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2023
산업보건제도
2025.8.26
송한수 에디터
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리흄과 건강관리카드라는 주제로 여러분을 만나봅니다. 
조리흄도 건강관리카드 발급대상에
포함되어야 할까?
글쓴이: 송한수

여러분은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건강관리카드는 발암물질에 노출된 노동자들이 이직하거나 퇴직했을 때 직업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건강관리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급됩니다. 현재까지 총 19종의 발암물질이 대상에 포함되었는데(2026년 1월 1일 시행), 고용노동부가 조리흄을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는 두 가지 중요한 쟁점이 있습니다.


직업성암의 보상 대상과 관리 대상은 서로 다를 수 있는가? 그리고

건강관리카드제도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기사] 급식 노동자 폐암 유발 ‘조리흄’, 건강관리카드 적용 제외

[기사] ‘조리흄’ 건강관리카드 대상 제외에 노동계 “정부 책임 방기”



조리흄은 발암물질?


고용노동부가 조리흄을 건강관리카드에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는 ‘인과성’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2021년부터 2025년 6월까지 폐암으로 산재신청을 하였던 급식노동자 213명 중 178명이 이미 직업성암으로 보상을 받았습니다.


[기사] 급식 노동자, 4년반 동안 폐암 산재 213명…35명은 '불승인'


조리흄에 의한 급식종사자 폐암은 최근 우리나라 직업성 암의 가장 뜨거운 주제였습니다. IARC(국제암연구소)에서는 고온의 기름조리(High temperature frying) 배출물(emission)을 2010년에 Group 2A (인간에게 발암가능한 물질)로 판단하였습니다.


여기서 고온이란 최소 100도 이상이며, 230도 이상이면 높은 변이 유발성을 갖는다고 판단됩니다. 실제 조리방식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할 수 있는데, 볶음(Stir frying), 굽기(Pan frying), 튀김(Deep frying)이 있습니다. 이러한 조리방식에 의해 노출되는 배출물은 조리흄(Cooking fume), 조리오일흄(Cooking oil fume) 등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리흄’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IARC에서 조리흄을 Group 2A로 판단하였던 시기는 2010년이었습니다. 그 이후 조리흄에 관한 추가 연구와 리뷰를 통해 조리흄과 폐암과의 역학연구의 증거는 좀 더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조리흄은 “흡연을 하지 않은 여성에서 발생하는 폐암”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되었습니다.


[보고서] 조리흄에 대한 IARC 보고서, 2010

[논문] Association between cooking oil fume exposure and lung cancer among Chinese nonsmoking women: a meta-analysis, 2016

[논문] Impact of cooking oil fume exposure and fume extractor use on lung cancer risk in non-smoking Han Chinese women, 2020. 대만

[논문] Where there are fumes, there may be lung cancer: a systematic review on the association between exposure to cooking fumes and the risk of lung cancer in never-smokers. 2023. (2012-2022년 연구의 메타분석)

[논문] Relationship between household air pollution and lung cancer in never smokers in high-income countries: a systematic review. 2025



국내 학교 급식조리사 연구에서 폐암 위험 확인


최근 국내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가 출판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하여 학교급식종사자의 폐암 발생을 사무직 대조군과 비교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입니다.


259,819인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학교 급식조리사에서 76건의 폐암 사례가 확인되었습니다. 연구결과, 학교 급식조리사의 폐암 위험비(hazard ratio)는 1.72(95% CI: 1.14~2.60)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비흡연자 하위 코호트에서는 폐암 위험비가 4.23(95% CI: 2.36~7.58)으로 더욱 높았습니다.


이 연구는 국외 연구에서 확인된 조리흄과 폐암과의 관련성이 우리나라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논문] Lung Cancer Risk in Female School Cooks: A Nationwide Retrospective Cohort Study in the Republic of Korea. 2025



복합물질이며 미세입자로 구성된 조리흄


'조리흄'은 고온에서 기름을 사용하는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물(emission)입니다. 조리흄은 매우 미세한 입자로 구성되어 있고, 다핵방향족 탄화수소, 헤테로사이클릭 아민류, 포름알데하이드, 아세트알데하이드, 아크릴아마이드, 아크롤레인과 같은 물질을 함유합니다.


IARC에서는 조리흄과 같은 복합적인 배출물(emission)을 발암물질 group 1로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디젤연소배출물, 코크스오븐배출물, 담배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러한 물질들의 공통점은 입자가 매우 작아 폐 깊숙이 침투하고, 넓은 표면적으로 인해 체내 반응성이 높으며, 여러 잠재적 발암성 화학물질을 함유한다는 것입니다.


배출물(Emission)은 여러 물질의 복합체이기 때문에 노출 지표물질을 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흡연이 갑년(Pack-years)으로 누적노출량을 계산하듯, 조리흄도 요리그릇년(Cooking dish-years), 또는 요리시간년(cooking time-years)이라는 방식으로 누적노출량을 추정해 용량-반응관계를 보여준 연구가 있습니다.


최상준 교수(가톨릭대)는 한국의 경우 나이스교육정보포탈에 급식시행현황, 급식인원, 메뉴까지 공개되어 있어 노출수준을 추정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2025년 8월 22일 한국산업보건학회 라운드테이블]


[논문] Dose-response relationship between cooking fumes exposures and lung cancer among Chinese nonsmoking women. 2006

[논문] Hazard Levels of Cooking Fumes in Republic of Korea Schools. 2022



건강관리카드 소지자 건강진단이란?


우선, 건강관리카드 제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배치전건강진단, 특수건강진단, 수시건강진단과 같은 다양한 근로자건강진단제도가 있습니다. 이에 더해, 건강관리카드 소지자 건강진단도 중요한 근로자건강진단제도 중 하나입니다.


이 제도는 발암물질을 취급하는 노동자들의 직업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1992년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건강관리카드는 산업안전보건공단 지역본부나 지도원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이직 후에도 연 1회 특수건강진단을 무료로 받을 수 있고, 식비와 교통비도 정액으로 지원받습니다.


[홈페이지] 건강관리카드 발급 및 관리



건강관리카드 발급대상은?


법률에 따른 건강관리카드 발급대상은 정해진 기간 이상으로 동안 발암물질에 노출된 노동자입니다. 1992년 7월 1일에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 '건강관리수첩'에 관한 조항이 신설되었으며, 건강관리수첩 교부대상 업무로 총 11종의 발암물질 제조 및 취급업무가 지정되었습니다.


베타나프틸아민

벤지딘

석면 제조 및 취급

비스(클로로메틸)에테르

벤조트리클로라이드

염화비닐

크롬

삼산화비소

제철용 코오크스

베릴륨

특정분진작업


<참고> 건강관리카드의 역사


우리나라 건강관리카드 제도는 일본의 건강관리수첩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최초로 지정된 대상물질도 일본의 건강관리수첩의 대상물질을 참고한 것입니다.


일본은 1972년 노동안전위생법에 건강관리수첩제도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였습니다. 초기에는 벤지딘, 베타나프틸아민, 분진작업 3개로 시작했으나 점차 확대되어 1975년에 크롬산, 삼산화비소, 제철용 코오크스를, 1976년에는 비스(클로로메틸) 에테르, 베릴륨, 벤조트리클로라이드, 염화비닐을 추가했습니다. 1995년에는 제철용 외 코오크스, 석면, 지아니시딘이 포함되었습니다.


이후 20년간 추가물질이 없다가 2015년에 담도암 유발물질로 알려진 1,2-디클로로프로판이 추가되었고, 방광암 발암요인인 오르토-톨루이딘과 MOCA(4,4′-Methylenebis(2-chloroaniline), 4,4'-메틸렌비스-2-클로로아닐린)가 각각 2018년과 2022년에 추가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2년이 이 제도를 처음 시행한 후, 2005년 개정을 통해 니켈(니켈카르보닐 포함), 카드뮴, 벤젠 3종을 추가하여 총 14종으로 확대했습니다. 2017년에는 비파괴검사(X-선)가 추가되었으며, 2026년 1월 1일부터는 1,2-디클로로프로판, 1,3-부타디엔, 포름알데하이드, 산화에틸렌 4종이 새롭게 포함되어 총 19종이 될 예정입니다.

얼마나 발급받았고, 수검율은 어느 정도인가?


일본의 경우, 연평균 3,939건의 건강관리수첩이 발급되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총 71,414명이 수첩을 발급받았으며, 수검율은 70-80% 수준으로 상당히 높습니다. [스즈키 아키라, 2025년 8월 22일 한국산업보건학회 라운드테이블]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통계가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주형 의원이 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받은 건강관리카드 발급현황에 관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2022년에는 1,189명으로 가장 높은 등록자 수를 기록했으나, 2023년에는 730명, 2024년 10월 기준으로는 201명만이 등록했습니다.


등록자들의 검진 수검률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검진현장의 경험상 매우 낮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낮은 신청률과 수검률로 인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문제제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기사] 건강관리카드 발급 올해 겨우 201명, 대상 유해물질 5종은 ‘0건’



우리나라 건강관리카드 제도의 문제점


우리나라 건강관리카드 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2025년 8월 22일 여수에서 개최된 산업보건학회 라운드 테이블(건강관리카드제도, 여전히 유효한가?)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되었습니다. 아래에 그 내용을 소개합니다.


첫째, 새롭게 등장하는 발암물질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대상물질이 물질과 함량, 노출기간으로 제시되어 대상자들이 자신이 해당되는지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셋째, 신청자가 본인으로만 제한되어 있다.


넷째, 퇴직자나 이직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법이 부족하다.


다섯째, 대상자들이 이 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유사한 문제가 있었으나, 본인 신청이 아닌 사업주 책임으로 교부하고, 동료나 언론 등을 통해 제도를 인지하도록 홍보했으며, 신청-승인절차를 간소화하여 등록률과 수검률을 높였습니다.



건강관리카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제안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이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차원의 대안이 제안되었습니다.


첫째, 건강관리카드제도의 목적과 검진항목을 포괄적 건강관리가 아닌 직업성암 조기진단으로 국한하자는 의견입니다. 이렇게 하면 사업의 목적이 명확해지고, 대상자들이 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둘째, 신청인을 당사자로만 제한하지 말고, 사업주에게 책임을 부여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현업 종사자가 특수건강진단을 받을 때 검진의사가 대상자임을 확인하여 등록하면, 등록률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셋째, 건강관리카드 건강진단을 통해 암이 진단된 노동자는 별도 심사 없이 직업성암으로 인정하여 보상하자는 의견입니다. 이는 직업성암 조사와 심의에 드는 시간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건강관리카드 건강진단의 수검률도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넷째, 새로운 발암물질을 건강관리수첩 대상으로 지정하기 위한 공식적인 전문가 위원회와 투명한 의사결정 절차를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인과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 검진방법 타당성, 검진의 유해와 이득, 노출평가방법의 적절성, 업무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 노출수준과 지표, 검진대상 연령과 주기 등에 대한 판단에 대해 사회적 신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벤치마킹을 넘어선 창의적 혁신이 필요


건강관리카드 제도는 발암물질에 노출된 퇴직자들이 사업주 책임의 범위를 벗어나면서 이 책임을 국가가 부담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습니다.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전략, 관련 제도와의 연계방안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여, 실효성이 낮은 제도가 되고 있습니다.


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이상 일본의 제도를 벤치마킹하는 데 머무를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창의적인 혁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본 원고는 2025년 8월 22일 여수에서 개최된 한국산업보건학회의 라운드테이블(건강관리카드제도, 여전히 유효한가?)에서 다루어진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좌장 정진주, 토론자 김원, 스즈키 아키라, 이윤근, 최상준, 류지아, 송한수)


<참고> 건강관리카드제도의 법적근거와 용어의 변화

건강관리카드 소지자 건강진단의 법적근거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214조 - 215조에 기술되어 있습니다.

건강관리카드의 발급대상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별표 25>에 제시되어 있습니다.

건강관리수첩의 명칭이 2020년부터 건강관리카드로 변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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