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송두리째 날아가지 않도록

불안함에 뒤척이는 밤, 있지 않나요?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제 안에 작아졌던 불안을 한순간에 커져 부대끼던 날이었어요. 불편한 밤을 보내고 다음 아침까지 힘들었던 저는 주어진 하루에 많은 일을 덜어내고 저에게 시간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감사일기를 읽었어요. 2024년이 된 후, 일상에서 감사한 작은 순간들을 매일 일기장에 적었거든요. 내게 중요한 걸 찾는다면 분명 이곳에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5월부터 다시 거꾸로 1월 1일까지, 하루하루 내가 무엇에 감사하고 기뻐했는지 읽고 기억에 남는 순간을 따로 적어보았습니다. 적다보면 10가지가 뽑히더라고요. 그 중엔 이런 것이 있어요.


✨나를 살게하는, 빛과 같은 사람들과의 만남

💬고통을 나누고 용기를 주고받는 대화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 받는 순간


이렇게 정리하고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불안은 정말 정체불명이며 스스로 원하지도 않은 것이 없다며 괜히 두려워했구나 싶더라고요. 다시 맑아진 마음으로 그날 하루는 산책도 더 길게하고 가족•친구들과 더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보냈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아도 또다시 바람이 불고 태풍이 다가오면 저는 흔들릴 거예요. 그때가 되면 스스로를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물어보며 나의 뿌리를 더 깊게 내려주려 합니다. 내가 송두리째 날아가지 않도록 말이죠. 흔들리는 당신도 자신의 뿌리를 지키며 더 깊고, 더 넓게 키워가길 응원해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살고 싶은, 무수 드림

#강남역여성살해사건8주기 #교제살인 #여성

🕯️ 5월 17일, 오늘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8주기예요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또 사회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나아간 지점도 있지만 분명 후퇴한 부분도 있어요. 여성이기에 겪는 폭력과 죽음을 같이 마주하며 기억하고 목소리 내봐요.

 
  • 🙏함께 추모해요.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 한국여성의전화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8주기를 맞아 논평을 내며, ‘계속되는 퇴행에도 포기하지 않고 성평등을 위한 투쟁을 이어간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5월 17일 오늘 강남역 10번 출구 저녁 7시 30분에 추모집회를 해요. 또한 온라인 추모공간도 열었습니다. 같이 할 수 있는 걸 해봐요.
 
  • 💥연인을 죽이는 ‘교제살인', 심각한 사회문제예요
    • 지난 6일, 서울 강남역 근처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20대 남성이 긴급체포되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자료에 따르면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게 살해되는 ‘교제살인'은 지난해만 최소 138명이며, 교제폭력으로 검거된 피의자는 1만 3939명으로 2020년 대비 55%나 증가했어요. 심각한 사회문제이지만 교제폭력은 스토킹처벌법이나 가정폭력처벌법 대상이 아니라 접근금지・분리조치 등이 불가능해요. 반의사불벌죄라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데, 친밀한 관계이니 더욱 가해자의 회유와 협박으로 신고조차 쉽지 않습니다. 교제살인을 막기 위해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되어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이제서야 정책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보완하겠다며 움직이고 있어요. 때문에 심각한 교제살인에 대해 제대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비판해요.

      • 🎤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 "(교제살인)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으면서 피해자를 보호하는 정책을 잘 만들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국가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야 신고율도 올라가고, 살인에 이르기 전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 🎤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교제폭력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부모, 가족까지 해치는 경우가 있어 주변의 도움을 통한 문제해결보다는 공권력의 개입이 필요하다. 관련 법안이 현재 없는 상황에서 형법을 적용해 처벌해야 하는데 ‘반의사불벌'이 걸림돌이 된다. 처벌의사를 묻기보다 피해자가 처해있는 상황을 정확히 물어보고 보호시설이나 상담 등 분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필요하다. 교제폭력 관련 법을 제정하거나 가정폭력처벌법을 개정하는 등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 🎤 이소희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장 “의대생이라는 사실에 집중하는 건 젠더폭력 가해자가 될 리 없다는 통념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가해자에 대한 좋은 평판을 부각시키는 것도 그 사람의 의외성에 주목하게 하여 일상다반사로 발생하는 젠더폭력이 사회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축소될 수 있다.”

  • 👥 진상규명 결정까지 43년, 이제야 말하는 5・18 성폭력
    • 2018년 서지현 검사 ‘미투'에 용기를 낸 김선옥님은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대에 붙잡혀 고문을 받고 성폭력을 겪었다고 증언했어요. 이를 시작으로 국가인권위원회와 여성가족부, 국방부가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을 만들고 이후 2020년에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기반해 직권조사가 이뤄졌어요. 이에 지난해 12월 16건 성폭력 사건에 대해 국가는 진상규명 결정을 내렸습니다. 피해를 말하는데 38년, 진상규명 결정까지 43년이 걸렸습니다. 피해자들은 모인 간담회 자리에 경향신문이 독점 취재해 이야기를 전했어요. 그중 일부는 나눠볼게요. 
       
      • 🎤 민숙님 “그때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어서 살려준 것만 해도 감사하다 생각했지만 정신과 약을 수년 동안 먹었어요. 너무 힘들고 견딜 수 없더라고요. 나는 봄이 왔다는 아카이사 냄새가 너무너무 싫어요. 어제 우리 손자가 휴가 나왔는데 할머니한테 올 때는 군복 입지 말고 그냥 옷 입고 오라고 했어요. 그래도 오늘 우리가 진짜 만났잖아요. 그냥 이렇게 산 것만 해도 감사해요."  

      • 🎤 연순님 “평생 말도 못 하고 가슴앓이만 하고 지내왔다. 여기 와서 이런 말이라도 하니까 가슴이 후련하고요. 아직은 뭐 해결된 게 없어요. 그래도 제가 용기가 있는 거잖아요.”

      • 🎤 이다감 상담사 “만약 3명만 증언했다면 누구도 믿지 않았을 겁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증언을 해주셨기에 진상규명을 할 수 있었어요. 52명 중에 거절하신 분들도 많았고 돌아가신 분, 정신병원에 계신 분들, 알츠하이머 때문에 증언할 수 없는 분들이 많았어요. 증언해주신 여러분이 주인공이고 산 증인이세요.”

      • 🎤 윤경희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팀장 “위원회의 진상규명 결정은 시작이다. 고립되고 감춰졌던 피해자들이 세상에 나와 목소리를 낸다면 집단의 힘이 될 것이다. 피해자의 증언이 첫 진상규명 조사를 이끌어냈듯이 개인의 증언이 위원회의 조사로 역사의 기록이 되는 것을 지켜본다면 가려진 피해자들을 공론장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 사는 여성의 일상, 유엔도 걱정해요

지난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의 ‘제9차 한국 국가보고서 심의'가 열렸어요. 여성차별철폐협약에 가입한 한국은 4년마다 관련 정책 성과를 국가보고서로 제출해왔는데요. 심의 자리는 6년 만에 이뤄졌어요. 위원회의 우려 섞인 질문과 정부의 답변이 오갔어요. 일부를 나눠보자면요.


  • ❔위원회 “2년간 성평등 정책이 줄어들고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서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사라지고 있다.”
  • 💬정부 “여가부 소관 양성평등위원회를 통해 여성과 성평등 관련 주요 정책을 심의하고 있다.”
  • 📑그러나 실제로는 양성평등위원회는 단 두 차례 서면으로 진행되었고, 올해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어요


  • ❔위원회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후 임신중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가 없다. 임신중지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거나 유산유도제를 승인하는 등 후속조치가 마련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 💬정부 “모자보건법 14조를 기준으로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유산유도제는 승인 신청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 📑그러나 모자보건법은 개정 입법 시한이 지나 법적 효력이 없는 상태이며, 유산유도제 절차는 약 4년 동안 진전이 없어요


  • ❔위원회 “‘비동의 강간죄' 입법은 왜 이뤄지지 않는가. ‘피해자의 자발적인 동의 여부'를 강간죄 구성 요건으로 둬야 한다.”
  • 💬정부 “한국 형법은 폭행이나 협박에 의한 성관계만 ‘강간'으로 본다. (비동의 강간죄) 도입에 앞서 성폭력 범죄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여성단체들은 정부가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했다며 비판했어요. 이에 정부가 여가부 폐지 정책를 없애고 성평등 기구가 제대로 역할하도록 부처의 예산, 조직, 권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요.



💬 무수의 코멘트

위민온웹(Women on Web)을 알고 있나요? 2005년에 시작한 초국적NGO인 이곳은 안전한 임신중지에 대한 정보와 서비스 접근 보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어요. 허나 한국에선 위민온웹 웹사이트나 2019년 이후 접속이 차단되었어요. 위민온웹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안전하게 임신을 중단하는 것을 돕고자 의약품을 제공한 것이라며 행정소송을 냈는데요. 재판부는 허가 받지 않은 임신중지유도제를 판매했다며 접속 차단을 인정했어요. 이 문제가 지속되자 최근 지지서명을 받는 캠페인을 열었어요. 5년 동안 임신중단에 대한 입법공백을 비판하며 검열에 저항하는 행동이에요. 언제나 비워진 것은 목소리를 내며 채워왔어요. 함께 관심갖고 참여해봐요! (지지서명 , 위민온웹 인스타그램)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대전퀴어문화축제 #퀴어

🌈 5월 17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BIT)이에요

이를 기념하며 경향신문과 오마이뉴스에서 퀴어 당사자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요. 이중 일부를 같이 담아볼게요.


  • 🎤 A님 논바이너리・초등학교 기간제 교사 “마땅한 해결 방법이 생각 안 나서 일단 참고 넘어가는 편이었어요. 만약 제가 정규직이어서 그 학교에 몇 년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아마 목소리를 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계약직이기도 하고, ‘어차피 나는 이 학교 떠날 사람이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성소수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민원도 들어오고, 최악의 경우 징계까지도 받을 수 있겠다 싶어요. 저희 학교에서는 드러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 없어요. (학교와 교육에 꼭 필요한 것이라면) 첫 번째는 ‘이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걸 알려주는 것, 두 번째는 자신의 성적 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세 번째는, 간절하게 원합니다. 성중립 화장실"


  • 🎤 사한월 현대중공업 직원・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 “조선소 동료들이 대개 ‘아저씨'에요. 제가 커밍아웃 하면서 ‘저 성소수자에요'라고 하면, 아마 아저씨들은 ‘그래, 오늘 점심 뭐먹지?’라고 하실 거거든요. 회사도 저에게 불이익이나 특별한 조처를 하진 않을 겁니다. 제 정체성이 제 업무역량에 지장을 주진 않으니까요. 하지만, 가족수당이나 사실혼 파트너와 관련한 회사복지를 누릴 순 없을 거예요. ‘성소수자의 권리'와 관련된 내용은 회사와 협상거리가 되지 못해요…제가 이렇게 힘든데 다른 성소수자들은 어떻겠나 싶은 생각이 참 많이 들어요. 그래도 우리는 서로 모여 유의미한 목소리를 내야 해요. 희망을 잃지 않고요. 유효한 지점에서부터 하나씩 바꿔나갔으면 좋겠어요. 만약 현장에서 불평등한 일이 발생한다면 저는 다음날부터 피켓 들고 현장 앞에 서 있을 거예요. 같이 노력해요.”


  • 🎤 박도담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상담사 모임 ‘다다름' 대표 “사회가 계속해서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배제해 혼자만의 자긍심으로는 자신을 지키기가 너무 어려워지고 있어요. 억지로 희망만 보기보다는 좌절감을 남들과 나누며 혼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해요. 내담자들에게 ‘아플 때 아파하더라도 혼자가 아니라 함께 아파하고, 다시 살아가자'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상담자들이 성소수자 상담을 너무 어렵게만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성소수자에 대한 많은 공부가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성소수자 내담자도 진로・인간관계 등 평범하고 다양한 고민이 있습니다. 개인의 고유한 모습을 균형 있게 봐야 해요.”


🏳️‍🌈 대전에서도 퀴어문화축제가!

대전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에요! 지난 14일 대전퀴어축제조직위는 출범을 알리며 올해 첫 대전퀴어문화축제를 열기 위해 힘차게 나아갈거라고 밝혔어요. 슬로건은 ‘사랑이쥬(사람 is you), 우리 여기 있어' 모든 사랑을 존중하고 이해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해요. 허나 대전시장와 지역 내 보수단체의 반대로 어려움이 있어요. 과거 이장우 대전시장은 성인지정책담당관실 폐지를 두고 ‘왜곡된 성평등 부서를 폐지했다며 동성애 걱정 없도록 하겠다’는 혐오발언을 했고 퀴어 혐오를 내세운 단체에 대전시 인권기관 운영을 위탁해 논란이 되기도 했어요.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단체들은 역시 기자회견을 열며 삭발식까지 진행했습니다. 그럼에도 대전퀴어축제 조직위는 대전 지역에서 꼭 퀴어축제를 열겠다는 의지를 외쳤습니다.


  • 🎤 “‘대전이 퀴어 혐오 배출의 근거지가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대전에서 퀴어문화축제를 열려고 한다. 퀴어축제는 그 자체로 차별에 저항하는 움직임이자, 우리의 존재를 지울 수 없다는 외침이다.”


지역의 퀴어문화축제를 응원하고 싶다면, 새로 열린 대전퀴어문화축제 인스타그램도 구경하고 소식을 계속 관심있게 봐줘요.

활동가 맞으십니다~

세상의 모든 활동가들 파이팅! :)


🤍 아동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는

아동권리활동가 토토

지난 레터인 ‘무수의 편지, “활동가 멋있나요?”’를 읽고 힘찬 응원을 전해줘서 고마워요! 아동의 목소리를 알리는 토토님의 활동도 무척 궁금해져요. 기회가 된다면 저마다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깊게 나눠보고 싶네요. 언제나 비난받기 쉬운 글을 쓰는게 쉽지 않은데요. 그래도 응원과 지지의 피드백을 들으면 해야할 이야기구나 싶어서 다시 용기가 생깁니다! 같이 나눌 이야기가 가득해요. 지금처럼 모보이스 계속 읽어주고 같이 대화도 나눠요.

☘️ 무수
🎤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줘요
이번 모보이스를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말해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불투명한 사랑 이야기를 기다려요
한 달에 한 번은 사랑 이야기 가득 해보고 싶어요
이 자리는 당신의 자리입니다.
당신에게 전하는 세번째 질문!
"무언가를 혐오하는 자신을 알아챘을 때,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고 비난하는 마음을 달래준 노래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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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폐허에서 무엇을 위해 살고 사랑하고 싸워야했지? 무엇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야 했지? 대답을 찾는 사람들이 날마다 태어나고 제 몫을 해내다가 어느 아름다운 날의 노을처럼 장엄하게 지면 좋겠다.

 

<삶의 발명>,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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