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한 하루 | 8월의 서울(2)

glass - 구원찬

8월의 서울(2)

끝나기는 했나보다. 사람들이랑 마시는 술이 간절하다. 지금 이 새벽처럼 비가 오는 날 집에 갈 걱정 없이 독주를 마시고 싶다. 가끔씩 고개를 떨구게 하는 패배감을 제외하고는 딱히 그립지는 않다. 사람이든 사랑이든. 왜냐면 매 순간 내 연의 끝을 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고, 그것이 아깝지 않으니까. 흐려졌던 시력과 이성이 돌아오는 한편 무시무시한 고독이 달려든다. 피하지는 않는다. 도망친다고 하서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더이상 이런 저런 사람들 사이에서 방황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는 글을 그만두었다. 읽혀지는 것이 두렵고 읽혀지지 않을까 두려웠다. 혼자 쓰던 것이 전시를 위한 것으로 되었고 비움이 군더더기로 대체됐다. 나는 더이상 무엇을 느끼지 못한다. 글과 사진, 음악과 영화 따위에 마음을 뺏기거나 사랑을 기념하고 생생하게 새기는 것을 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가는 음식점과 커피숍, 거기서 남긴 자취 따위로 시선을 끄는 것에 담긴 가치는 허무하고 가벼웠다. 편지지에 꾹꾹 마음을 남겨 주고받던 사람들도 어디론가 흩날렸고 삶의 피로는 우리의 양 발목을 잡고 자꾸만 자꾸만 고꾸라지게 한다.

몇 년 째 허상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이 우리를 가둔 멋의 굴레를 다 벗어던지고 작고 하잘 것 없는 일상의 과정에 시선을 담아보자고 말하고는 한다. 모든 걸 다시 배워올 작정이다. 아침 햇살에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 머리를 틀어묶고 나를 위해 커피를 내리는 것, 공원에서 먹는 샌드위치의 맛, 열쇠 꾸러미를 짤랑거리며 장을 보고 돌아오는 귀갓길, 만날 때마다 미소를 띈 인사 같은 것들.

조각모음

1 무의미한 시간을 지나 만난 의미

2 하루종일 저릿하게 아픈 것보다 금방 괜찮은 게 더 슬퍼

3 원래 아무도 없었는데 다들 떠난 것 같이 느껴져서

4사랑은 오래 참고 는 얼어죽을 사랑하면 참을 수가 없어

5 인생의 끝없는 회전에도 유도선이 있으면 좋겠어

6 모래밭처럼 뻑뻑한 하루 속 아주 작고 시시한 행복을 잊어버릴까 낱낱이 적어내리는 일

7 감언이설에 넘어가도 괜찮아. 세련되지 않아도 괜찮아. 넘어져도 괜찮아. 내 손을 쉽게 놓은 사람들 말고 내 손을 단단히 잡아주는 사람들을 위해 살 것

202n년이라는 공상과학같은 숫자에 살면서도 여전히 여성에게만 다른 섹스에 대한 잣대. 공교육이 우리에게 해준 것이 무엇인가, 라는 상투적인 말로 시작해보겠다. 나의 10대 때 성교육 시간을 떠올려보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전 내용은 전무했다. 태아 머리를 가위로 자르는 중절 수술 영상을 보여주거나 성희롱, 성추행 상황에서 피해자가 취해야할 (잘못되고 소극적인)회피 방법 따위를 알려줬었다. 남자애들을 다 내보내고 아직도 모르면 부끄러운 줄 알라며 생리대 처리 방법 따위나 설명했던 도덕 교사(여)나 교무실에서 포르노를 보다 학생에게 걸렸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몇년 째 성교육을 담당하며 남자반에서 포르노를 틀고 공공연히 낄낄거리는 물리 담당 교감(남) 또한 기억난다. 콘돔 사용법 같은 적확한 피임 방법 대신 결혼 전에 ‘까져가지고’ 남자랑 잤다가 임신하면 인생 망치는 거고 낙태 수술은 생명 경시이니 낳아야 하며, 섹스는 혼자 하는 것도 아닌데 특정 결과가 생기면 모두 다 여자 잘못이며 책임이라고 떠들어대는 그딴 이야기만 듣고 컸다, 우리는. 그게 임신이든 성병이든.

초등학생 때부터 비혼주의였던 내게 임신 = 지구 종말 같은 임팩트였기 때문에 성인이 되자 스스로 성교육을 해야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왜 맞아야하고 성병 증상에는 뭐가 있으며 어떻게 콘돔을 써야 하는지, 비상 상황 시 뭘 해야 하는지 같은 걸 말이다. 아직도 임신은 내게 가장 큰 불안 요소이며 아킬레스건이다. 남녀가 사랑해서 하는 관계인데 언제나 나만 불안했다. 노콘노섹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를 설득해야 했고, 서로를 위한 과정을 아주 큰 배려인듯 과시하는 남자들의 고까움을 견뎌야 했으며 살면서 처음으로 월경이 반가웠다. 한번은 콘돔이 찢어지는 사고로 사후 피임약을 먹어야 했는데, 3일 내내 설사를 했고 부정출혈이 있었으며 고농도의 호르몬 때문에 기분은 날뛰었다. 거기에 더불어 경구 피임약의 10배 농도인 약을 먹다니, 스스로를 너무 함부로 대했다며 자책까지했다. 물론 상대는 그 순간에도 남의 일인 것처럼 아무 생각 없었겠지만. 나는 의심이 많고 인생을 담보로 도박을 하고 싶지는 않았으니 독약을 먹는 기분을 참으며 약을 먹어야만 했다.

그후 제대로 피임 기구를 사용해도 불안해서 먹기 시작했던 경구피임약은 몸을 가눌 수 없을만큼 졸음에 시달리게 하거나 무지막지하게 체중을 불렸다. 지금보다도 더 어렸던 나는 단 한번도 '왜 여자만 이런 불편함을 겪어야 하나' 생각해보지 않았다. 사람들이 흔히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에 걸리듯 여성기관이 태생적으로 약한 편이라 산부인과 정기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았었는데 어느 날 자궁경부암 고위험군 바이러스(HPV)가 2개나 떴다. 치료 방법은 따로 없고 1~2년 안에 자연 소멸 되기를 가슴 졸이며 기다려야 하는데, 소멸되지 않으면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세포진검사, 바이러스 검사 등매번 몇 만원씩(많게는 십여만원) 주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HPV는 콘돔을 사용해도 손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고 원인은 무조건적으로 남성 때문이다. 바이러스 종류는 수십 개나 되는데 몇십 만원 주고 맞은 백신은 일부 밖에 커버를 못한다. 불특정 다수와 관계를 한 것도 아니고 결코 내 잘못도 아니지만 그날 나는 또 한번의 굉장한 자책을 했다. HPV 외에 여러 성병 또한 남자는 보균자여도 증상이 없다. 피임 뿐만아니라 서로의 성병 예방을 위해서라도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을 해도 “나 깨끗해-” 따위의 말을 하는 남자들에게는 증상이나 리스크는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할 것은 전파자(Container)는 언제나 ‘남성’이라는 점이다. 그들이 매개체가 아니고서야 전파될 수 없는 질병이라는 것이다.

물론 자궁경부암은 초기 발견이나 치료가 비교적 쉬운 질병이다. 그러나 잘못된 편견으로 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무지몽매한 사람들 덕분에 많은 여성들은 정기 검진은 커녕 불편 증상이 있음에도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꺼린다. 심지어 ‘굴욕 의자'라는 이름까지 붙여가면서 셀프 비하를 한다. 그 덕에 우리는 문란하게 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질병들까지 덮어놓고 키우다 신체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보기도 한다.

나 때만 해도 중고등학교 때 “쟤 남자랑 자봤대", “쟤가 중딩 여자애랑 했대" 따위의 수근거림이 존재했었는데 지금은 첫 경험 나이가 초등학생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하니, 성교육은 달라졌을까? 90-00년대 미국 하이틴 영화에서처럼 학교에서 콘돔을 나눠주기는 커녕 아직도 섹스에 대한 진짜 이야기 하는 것 자체를 터부시하고 있다. 아직도 자신의 이야기는 아닐 거라 생각하며 피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부끄러워 하고, 남자의 “나 조절 잘해. 날 믿어" 따위의 머저리 같은 말 때문에 위험하고 불확실한 확률의 방법을 선택하고 현실을 외면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바보라서 그런걸까? 이미 어엿한 직장인으로 자기 몫의 삶을 잘 살고 있는 똑부러지는 어른들이다. 동시에, 주변의 시선 때문에 콘돔을 사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비닐봉지 따위로 관계를 맺고 있다. 그것에 대한 부작용은 오롯이 여성의 몫이다. 여전히 이것이 개인의 문제일까? 아직도 많은 여성들은 새벽에 혼자 불안해 ‘질외 사정했는데 임신 될까요?’ 같은 글이나 읽고 있을 것이다. 나는 왜 무신론자가 아닐까? 신은 남자인 걸까?

호주에서는 경구피임약은 의사와의 자세한 상담 후 처방받을 수 있고, 사후피임약은 언제든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다. 모든 주에서 중절 수술이 합법이며, 비용 또한 보험이 있다면 천문학적으로 비싸지 않다. 한국과는 완전히 반대편 선상에 놓여있다. 무엇이 기준이고, 어디에 초점이 맞춰져있는지 알 수 있는 구조이지 않은가? 과연 이것이 여성 인권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가?

문장을 쓸 때가 많은 일을 하다 보니 개인적인 글을 적은 지도 한참이 되었다. 사실 곱씹을만한 사건이 없기도 했고 어쩌면 내 안에 평안이 찾아온 것이냐 물을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요동치는 날들을 지나치는 중이다. 하루 걸러 하루 도망을 생각하지만, 예전의 것에 비하면 정도가 약하니 혹자는 나쁘지 않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치만 누군가 괜찮냐고 물을 때 진심을 다해 모른다고 답하는 내가, 정말로 나쁘지 않은 상태인지는 알 수 없다.

더이상 먼지 앉은 기억 속 헤매지는 않지만 일상 속 뿌려져 있는 날카로운 조각들을 우연히 밟을 때마다 가끔은, 가끔은, 말해주고 싶다. 분하지만 너의 말처럼 난 아직도 살아있다고. 필수불가결한 줄 알았던 어떤 조건이 사라져도 사람은 산다고. 그런 적응력에 서글프다고.

관심 있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부쩍 없어진 나는 요즘 내일 소행성이나 충돌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커피를 마시러 다니거나 맛집을 모아 가기를 벼르는 것, 시리즈 영상을 보는 것이나 글을 읽는 등의 행위를 전혀 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무기력 상태. 돈 벌고 가끔 운동하는 게 다이다. 이런 나는 어떤 여행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보니 늘 잠깐의 틈도 꽉꽉 채워야 했던 사람이지만 최근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에서는 가봐야 하는 곳도 먹어야 하는 음식도 없다. 조수석에서 그때그때 고르고 루트를 수정한다. 인스타그래머블 장소보단 아지매 아재가 바글바글한 토속적인 음식점을 다니고 꽤나 만족한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끼니 사이에 잠만 자기도 한다. 평소에 얘기를 많이 해두어 더이상 파낼 저변의 속마음도 없는 편안한 사이는 대충 넷플릭스에서 킬링타임용 영화를 골라 본다. 혼자서는 재생 버튼 누르는 게 맘 먹기 쉽지 않았었던.

지난 제주도 제천도 포천도 여정 속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며 웃고 떠드는 드라이브 시간이 가장 좋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가 제일 즐거운 것처럼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길이 재밌다. 물론 여행에서 집으로 돌아온다고 해서 어떤 열의나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또 조금은 지루해하며 하루를 지나칠 것이다. 다만 가끔 사진을 뒤적이며 또 아무것도 안할 여행을 계획하겠지.

빌어먹을 안쓰러움이 그에게 왈칵 쏟아졌던 건 내 팔을 맘대로 베고 뒤돌아 누운 그의 어깨를 쓸어내릴 때였을 거다. 멋대로 당신의 시간이 험난했음을 짐작하고 마음을 써서 미안하다는 말에 졸음 가득한 목소리로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요. 생각이 왜 이렇게 많아요." 라던 그는 뻔하게 날치들과 비슷한 시간들을 보낸 것 같은데도 공손하고, 꼬박꼬박 존댓말을 했다. 또 건방지게 "아셀이-" 라고 불렀다. 통통한 내 무릎보다도 1.5배 쯤 두터웠던 깡깡한 체격의 그는 꼭 어린아이처럼 가슴팍을 파고들어 안겼다. 곱슬거리는 머리통을 가만히 껴안고 부슬부슬 만지고 있으면 눈을 꼭 감고 만족스러운 웃음이 배어있는 입술을 부볐다.

상처 가득한 팻말을 달고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들은 종종 결정적일 때 도망을 친다. 그보다도 내가 이렇게 쉽게 휘딱이는 사람인가 싶은 허탈함에 연거푸 피워대는 담배 연기 속, 물기 가득한 내 얼굴을 죄진 학생처럼 두 손을 마주잡고 살피던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결국 잠깐의 해프닝으로 마무리하기로 하고 돌아가는 길의 끝, 마지막으로 꼭 껴안아주면서 "모든 걸 혼자 다 떠안으려고 하지 말아요. 용기내서 말해주어 정말 고마워요" 라고 말하며 그를 위로했던 나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는 잠깐이라도 따뜻했을까. 잠시라도 무게가 덜어졌을까.

인스타그램 비활을 참 여러 번 해봤다. 전처럼 나를 좀 먹는 것 같다는 생각은 덜 하게 됐지만 삶과 이 젊음을 사랑한답시고 조용한 자랑과 과시를 일삼아야 한다는 강박은 여전히 내 무의식 속에 존재할 것이다. 친구와 울며 카톡하던 그날은 코로나를 앓으면서 이유 없이 심해진 무기력과 증폭된 우울이 한 겹 더 짙어졌던 밤이었다. 그 순간 문득, 이야기 주제와 상관도 없던 하나의 실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펑 하니 터졌다. SNS를, 적어도 인스타그램을 관두어야 하는 순간이 결국 왔다고.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냥 그래야만 내가 진정으로 괜찮아질 거라는 그런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앱에 체류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전처럼 계정 폭파를 하지는 못할 거 같다. 다져놓은 시간들을 언젠간 돌아보고 싶을테니까.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르고 지나가게 되는 것도 아쉽다. 내 글이나 사진을 받아봐줄 사람을 여기서 더 좁힌다는 것도 두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내 삶을 가공하는 일도, 그것을 은연 중에 내세우는 일도 이제는 그만두어 보기로 한다.

작은 박음질들을 훔쳐보는 것으로 우리는 아직 이어져 있다며 안도하기 보다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화나 메시지를 보내 안부를 묻고, 얼굴을 보며 그동안의 부재에 대해 듣고 싶다. 멋진 노을을 만났을 때엔 카메라의 조도를 낮추고 이리저리 구도를 틀어보는게 아닌 멍하니 차창 밖 풍경에 초점을 맞추고 찰나를 보내보고 싶다. 곧 주황색 해는 넘어가고 어두워질테니까.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순간으로 깎고 빚기 보다는 모시 모분의 생각을 곱씹어 적어내리고 그 누가 봐주지 않아도 오롯이 그것에 집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무도 모르는 행복이 가득한 삶이고 싶다.

하루를 보낸 이의 짧은 코멘트

제가 가장 신뢰하는 과학은 바로 절기입니다. 처서 매직으로 인해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진 공기가 늘어져버린 저의 마음을 상하좌우로 도닥여주어 다시금 형태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지난 편지 이후 저는 조금은 드라마틱한 며칠을 보냈습니다. 이년 반 동안 잘 버티다가 입사 당일에 코로나19 확진을 받는다거나 '우리가 같은 유기체가 맞는 걸까' 싶을 정도로 다르고 또 다정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조금 살아놓고 인생에 대한 확언과 편견을 갖는 건 인생 입장에서 조금 억울하기도 하겠다 싶었달까요?

새로 합류하게된 회사에는 유독 구성원들끼리 교류하는 시스템과 장치가 잘 구성되어 있는데요. 그 기록들을 훔쳐보면 모두가 다른 색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이들로 가득합니다. 취향이나 업무 외적으로 향유하는 시간들이 참 근사하고 멋져서 약간 주눅이 들(?) 정도였어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이 조직이 유난히 멋진 사람들만 있다기 보다는, 이전에 다른 이들의 반대편을 알아볼 기회나 의사가 없었던 건 아닐까 하고요. 세상은 원래 멋졌고 다채로웠고 예측 불가능했었음에도 유난스럽게 그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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