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뒷산은 온갖 새들의 노래방이기도 하고 울음방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단지 새들의 노래 혹은 울음소리였을 뿐인데, 살다 보니 각 새의 소리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새, 산까치, 산비둘기, 부엉이, 뻐꾸기, 두견새, 소쩍새 등의 소리가 제각각 구별되어 들리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었습니다. 시인 서정주 선생의 시 〈국화 옆에서〉는,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로 시작됩니다. 우리집 뒷산의 소쩍새가 한번 울기 시작하면, 쉬지 않고 밤새 계속 운다는 사실을 확인한 다음에야, 시인이 읊은 ‘그렇게 울었나 보다’의 울림을 정확하게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아는 것 같아도 실은 모르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래서 자연은 우리더러 언제나 겸손하라고 밤낮 일러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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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책]
C. S. 루이스만큼 매력적이고 순전한 신앙의 세계로 안내하는 작가가 또 있을까. 신앙에 입문한 그리스도인부터 성숙의 단계로 접어든 이들까지 그의 글은 곁에 지닐 수밖에 없는 대체 불가능한 메이트이다. 이 지성적인 동반자와의 대화를 기록하며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어떨까. ‘C. S. 루이스 독서 노트’(Reading Note with C. S. Lewis)는 이 기록과 사유의 여정을 동행하며, 정본 클래식 24권의 이해와 완독을 돕는다. 빈칸을 채워 가며 나만의 특별한 루이스 독서 에세이로 완성할 수 있다.
독서 노트 본문 사용법 첫 페이지를 열면 루이스의 연보와 그의 저작을 읽기 위한 가이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5개의 갈래로 나뉜 독서 노트로 들어가면 A면 ‘기록’과 B면 ‘사유’의 공간이 있다. ‘기록’에는 내용 중심의 구조와 요약, ‘사유’에는 감상 중심의 질문과 이해를 적을 수 있다. 독서 노트를 마치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유선 노트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리딩 로그 책갈피로도 활용 가능한 초록색 리딩 로그 전면에는 정본 C. S. 루이스 클래식 5개의 갈래가 분류되어 있다. 사용자들은 독서 노트를 작성할 때 이 갈래를 참고하고, 완독 시 리딩 로그 날짜를 기입하여 완성한다. 뒷면에는 ‘정본 C. S. 루이스 클래식 24권 완독을 돕는 노트 활용법’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노트를 사용하기에 앞서 안내를 꼼꼼히 확인해 보자.
스티커와 스탬프 독서 노트에는 총 6종 중 랜덤 1종의 스티커가 들어 있다. 뒤표지의 흰색 네모칸에 부착하여 나만의 독서 노트로 연출할 수 있다. 독서 노트의 표지를 넘기면 면지에 인쇄된 리딩 로그 스탬프 이벤트가 소개되어 있다. 홍성사 양화진책방에 방문하여 스탬프를 찍고, 완독 챌린지를 달성할 때마다 소정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편집부 지음 | 160쪽 | 2023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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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주와 오후의 정원]
이덕주, 전 감신대 교수
학교에서 은퇴한 이듬해, 2019년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연합감리교회 창립 115주년 기념 역사포럼: 미주 이민사회와 기독교〉 세미나에 초청을 받았다. 나는 거기서 “텃밭신학: 재미 한인디아스포라신학의 모색”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발표 직후 낯선 분이 찾아왔다. 카자흐스탄 선교사로 사역하다가 은퇴한 이인기 목사님이었다. 목사님은 은퇴 후에도 매년 그곳에 가서 선교사와 토착인 목회자를 위한 수련회를 열고 있다면서 “내년 여름 함께 가지 않겠느냐?” 하였다. 그 말 속에는 “강사료도 없고 비행기 표도 당신이 사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형식은 요청이었지만 내용은 명령이었다. 신학교 7년 선배의 요청이라 거절할 수 없어 “가지요” 했다. 물론 ‘빈말’이었다. 나중에 핑곗거리를 찾으면 되리라 싶었다. 그리고 그해 연말부터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었다. 다행이라 여겼다. 그렇게 3년이 흘러 잊었다 싶었는데 작년 연말 목사님으로부터 “2023년 여름 수련회를 열 계획인데 같이 가겠느냐?”는 연락이 왔다. 핑곗거리가 없어 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지난 6월 9일부터 한 주일 동안 카자흐스탄을 다녀왔다. 알마티 북쪽 파블라다르에 있는 소망감리교회에서 30여 명의 선교사와 현지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우리 서로 사랑하자”란 주제로 수련회를 가졌다. 내 강의보다 뜨거운 것은 수련회에 참석한 현지인 목회자들의 ‘신앙 열기’였다. 그들의 진지한 수강 자세에 내가 은혜를 받았다. 선교사로 변신한 신학교 제자들이 오랜만에 선생의 강의를 들으며 흘리는 눈물에서도 큰 감동을 받았다.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많았던 집회였다. 수련회를 마치고 하루 여유가 있어 통역으로 수고한 신학교 제자 채나타샤 목사의 고향, 우스베토를 다녀왔다. 그곳은 1937년 스탈린 정부에 의해 연해주 지역에 살던 고려인들이 집단 강제 이주당해 처음 버려진 곳이었다. 그런 우스베토에 7년 전 박헬렌 선교사가 ‘기도 응답’으로 만든 ‘고려인마을 역사관’을 들러 본 후 나타샤 목사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묻혀 있는 고려인 공동묘지를 방문했다. 공산당 표식인 별 장식이 달린 묘비가 대부분이었지만 십자가 묘비도 적지 않았다. 그중에도 녹이 슨 철판 십자가에 새겨진 한글 묘비명이 눈길을 끌었다. “안둔각지묘 출생 1902년 7월 오일 사망 1951년 12월 12일” “안태화지묘 출생 1886년 〈음〉 섯달 27일 사망 1951년 〈양〉 11월 8일” “김룡묵묘 출생 1890년 서달 24일 사망 1947년 칠월 21일” “김예겸지묘 출생 1898년 삼월 9일 사망 1952년 9월 삼일” “허승호지묘 출생 1877년 십월 30일 사망 1957년 정월 28일” 이국땅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벌겋게 달군 0.5cm 두께의 강철판에 끌과 망치로 한글 묘비명을 새겼을 조상들의 눈물과 땀방울이 생각나 묘비를 쓰다듬으면서 한참 울었다. 나는 보지 못했지만, 어떤 묘비엔 “나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이 글을 새긴다”고 쓰여 있었다고 했다. 역사를 전공한답시고 신학교에서 책과 자료만 읽고 강의했던 내게 ‘시리고 아픈’ 한민족의 역사를 현장에서 느껴 보라고 나를 부르신 분은 따로 있었다. 그러고 보니 10년 전 나타샤 목사가 “카자흐스탄 기독교 역사와 고려인 선교”란 제목으로 석사학위 논문을 쓰고 귀국하면서 “교수님, 카자흐스탄에 한번 오세요” 했을 때 “그래 가 보마”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때도 나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런데 이번에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면서 다시 한 번 내 의지와 관계없이 나를 은혜의 자리로 이끄시는 그분의 은총을 확인했다. 목사의 ‘빈말’까지도 ‘참말’로 바꾸시는 그 신비의 은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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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넣어둔 편지]
“사람꽃이 제일 예쁘다.” 누군가 갓난아기를 보며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아가 주변에는 하나둘 모인 이들로 북적이고 바라보는 얼굴마다 행복해합니다. 하지만 아가를 보며 가장 행복한 이는 오랜 기다림으로 맞이한 엄마일 겁니다. 나태주 시인은 길고 긴 터널을 통과해 마침내 만난 엄마와 소중한 아가를 위해 작은 이야기를 건넵니다. 둘 사이를 이을 징검다리가 되어 줄 시집입니다. 엄마는 아가에게 어여쁜 말들로 마음을 전하고, 아가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사랑을 느낍니다.
나태주 지음 | 160쪽 | 2023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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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순간들]
임태영
학원에서 고등학생을 지도하고, 하나님을 좀 더 알기 위해 신대원을 다니고, 친구 같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사는 평범한 시민
택배가 왔습니다. 감자가 한가득입니다. 정성껏 농사한 소중한 것을 조카와 나누려는 이모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한동안 감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생김새도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땅속 덩이줄기에 서로 연결되어 배려하고 존중하며 자라갔을 터입니다. 《안덕원 교수의 예배 꿀팁》을 읽으며 궁금증도 해소되고,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지만 무엇보다 하나님은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신다는 느낌입니다. 어떻게 하면 좀더 완벽하게 예배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예배의 역사라면 애쓰는 것들을 존중해 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예배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런 하나님의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다가옵니다. “엄마, 저 아저씨는 얼마나 쿠폰이 많은 거야?” 라디오 음악 방송에서 진행자가 나눠 주는 커피 쿠폰이 열 살 아이에겐 그저 신기하기만 합니다. 쿠폰 많은 진행자처럼 저자도 많은 팁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독교 세계에서 신비로운 숫자 중 하나가 40입니다. 40개의 질문에 40개의 답변을 합니다. 질문들은 실제적입니다. 현장 경험이 녹아 있고 현장의 언어가 담겨 있습니다. 글말과 입말이 동일합니다. 곁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입니다.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그저 사실들을 안내합니다. 그것이 가르침이 됩니다. 저자가 독자들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배려와 존중은 감동입니다. 습관이 된 예배 행위에 일격을 가합니다. 진심으로 예배하고 싶습니다.
안덕원 지음 | 188쪽 | 2023년 0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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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또 멀리]
우리는 위대한 작품을 읽은 후에 ‘빠져나왔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혹은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들어왔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다른 모나드(더 이상 나누어지지 않는 최소한의 입자: 편집자 주)의 껍질을 뚫고 들어가 그 속은 어떤지 발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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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나옵니다
𝓃𝑒𝓌 중세와 그리스도교 ― 그리스도교의 역사 2
《장미의 이름》을 쓴 움베르트 에코는 중세 컬렉션(한국어판 2015년 출간, 전4권)에서 중세가 ‘무엇이 아닌지를’ 20쪽에 걸쳐 설명했다. 사실 1,000년에 걸쳐 변화를 거듭한 시기를 몇 단어로 못 박아 규정한다면 억울한 일일 수도 있다. 고대와 근대는 단편적으로 규정하지 않으면서 중세는 왜 ‘암흑 시대’였다고, 종교가 지배한 시대였다고 일률적으로 규정되어야 할까?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박흥식 교수는 콘스탄티누스 황제 통치기부터 종교개혁 이전까지를 총 4부로 나누어 중세가 어떠한 시기였는지 설명한다. 이 시기는 라틴 문명의 유년기였으며, 동서 그리스도교가 분열한 때였고, 교황이 그리스도교 세계의 수장이 되었다가 다방면의 중첩된 위기로 대전환이 이루어진 시기이기도 했다. 홍성강좌 두 번째 내용에 해당하는 이 책은 지나간 역사를 되돌아보며 오늘날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성찰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700쪽(예상) | 9월 출간
𝓃𝑒𝓌 화진포의 성 (가제)
강원도 고성에는 ‘김일성 별장’으로 알려진 화진포 성이 있다. 이 건물은 한국 선교사였던 닥터 홀이 지은 것으로 김일성 별장이라는 잘못된 이름으로 알려졌다. 이 책은 한국을 사랑했던 닥터 홀 가(家)의 감동적인 선교 이야기를 풀어낸 소설로, 〈강원고성신문〉에 소설가 황연옥이 48회 연재한 글들을 묶었다. 격동 치던 구한말 이 땅에서 2대에 걸쳐 의료 선교사로 헌신한 닥터 홀 가의 뜨거운 사랑, 희망을 느껴 볼 수 있다.
300쪽(예상) | 8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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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사의 벗이 되어 주신 신규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책으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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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사 도서회원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글을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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