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색 비틀 사진을 찾다 비틀은 히틀러의 지시로 만들어진 자동차라는 사실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폭스바겐 심볼도 이번에 처음 안 차알못… 😱) 그리고 폭스바겐 비틀과 관련된 아주 유명한 광고가 3개 있다는 것도요!

그야말로 ‘레몬’, ‘불량품’이라는 말을 새롭게 정의해버립니다. 1961년 이 광고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 비틀이 후에 레몬색 모델의 불량 이슈로 ‘불량 중고차’의 대표 주자가 되다니 이 또한 놀랍습니다만… 😅

<로톡>에서부터 굿바이 비틀 광고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보의 바다를 헤엄쳤는데요. 

비틀의 <Lemon>은 <폭스바겐은 왜 고장난 자동차를 광고했을까>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책에도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더라고요. 기업들의 브랜드 마케팅 사례를 소개하는 책으로, 원서 제목은 펭귄북스 로고🐧에 관한 일화인 <The Prisoner And The Penguin>이지만 국내에서는 폭스바겐을 제목으로 삼은 것도 흥미롭습니다.

2013년에 출간된 책이다 보니(국내에는 2014년에 번역되었고 2020년에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사례들이 오래됐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독자들이 많았어요.

이왕 신판을 내는 김에 나이키의 카피 ‘저스트 두 잇’의 배경이나 잘못 쓴 철자에서 만들어진 구글 브랜드명, 이케아가 조립식 가구를 판매하게 된 계기 등 지금도 꾸준하게 사랑받고 트렌디하게 여겨지는 브랜드 사례를 제목으로 꾸렸다면 약점을 보완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

사례는 조금 낡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가치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았잖아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60편을 서너 쪽에 걸쳐 짧게 다루고 있어 자투리 시간에 짬 내어 읽기에도 부담 없답니다.

이번 주는 평소와 다른 글을 써보았는데요. ‘레몬마켓’과 ‘피치마켓’은 왜 레몬과 복숭아일까 하는 작은 궁금증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일화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이야기’ 덕분에 단어가 가진 스토리, 대중에게 각인되는 제품의 스토리 등 ‘이야기의 진정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1958년 후쿠오카 출생. 윤동주가 다녔던 도시샤 대학의 영문과를 졸업하고, 섬유 회사에 취직했지만 남자 직원의 보조만 하는 단순한 일에 질려 일 년 반만에 퇴사, 카피라이터와 게임 잡지기자로 활동. 게임 잡지 기자로 활동하며 얻은 지식으로 그 클리셰를 비트는 판타지 라이트 노벨을 쓰기 시작, <고쿠도 군 만유기>로 일약 대성공(본작은 국내에서 <천방지축 모험왕>으로 알려진 애니메이션의 원작이기도 하다). 성공을 거두자마자 구매한 샤넬 자켓을 시작으로, 그녀의 '방탕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평범한 본명 대신 담당 편집자가 토끼를 기른다는 것에서 착안한 '나카무라 우사기'라는 필명의 여자가 글쟁이로 유명해지는 것은 이러한 본인의 '쇼핑 중독'을 고백하는 글들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입니다.

제 얼굴에 대한 책임을 의사에게 전가한 거죠. 남자와 달리 여자는 미모를 비교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닌 것 같으면서도 실제론 외모가 사회생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지요. 근데 얼굴은 DNA가 만든 것임에도 “못생겼다”라는 말을 들으면 마치 얼굴이 아니라 인격을 무시당한 느낌을 받아요. 참 이상한 일이에요. 얼굴을 바꾼 후부터는 “참 못생겼다”라는 말을 들으면 성형외과 의사 책임으로 돌려버려요. ('왜 그렇게 성형을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자신의 여성성 가치를 확인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를 상품화하는 그녀의 퍼포먼스를 보며 나는 여성스러움을 극대화하여 연출하는 드래그 퀸(drag queen)을 떠올린다. 이성애 제도 안에서 여성성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을 연기하는 그녀가 의식하고 있는 시선은 오로지 여성 독자의 시선이기 때문이다.

(중략) 나카무라 우사기도 여성성의 가치 상승을 위한 노력을 과장되게 표현함으로써 희화화를 노린다. 퍼포먼스를 통해 '여성'이라는 젠더 허구성을 까발리고 더불어 그 허구에 멋대로 욕정을 표출하는 자동 기계 같은 남성의 욕망을 철저하게 웃음거리로 만들어 보인다.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여학교 시절의 추억이라면 졸업식 답사다. 뻔하고 예쁜 말만 하는 답사가 싫어서 친구들과 함께 답사위원회를 만들고 내가 원고를 썼다. 내용은 '이런 온실에서 자란 우리가 세상에 나와 통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을 토로한 것이었다. 이 속마음을 담은 답사는 물의를 일으켜 졸업식 후 교장이 불러 '너는 자신이 쓴 답사를 10년 후에 후회할 거다'라고 했지만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면 이 학교의 크리스트교적 세계관은 정말로 통용되지 않았거든(웃음).

나는 내 안에 있는 기독교적인 정의감과 인간주의에 시달렸지만, 동시에 그것들이 나라는 인간의 기초 부분을 지탱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 학교는 좋든 나쁘든 나의 근간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