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글을 주로 쓰다가 올해 회고를 적으려니 무척 어색한 기분이 듭니다. 눈 감았다 뜨면 뉴스가 넘쳐나는 분야라 그동안 소재 걱정을 해본 적이 별로 없는데요. 음, 아무래도 안되겠어요. 앞서 필진 세 분이 인사드린 2주 사이에 있었던 일들 중 연말이 아니었다면 AI 윤리 레터에서 분명 다뤘을 내용부터 간략히 적어봅니다.
- EU AI 법이 끝내 제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EU의 입법 최종 단계인 3자 협상 절차 직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반기를 들었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3일간의 마라톤 회의를 거쳐 타협안이 도출되었다고 하네요.
- AI 윤리 레터에서도 EU AI 법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 구글에서 소문만 무성하던 새로운 대형 멀티모달 모델 Gemini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Gemini의 다양한 능력을 선보이기 위해 공개한 영상이 조작 수준으로 편집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크게 망신을 사고 말았습니다.
후, 이제서야 제대로 인사를 드릴 수 있겠어요. 안녕하세요, 어쪈입니다.
언젠가부터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 순 없다는 진리를 절실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종종 제 일에 우선순위를 매겨보곤 해요. AI 윤리 레터 작성은 올해 내내 상위권이었습니다. 그만큼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프로젝트입니다.
날씨 화창하던 어느 봄날, 함께 책 읽던 다섯 명이 모여 소식지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AI 윤리 레터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름에서야 발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무려 2주만에 1호를 발송했죠. 매주 발행 역시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실행력 뛰어난 동료들 덕분에 오늘까지 100개가 넘는 소식을 함께 전하고 있네요.
첫 회의 때 당시 제가 남긴 노트에는 다섯 글자가 유독 강조되어 있습니다.
“일단 해보자!”
(노트 사진을 찍어서 공유하려다가, 제 글씨를 아무도 못 알아볼 것 같아 관뒀습니다.)
제 딴엔 회사를 다닐수록 제 글을 쓰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느끼던 터라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무모한 도전을 한 셈인데요. 이제는 달력 앱에 AI 윤리 레터 작성 일정의 반복 설정이 ‘무한’으로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