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페이스가 해산했다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
|
|
안녕하세요. 오늘의 에디터 식스틴 입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닷페이스가 해산한 이 시점에 닷페이스가 지나온 길을 통해 '닷페이스'라는 매체의 의미를 다룹니다.
|
|
|
1. 2016년, 뉴미디어라고 불렸던 매체들 2. 페이스북은 지고 유튜브로 3. 닷페이스, 콘텐츠 다양화를 시도하다
|
|
|
🧑🏼🚀 2016년, 뉴미디어라고 불렸던 매체들 |
|
|
시작이 있다면 끝도 있는 법일 테지요. 최근 사업을 정리한 닷페이스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해산을 발표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닷페이스의 해산을 아쉬워했고 그들이 이 사회에 미친 선한 영향력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닷페이스의 조소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고르고 골라 적은 말이 있습니다. 사업의 종료, 서비스의 종료라고 쓸 수도 있었을 말을 굳이 '해산'이라고 적었습니다. 이곳에 사람들이 모였고, 함께 무언가 멋진 것을 만들었고, 다시 다른 자리로 흩어진다는 감각을 공유하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닷페이스는 다른 기성 언론들과는 차이가 있어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불합리에 대한 이야기를 밀레니얼 세대들을 대상으로 영상이라는 도구를 통해 전달했습니다. |
|
|
닷페이스는 흔히 ‘뉴미디어'라고 불렸던 매체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유튜브가 활발하지 않던 시기였습니다. 대세는 페이스북이었죠. 허핑턴포스트, 스브스뉴스 등 시의성 있는 뉴스를 큐레이팅하여 보다 매력적인 제목을 통해 선보이는 콘텐츠들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카드뉴스가 인기를 끌던 때이기도 하고요.
닷페이스는 이런 시기에 등장한 매체 중 하나입니다. 1분에서 3분 내외의 영상을 통해 뉴스를 발행하는 매체로 시작하였죠. 시의성있는 뉴스를 빠르게 취재하여 직관적인 텍스트를 삽입하여 영상으로 제작하여 발행했어요. 일종의 카드뉴스가 영상화된 버전에 가까웠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독자들의 호응으로 이어졌습니다. 닷페이스 페이스북 페이지의 구독자가 늘기 시작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닷페이스는 계속된 변화를 추구하기 시작합니다. 닷페이스가 시작된 2016년 닷페이스 콘텐츠를 변화시키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살인사건입니다. 수많은 여성들이 분노하고 현장을 찾았고, 닷페이스도 카메라를 들고 현장으로 향합니다. |
|
|
이때부터 닷페이스는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하게 됩니다.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 향하고, 인터뷰하며 사건을 쉽고,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넘어서 직접 이야기를 담기 시작했습니다. 닷페이스는 자체 시리즈 콘텐츠를 만들고 LGBTQ+, 페미니즘, 기술과 환경 등 카테고리를 나누어 취재를 이어 나갔습니다. 다양한 성 정체성에 대해 다룬 <A to Z> 시리즈, 비추어지지 않았던 장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리스펙>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런칭 다음 해인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닷페이스는 두 가지 사건을 포착합니다. 당시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페미니스트 선언에 대해 현장의 성소수자 활동가가 기습적인 질의를 신청했고 이에 후보의 지지자들이 모두 ‘나중에'를 연호했던 모습을 담았죠. 닷페이스는 이 현장을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지지자들의 ‘나중에'라는 연호가 단순히 차례를 기다리는 뜻에 그치지 않는, 소수자의 인권은 ‘나중'으로 미뤄져도 괜찮다는 이들의 시선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른 한 사건은 한 성소수자 활동가가 문재인 후보의 연설 도중 기습적으로 무지개 깃발을 펼치는 현장이었죠.
이처럼 과거 기성 언론에서 쉽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사건과 이슈들이 닷페이스를 통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됩니다. 닷페이스가 쏘아 올린 공은 기존 언론들이 다뤘던 소재를 확장하고, 소재의 다양성을 만들어 냈습니다. |
|
|
출처: 닷페이스 (문재인 지지자 "나중에, 나중에") |
|
|
닷페이스에게 찾아온 두 번째 변화는 플랫폼의 변화입니다. 페이스북에 영상 콘텐츠에 대한 노출이 늘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뉴스 콘텐츠와 영상 콘텐츠에 대한 알고리즘에 변화를 주게 됩니다. 개인끼리의 소통을 강조하며 뉴스 콘텐츠에 대한 노출을 줄였던 거예요. 또 이 시기에 유튜브가 급부상하기 시작해 닷페이스는 자연스럽게 주력 플랫폼을 유튜브로 옮겨오게 됩니다. |
|
|
출처: 닷페이스 (H.I.M #1 즐거운 채팅) |
|
|
플랫폼이 달라지며 닷페이스는 또 다른 도전을 합니다. 닷페이스가 페이스북을 통해 숏폼 콘텐츠를 시도했었다면 유튜브로 옮겨오면서부터는 10분 이상의 미드폼 콘텐츠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심층 취재를 시작하게 된 것이죠. 대표적으로 아동청소년 성 착취 문제를 다룬 <Here, I am> 시리즈, 성소수자 전환치료(성소수자를 이성애자로 치료한다고 주장) 피해자를 인터뷰하고 가해집단을 추적한 <구원자> 시리즈, 여성 낙태죄 이슈를 다룬 <세탁소의 여자들>, 간호사 산업의 이면을 다룬 <간호사, Life> 시리즈가 있습니다.
<Here, I am> 시리즈는 텀블벅 펀딩을 통해 수익금 전액을 십대여성인권센터에 전달했고, <세탁소의 여자들> 시리즈는 텀블벅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마련하고 상영회를 진행하였죠. <간호사, Life>는 자체 플랫폼을 통한 펀딩으로 제작비를 조달했습니다. |
|
|
이 시기를 지나며 닷페이스의 비즈니스적 고민 또한 커지게 됩니다. 브랜디드 영상(의뢰받은 캠페인 따위를 자체 콘텐츠로 제작하는 방식)을 통한 수익에만 의존할 수 없었던 닷페이스는 멤버십 서비스를 런칭하게 됩니다. 닷페피플이라는 이름의 멤버십 서비스는 매달 일정 비용 닷페이스에 지불하고 뉴스레퍼, 굿즈, 행상 초대권 등을 제공받게 되죠. 일종의 닷페이스에 대한 후원의 의미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
|
이후 닷페이스는 뉴스레터를 시작으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아티클을 발행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온라인 퀴어퍼레이드를 기획하며 다시 한번 이슈를 만들어냅니다. 코로나 시기 퀴어문화축제가 열리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닷페이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한 온라인 퀴어퍼레이드를 기획한 거예요. 아바타를 선택해 자신이 입고 싶은 옷으로 아바타를 꾸미고 본인의 아바타를 퍼레이드에 세워 게시물로 올리는 방식이었죠.
콘텐츠는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성소수자의 존재를 가시화하는 역할을 해냅니다. 닷페이스는 해산 전 온라인 퀴어퍼레이드에 대한 권리를 퀴어문화축제측에 양도했습니다. 온라인 퀴어퍼레이드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진행될 수 있도록 말이죠. |
|
|
닷페이스가 지나온 6년을 돌이켜 보니 참 많은 일들과 사건들이 우리 사회를 관통해 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닷페이스는 이제 사라지지만 닷페이스 뿌린 씨앗들은 5년, 10년 안에 뿌리를 내려 성장하고 우리 사회를 밝힐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닷페이스가 지금까지 제작한 영상은 계속해서 홈페이지에 아카이빙될 예정입니다. |
|
|
장들레 - 모르겠어요 (Lyric video)
|
|
|
에디터 <식스틴>의 코멘트
닷페이스를 일구어 왔던 구성원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이들이 걸어갈 길을 위해 작은 기도를 보냅니다.
|
|
|
💌 협업문의 augustletter08@gmail.com
|
|
|
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
|
|
Copyright © AUGUST All rights reserved. 수신거부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