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콤비네이터 S23 배치를 통해 알아보는 실리콘밸리 시드 투자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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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를 탐구합니다
2023년 가장 최근의 와이콤비네이터
  


    6개월마다 진행되는 실리콘밸리 대표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C")의 데모데이가 지난 9월 6일과 7일 양 일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생성형AI 대중화 이후 최초의 데모데이이면서 개리 탠(Garry Tan)이 YC의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한 이후 진행되는 첫 데모데이란 점에서 여러가지 변화들도 목격할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AI를 내세운 기업이 전체 218개 참가 기업의 60% 이상을 차지한 2023년 여름배치 와이콤비네이터

    또한 이번 배치의 데모데이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마지막 YC 데모데이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프로그램은 지난 겨울 배치 하이브리드로 전환하였고, 이번 여름부터는 대부분의 참가 기업들이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YC 오피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배치 규모 증가', '해외 스타트업 참여', '온라인 데모데이'와 같은 변화를 겪은 YC는 2024년부터는 팬데믹 이전의 '소규모 배치', '실리콘밸리 중심', '오프라인 데모데이'로 다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배치부터 오프라인 중심으로 진행된 와이콤비네이터 프로그램

    지난 WeeklyEDGE에서 다뤘던 것처럼 와이콤비네이터 위기설은 매 번 프로그램 진행시마다 반복되는 단골 소재입니다. 특히 과거 소수 정예 중심의 배치 규모, YC를 졸업하더라도 $10Mn 이하 기업가치에서 진행되던 데모데이 라운드를 그리워하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대규모 배치 프로그램과 YC 프리미엄이 적용된 높은 기업가치가 달갑지만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배치부터는 YC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비판들도 눈에 띄입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바로 '다양성'의 실종입니다. 과거부터 B2B SaaS 기업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배치부터는 AI와 SaaS에 대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진 모습입니다.


    에어비앤비, 인스타카트, 코인베이스, 도어대시, 로켓랩, 오픈씨와 같은 기업들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며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YC가 여전히 '카테고리 창조자들'을 배출하는 아이디어의 다양성에 기반한 프로그램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이 점차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는 와이콤비네이터 최신 트렌드

    1️⃣ 배치 규모


    이번 배치에 참여한 기업은 총 218개로 집계되었습니다. 2021년부터 한 배치 당 300개 이상으로 증가하던 배치 규모가 꾸준히 축소되어, 이제는 팬데믹 이전인 2019-2020년 당시 규모와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YC를 졸업한 기업 수는 총 489개로, 전년도인 664개 대비 26% 감소한 수준입니다.

    2️⃣ 지역 분포


    이번 배치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해외 스타트업의 참여가 급격히 감소한 것입니다. 이번 배치에 참여한 기업 중 약 84%가 미국과 캐나다의 스타트업으로 분류되며, 다른 지역에서 참여한 기업은 16%에 그칩니다.


    또한, 이번 배치에서는 인도 및 남미 스타트업의 참여가 크게 줄어든 특징을 보입니다. 동남아시아는 한 곳의 기업만, 한국 기업은 전혀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이로써 해외 기업의 YC 참여 비중은 팬데믹 이전인 2017년 이후로 최저 수준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3️⃣ 섹터 및 키워드


    와이콤비네이터는 전통적으로 B2B/SaaS 기업의 비중이 높은 프로그램입니다. 시드 단계에서 $2 - 3Mn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Product-Market Fit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린스타트업 형태의 접근 방식에 적합하기 때문에 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비중이 높은 것입니다.


    이번 배치부터는 AI를 활용한 스타트업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이러한 소프트웨어 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입니다. 과거에는 핀테크나 컨슈머, 바이오와 같은 기업들도 프로그램의 한 축을 담당하였으나 이러한 프로그램의 다양성은 점차 사라지는 모습입니다.


    AI 트렌드: AI를 활용한 vs. 더 나은 AI

    이번 배치에서 AI를 내세운 기업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영역은 소위 'AI-Powered'를 내세은 특정 어플리케이션 관련 스타트업들이었습니다. 


    • Nowadays: 기업 행사 계획을 위한 AI 공동 기획자
    • Guac: 식료품 소매를 위한 AI 기반 수요 예측
    • Roundtable: 고객 설문 응답 예측
    • Intelliga: AI 전화 플랫폼
    • Twine: 중소기업을 위한 AI 텍스트 메시지 접수원
    • Revamp: 전자상거래를 위한 AI 기반 고객 세분화
    • Hidden Hand: 소송법 사무소를 위한 AI 파라리걸
    • Vizly: 기업을 위한 AI 기반 데이터 분석
    • Remy Security: LLMs로 자동화된 제품 보안 리뷰
    • Solve Intelligence: 변호사들의 특허 작성을 위한 AI
    • Fiber AI: 기업을 위한 발굴 및 외부 마케팅 자동화
    • Greenlite: 모든 핀테크 및 은행을 위한 AI 준수 팀
    • Agentive: AI 기반 감사 플랫폼
    • Infobot: AI 생성 뉴스 네트워크
    • Outset: AI 기반 사용자 인터뷰
    • SID: Google, Notion 및 이메일 데이터를 LLMs에 연결
    • Quack AI: 기업에 오픈 소스 효율성을 제공하는 AI 동반자
    • Flint: 학교용 ChatGPT


    Agentive - AI를 활용한 회계 감사
    Dili - AI를 활용한 투자 실사
    Osium - AI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AI 서비스와 초거대 언어 모델의 약점을 공략하는 AI 관련 다양한 솔루션들도 눈에 띄입니다. 생성형AI 등장 이후 약점으로 지적된 엔터프라이즈 관련 LLM, 프롬프트 보안, 할루시네이션과 같은 문제점을 공략하는 스타트업들, 그리고 현재 수 천억 원의 투자가 소요되는 AI 모델 트레이닝 및 GPU 관련 비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hadeform - GPU를 클라우드처럼 나눠쓰는 서비스
    GigaML - 온프레미스 LLM을 배포하기 위한 플랫폼
    Automorphic - 보다 적은 수의 샘플로 언어모델을 훈련할 수 있는 기술


    와이콤비네이터 프리미엄의 실체


    Carta에서 최근에 발표한 미국의 라운드별 기업가치 분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제품 출시 이전인 프리시드 단계의 상위 25% 기업은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를 기반으로 할 때 기업가치가 약 $10Mn으로 측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SAFE가 아닌 정식 계약서를 사용하는 'Priced Seed' 단계의 상위 25% 기업은 기업가치가 약 $23.2Mn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2023년 7월 5일 - 9월 5일 사이 집계된 미국 벤처 투자의 라운드 별 기업가치 범위

    YC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90% 이상은 프리시드 단계 기업으로 분류됩니다. 이번 배치의 경우 참여 기업의 75%가 전혀 매출이 없는 단계에서 아이디어만 가지고 3개월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으며, 무려 85%에 달하는 기업은 프로그램 참여 이전 전혀 외부 자금을 조달한 적이 없는 신생 기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졸업하는 단계에서 펀딩에 나서는 기업들이 제시하는 기업가치는 대부분 $15Mn - $35Mn 범위 내에서 형성됩니다. 국내에서는 시리즈A 단계 기업들도 500억 원 이상 기업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려운데 2023년 설립된 2명의 창업자로 이루어진 팀들도 대부분 2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사업을 시작하는 셈입니다.

    스토리와 레쥬메 만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YC 기업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Jeff Weinstein의 글

    그러나 FJ Labs의 Jeff Weinstein이 지적한 대로, 단기간의 미미한 성과와 창업자의 경력만으로 자금을 조달한 YC 기업이 12개월 이내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추후 펀드레이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는 YC 참여 기업들이 명심해야 할 중요한 조언입니다.


    YC에서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3년 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백 개의 기업이 실제로 폐업 또는 휴업 상태에 있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잘 알고 있는 현지 투자자들이 YC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점점 프로그램에 비중을 두지 않는 현상은 YC 측에서도 곱씹어 봐야할 부분입니다.


    오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글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은 웨비나를 통해 좀 더 상세히 다뤄볼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보다 차별화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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