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오두막 레터에 지네님이 보내신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더라고요. 글을 보고나니 요즘 제가 끙끙거리고 있는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렇게 글을 적어봐요.
'요즘' 끙끙거리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 요즘은 아닙니다. 끙끙거리는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게 어언 6년차거든요. 그런데 또 끙끙거리는 관계로 정의하기에는, 이 친구 덕에 제 세상이 넓어지고, 행복하고, 설렌 일들이 참 많았어서..그리고 제가 참 많이 좋아해서 좀 속상한 감이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래서 끙끙거리는 관계로 정의하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마 모두가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는 짝사랑이라는 말이 있을거예요. '친구니까 이정도는 괜찮지 않나? 친구니까 이러면 안 되는건가? 친구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로 서운해 하고 상처 받고 사심 채우고 실망하고.. 그 친구 마음이 어떻든 저 혼자 부단히 좋아하고 있어요.
며칠 전에는 그 친구가 저한테 상처 받은 적이 있다는 말에 내심 기뻤습니다. 마냥 의미없는 사람은 아니었구나, 내가 이 친구에게 어떤 감정을 줄 수 있는 정도는 되는구나 싶었어요. 지독한 짝사랑이죠? 그래서 제 예민함이 미워 질때가 많았어요.
내가 좀 덜 예민했다면 이런 건 그냥 넘길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좀 더 덤덤하고 쿨한 사람이었다면 이 친구에게 더 매력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수없이 생각해서 내 예민함이 미워질 때가 많았습니다. 그 친구의 예민함은 저보다 훨씬 크거든요.
그래도 내가 이 사람한테 어필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면 제가 예민한 덕에 이 친구의 맘을 좀 더 잘 알아줄 수 이고, 또 덕분에 섬세함, 다정함이 있다는 거예요. 이거라도 있어서 내 예민함이 조금 이뻐 보일 때도 있어요.
이런 예민함 같은 관계에서 오늘도 끙끙 거립니다. 그래도 이 친구가 나한테 상처 안 받았으면 좋겠고, 나 때문에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나 없이도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나한테만 의지하면 좋겠지만, 나 말고도 의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