이 어울리니까. 아직 취미에 가깝도록 위스키를 애호하는 수준인 나에게 마스터는 칵테일과 마찬가지로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남겨두려 한다. 그저 지금 운영하고 있는 무용;소에서 나와 같은 입문자들이 조금이나마 위스키에 흥미를 붙이도록 하는 역할이면 족하다. 덧붙여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무용;소를 찾아오는 분이 있다면 부탁을 하나 건네고 싶다. ‘사장님’이라는 호칭 대신 ‘운영자’ 정도로 불러주면 어떨지. 그것도 어색하면 그냥 ‘저기요’ 정도로 합의합시다. ✉️

고현은 낮에 글을 쓰고 밤에 위스키의 세계로 안내하는 공간 운영자다. 작업실이자 위스키 시음실로 사용하는 무용;소(@mooyongso)에서 위스키와 취향을 매개로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 1일 3매 |  최갑수

메모 몇 개

살아가는 데 보람을 느낀다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이건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절대 느낄 수가 없는 감정이거든요. 보람은 감동으로 이어집니다.


자신을 찾겠다고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봅니다. 제 경험상, 자아는 여행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아는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책상 앞이나, 사무실 주변, 혹은 자주 가는 카페에 떨어져 있을 수도 있어요. 자아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일은 안경을 쓰고 안경을 찾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여행이 좋은 건 그게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그걸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배낭 속에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여행이 좋은 가장 큰 이유는, 그게 백 퍼센트 돈을 쓰는 행위기 때문이죠.


운전, 글쓰기, 외국어, 거절, 부탁. 못해도 사는 데 별 지장은 없지만 잘하면 사는 게 훨씬 편하고 쉬워집니다. 스트레스도 사라지고요.


원하는 것을 원하는 순간에 다 가질 수 있다면 그건 분명 지루한 인생일 거야. 네, 맞습니다. 이건 정신승리입니다.


인생이 놀랍고 재미있는 건, 우리의 계획을 언제나 비틀어 버리기 때문이죠. 네, 눈치채셨군요. 이것도 정신승리입니다. ✉️

최갑수는 작가 겸 기획자다. 출판사 '얼론북'을 운영하고, '얼론 앤 어라운드'를 통해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다양한 기획을 한다. 『음식은 맛있고 인생은 깊어갑니다』 『어제보다 나은 사람』 등을 썼다. 인스타그램은 @ssuchoi

✏️ 얼론 앤 어라운드 클래스

구선아 작가와 함께 하는 '일기 쓰기'

📍 어떻게 하나요?

일기 내용과 분량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일주일에 최소 세 편 이상의 일기쓰기를 목표로 합니다. 개인으로서 어떤 것들에 대해, 어떤 날, 누구, 무엇에 대해 자유롭게 쓰면 돼요.

- 매주 3편 이상의 일기를 쓰세요.

- 매주 1편의 일기를 함께 참여자들과 나누어 읽습니다.


📌 참고

_ 내면 일기 : 개인의 사유, 감정, 마음, 나 자신에 관한 관찰을 주로 쓰는 일기

_ 외면 일기 : 미셸 투르니에가 말한 개념으로 그때그때 있었던 일들이나 일상생활의 크고 작은 사건들, 발견, 관찰을 기록하는 일기

_ 가상 일기 : 가보지 않은 여행지, 일어나지 않은 일, 미래의 일을 미리 상상하여 실제 일어났던 일처럼 써보는 일기


📍 구선아 작가는?

_ 작가이자 독립책방 〈책방 연희〉 대표입니다.

_ 작은 책방을 운영하며 읽고 쓰는 삶을 삽니다. 읽고 쓰는 일로 개인이 변하고 세상이 나아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책을 읽으며 쓴 문장일기가 모여 『때론 대충 살고 가끔은 완벽하게 살아』와 『한 줄도 좋다, 그림책-여기 다정한 인사가 있습니다』가 되었습니다. 최근 『일상생활자의 작가 되는 법』 인터뷰 집을 썼고, 『돈과 나와 일』에 공저자로 함께 했습니다.


🌿 참가비는 25만원, 선착순 8명으로 마감돼요 (최소 인원 5명 이하이면 폐강 됩니다)


🌿 오프라인 수업은 7월 5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장소는 언제라도 여행(합정)에서 진행됩니다. 


🌿 1, 2, 4회(7월 5일, 12일, 26일)는 오프라인으로, 3회(7월 19일)는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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