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토크란?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된 GV!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181 [인디토크] 특집호
10월 25일 오늘의 큐 💡   
Q. 재밌게 본 그 영화,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날은 추워지고, 해는 일찍 지고! 🍂 요즘 부랴부랴 가을 옷들을 꺼내면서 '이렇게 갑자기 추워지다니.. 눈 감았다 뜨면 겨울이 와있을지도 몰라..' 생각했던 건 저뿐만이 아닐 거예요.
오늘은 겨울이 오기 전에 한 번쯤 돌아보면 좋을 시간들을 데려왔어요. 바로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된 특별한 GV, 인디토크 시간인데요! 감독과 배우, 그리고 특별한 초대손님들이 모여 앉아 나눈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은 그간 인디즈가 열심히 기록해왔다지요. 
덕질을 해본 사람이라면 눈물겹게 공감할 이야기,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 이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 〈절해고도〉 + 눈에 보이는 연대를 믿어 의심치 않는 〈퀴어 마이 프렌즈〉까지! 영화와 함께 한 시간들을 고스란히 남겨주신 인디즈에게 박수를 보내며👏 종종 그 어떤 에세이보다 충만한 울림을 전달해 줄 이 기록들을 님께 보내드립니다.
오늘 만나 볼 이야기

1. 💞 긍정의 힘을 나는 믿지 -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2. 🙋 예상치 못한 순간들의 만남 - 〈절해고도〉
3. 💊 힘들어도 괜찮아, 우린 함께니까! - 〈퀴어 마이 프렌즈〉
긍정의 힘을 나는 믿지 💞
흩어진 꿈을 모아서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인디토크 기록

참석 권하정, 김아현 감독, 출연자 구은하
진행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기록 인디즈 진연우

*인디토크 전문은 하단의 '인디토크 전문 읽기'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이화정: 이승윤 씨와 연결이 되어서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게 쉽지 않지만, 제작비 확보도 안 된 상태로 경험이 없는 감독님들이 의기투합해서 이런 과정을 완수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에요. 그 모든 과정을 통과하고 영화제에서도 굉장한 호평을 받고,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선보이는 개봉 날까지 오셨어요.

김아현: 저는 계속 촬영 일을 하고 있어서 어제도 어김없이 일을 하러 갔는데, 저희 영화를 본 스태프의 친구가 저한테 편지를 써서 줬더라고요.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그런 희망이 생겼다. 그런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언젠가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말을 남겨 준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제가 오히려 더 위로받아서 ‘이 친구의 마음도 받았으니까 나 진짜 정신 똑바로 차리고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화정: 최근에 이 영화를 위해서 세 분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더라고요. 이름이 ‘아하’예요. 약간 웃는 것 같죠? 그런데 영화에서도 사실 큰 위기가 닥치기 전까지는 계속 웃고 있잖아요. ‘힘들지 않나? 안 싸우나? 이렇게 일을 하는데 이렇게 다툼이 없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긍정적인 부분이 공통점인데 이렇게 만나기는 쉽지 않거든요. 그런 성격이랑 저력이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세요?

 

권하정: 저는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장난치면서도 인상을 쓰고 있지만, 아현이는 굉장히 긍정적인, 다 된다는 그런 식의 사람이에요. “이승윤 씨가 올 거다. 무조건 좋아한다. 무조건 된다.” 아현이가 이렇게 말해 주면 은하가 또 개그캐이기 때문에 같이 장난을 쳐 줘요. 그럼 저도 불안하지만 분위기의 장단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춤도 추고 웃으면서, 불안을 살짝 잊어버리면서 지냈어요. 어떻게 보면 저희가 친구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뭔가 축 쳐져 있기보다는 괜히 그런 거 있잖아요. 일이 엎어졌을 때에도 ‘이렇게 엎어졌다가 갑자기 다 잘되는 거 아닐까?’ 이런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면서 서로를 격려했었던 것 같아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감독 권하정, 김아현

출연 권하정, 김아현, 구은하, 이승윤

79|다큐멘터리|전체관람가


“내 가수 뮤직비디오는 내가 만든다!” 
대학 졸업 후 혼자만의 동굴에 들어가 있던 하정, ‘듣보’이던 이승윤의 음악이 그에게 위로를 건네고 새로운 꿈을 꾸게 만든다. 
하정, 아현, 그리고 은하 이 세 ‘듣보인간’의 진심이 이승윤에게 닿고, 세 사람의 꿈은 네 사람의 거대한 도전으로 바뀌게 된다. 
뮤직비디오는 처음인 그들 앞 모두가 안 될 거라고 말할 때, 이들은 용감하게 도전하는데…
과연, 이들의 뮤직비디오는 무사히 완성될 수 있을까?

🙋 예상치 못한 순간들의 만남 
두 번의 삶
〈절해고도〉 인디토크 기록

참석 김미영 감독, 박종환, 이연 배우
진행 정성일 평론가
기록 인디즈 김태현

*인디토크 전문은 하단의 '인디토크 전문 읽기'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정성일: 〈절해고도〉가 어디서 시작된 이야기인지 궁금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시나리오가 단숨에 쓰여진 것이 아니라, 계속 고쳐나가며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시나리오의 첫 출발은 어디였습니까?

김미영: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너무 사는 게 힘들어서 삶을 리셋하고 싶은데,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만약에 삶을 다시 살게 되면, 그건 지금의 제가 아닌 거잖아요. 그런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딸에 대한 영화를 찍어봤었는데, 다 못한 부분이 있다고 느껴 다른 방식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정성일: 김미영 감독의 전작을 보지 못하신 분들은 궁금하실 수 있을 것 같아 간략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전작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다루지만, 아버지와 딸 이야기라는 교집합이 있습니다. 또 둘 사이에 어머니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절해고도〉는 같은 설정을 반대 방향에서 다시 그려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김미영 감독에게 여쭤보자면, 아버지와 딸의 관계라는 것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십니까?

김미영: 내가 살아가게 될 타인의 세상을 대표하는 사람 같습니다. 엄마처럼 제가 일방적으로 사랑할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분명 뭔가를 저에게 준 사람. 제가 앞으로 살아가게 될 세상을 대표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관객: 영화에 등장하는 대사를 경유해 세 분께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삶에서 원해서 가지게 된 것이 있는지, 또 원하지 않았지만 갖게 된 것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있는지 궁금합니다. 

김미영: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으니까 원하는 것을 얻어야겠죠. 그런데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고, 원해서 먹으면 뒤끝이 안 좋을 때가 많더라고요. 오히려 계획하지 않은 순간에 더 중요한 것들을 얻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영화를 찍기 위해 지금의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만나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원해서 얻어진 것이라기보단, 예상치 못한 순간들에서 비롯된 것 같거든요.

이연: 원한다고 가질 수 있는 게 참 없더라고요. 시간도 없고, 휴가도 마음대로 갈 수 없고, 이게 내 인생인지 세상의 인생인지 알 수 없는데요. 자잘한 것들을 떠올려 보면, 이 옷은 제가 원해서 가진 거고요. 헤어 스타일도 제가 원해서 한 헤어 스타일이고요. 인생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것이 거의 태반이니까, 하루 24시간 안에 행복하게 살기 위해 사소한 것들을 제가 원하는 것들로 채우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작은 선택들을 통해 제가 원하는 인간상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원하지 않아도 갖게 되는 것은… 인연의 시작은 제가 원해서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노력의 시절이 지나고도 제 곁에 남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건 제가 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에, 제 곁에 남아주신 모든 분께 요즘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박종환: 이 작업을 함께 하는 것은 제가 원했던 것이고요. 작업을 통해 이렇게 여러분들을 만날 것이라는 건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지점인 것 같아요. 개봉이라는 게 항상 원하지만, 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모든 영화가 개봉이 보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서요. 이런 순간들은 저에게 선물 같습니다.

〈절해고도〉 

감독 김미영|110분|드라마|2021


“돌아갈 수 있는 길이야. 막힌 길도 아니고.”  

촉망받는 조각가였던 윤철은 아내와 이혼 후 지방 소도시에서 무엇이든 납품하는 인테리어 업자로 살고 있다. 윤철에게는 지나라는 딸이 있는데 그녀는 아빠를 닮아 미술에 재능을 보인다. 어느날 지나의 고등학교에서 윤철에게 호출이 오고 기괴하고 어두운 그림을 아무데나 그리며 문제아로 낙인 찍힌 지나는 미대 진학을 포기한 채 갑작스레 출가를 선언한다. 윤철 또한 바람처럼 자신에게 불어온 여자 영지를 만나 예측하지 못한 사랑에 빠진다.

생의 길목에서 한 선택들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까. 그리고 우리는 어디에서 다시 만나게 될까. 절망의 앞에서 도망치지 않았던 당신에게 도착한 마음의 필적. 인생이라는 협곡, 나라는 절망, 다시 여기라는 절경 ‘절해고도’

💊 힘들어도 괜찮아, 우린 함께니까!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
〈퀴어 마이 프렌즈〉 인디토크 기록

참석 서아현 감독, 출연자 송강원, 〈너에게 가는 길〉 출연자 나비, 비비안
진행 강사라 프로듀서
기록 인디즈 임다연

*인디토크 전문은 하단의 '인디토크 전문 읽기'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강사라: 〈퀴어 마이 프렌즈〉는 퀴어 당사자가 아니라 엘라이의 관점에서 영화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너에게 가는 길〉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아현 감독님은 〈너에게 가는 길〉을 어떻게 보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또한 〈너에게 가는 길〉을 보셨던 게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 있어서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서아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할 때 봤었는데 편집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 저는 강원을 지지하는 친구가 되고 싶다고 생각을 했지만 제가 당사자가 된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너에게 가는 길〉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부모님들께서 ‘누구 엄마입니다’, ‘누구 아빠입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며 ‘부모는 당사자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면에서 제가 친구로서 이해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이 세계를 온전히 자기화하기 위한 발버둥이 있었을거라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던 것 같아요. 우리 영화도 누군가한테 이런 울림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강사라: 작년에 서울 퀴어문화축제에 홍보를 하러 갔었는데 그때 어머님들이 프리허그도 해주셔서 같이 사진도 찍었어요. 어떻게 보면 두 분이 〈퀴어 마이 프렌즈〉의 엄청난 엘라이가 되어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에게 힘든 순간에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비비안: 엘라이라고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아이가 커밍아웃을 했을 때 충격이나 힘듦이 컸죠. 하지만 내가 이 정도로 힘든데 본인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저희 아이는 7년 동안 스스로를 부정하고 혐오하는 시간을 겪었는데 어린 나이에 그 시간을 혼자 힘들어했다는 것을 생각하니까 제가 받은 충격이나 어려움은 별 게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금방 괜찮아졌어요. 사실 목소리를 내는 데 영화보다 더 큰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소수자의 친구들이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친구의 마음과 어려움을 알아주려는 주변인들이 많아질수록 당사자들은 힘을 더 많이 얻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삶을 살지 않기 때문에 타인을 100% 이해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노력하면 사회를 굉장히 빨리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강사라: 관객 분들이 저희가 20-30대에 했던 고민과 찌질한 모습에 많이 공감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아직은 그 힘들고 불안한 과정을 지나가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 분들께 보내는 응원의 메세지와 불안의 과정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송강원: 아픔 없이 행복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그렇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런데 아파도 괜찮더라고요. 그건 제가 다큐를 거쳐오면서 배웠던 큰 것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각자의 아픔이 다 다르잖아요. 그래서 저희 영화가 다른 아픔에 어떻게 가닿을지는 모르겠어요. 영화가 불편하신 분도 계셨을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함께 이 모든 것을 거쳐가고 있다는 그 감각을 느끼고 덜 외로우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주변의 외로운 친구, 이 영화가 필요할 것 같은 누군가가 있다면 한 번 손 내밀어 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퀴어 마이 프렌즈〉 

감독 서아현|81분|다큐멘터리|2022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강원’과 
한 번도 자신에 대해 질문 하지 않았던 ‘아현’ 
언럭키한 서로의 인생에 럭키한 우정이 찾아왔다! 

삶의 배경도 성 정체성도 모두 다른 두 친구의
현실공감 100% 짠함 200% 사랑스러움 MAX
서로의 세상을 넓혀가는 삐뚤빼뚤 성장담

〈너에게 가는 길〉 

감독 변규리|93분|다큐멘터리|2021



34년차 소방 공무원 `나비`와 27년차 항공 승무원 `비비안`, 단 한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내 아이의 커밍아웃 이후 오늘도 한 걸음 다가가는 중인 현재진행형 그녀들의 뜨거운 이야기

[예고] 다음 주의 독립영화
📽️ 11월, 인디즈 큐가 만나볼 영화는?
힌트: 💁 저는 여행 가이드인데요. 제 인생은 누가 가이드해주죠?
오늘의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구독페이지를 친구에게도 소개해주세요!
우리를 만나는 영화관, 인디스페이스
indie@indiespace.kr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76, 와이즈파크 8층 02-738-0366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