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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 다면평가(진단)를 위한 변(辨)
by jason, KIM 
카카오의 '유서' 사건

지난 20212,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카카오의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용자가 유서 형식의 글을 올려 카카오 인사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함께 일한 동료들이 하는 '다면평가' 중에 이 사람과 다시 함께 일하고 싶나요?” 항목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렇게 논란이 일자 카카오는 평가제도와 보상 등 인사 전반의 문제를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 ''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TF ‘4월에 출범한다고 하니 저는 그 진행 과정과 결과물이 매우 궁금합니다. 만약,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HR 태스크포스(TF)가 뚜렷한 성과물을 만들어 낸다면, 새로운 프랙티스가 될 것 같아서 흥미롭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HR 분야의 업무를 20년 동안 해온 사람이자, 고객사에 다면평가(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대표로서 답해야 하는 질문이 생긴 기분입니다. 그 질문은 과연 다면평가는 악()인가?”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험한 사례를 통해 다면평가를 선용(善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란 이야기도 풀어보겠습니다.
다면평가(진단)의 배경 및 목적
인사평가는 모든 기업에서 항상 논란과 불만의 대상입니다. 실제로 조직진단 또는 직원만족도 조사를 해보면, 부동의 불만요인 1위는 보상이고 (이건 뭐…😒), 2위가평가입니다. 저는 지난 20년 동안 평가제도만큼 유행도 자주 바뀌고, 회사마다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하는 영역을 본 적이 없습니다. IMF 시절 직후에는 MBO가 들불처럼 번졌고, 그다음에는 KPI를 활용한 BSC, 최근에는 OKR이 트렌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OKR의 본질적인 부분은 간과한 채멋진 선진 제도의 도입으로만 접근하는 회사들도 자주 목격합니다. 그때마다 저는저렇게 하면 또 마찬가지일 텐데…’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4 commonly used goal management approaches - 어디서 많이 보셨죠?
이렇게 인사평가 분야에서 여러 시도를 하는 데 비해서 잘 바뀌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평가자가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절대평가, 수시평가, 상시 피드백이 트렌드가 되어 가는데, 평가자들은 옛날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의 평가자, 즉 리더들도 그 이전 세대의 리더들에게 제대로 된 평가자 리더십을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회사가 딱히 인사평가와 관련한 교육도 해주지 않구요. 그렇기 때문에 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승진자 몰아주기 평가’, ‘등급 돌려먹기 평가’, ‘좋은 게 좋은 거지식의 평가 관행이 상당히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관행이 유지되기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첫 번째 이유는, 많은 기업이 수평적이고 애자일(Agile)해지면서 제도와 구조의 허점 속에 숨기 어려워졌습니다. 직급이 높아져도 관리정치만 하면서 적당히 지내기가 불가능해졌죠. 더구나 이 애자일한 조직에서는 피라미드 형태로 짜인 조직구조가 아니라, 거미줄처럼 사방팔방 연결된 유기적 네트워크 속에서 일하게 됐기 때문에, 한 사람의 성과/역량/태도 등이 여러 사람의 눈에 드러날 수밖에 없어졌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직장 구성원의 세대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다수 기업에서 일어나는 노사 간 성과급 갈등을 보면, Y세대와 MZ세대가 직장 구성원의 대세가 되면서 예전처럼 어물쩍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해진 것을 느낍니다. 이 새로운 세대들은 납득할 만한 설명과 논리, 그리고 근거를 요구합니다. 공정성에 대해서 굉장히 예민하구요. 따라서 인사평가 역시 상당한 수준의 근거와 명확한 설명을 요구합니다. 또한, 이들은 인사평가를 단순히 등급 매기기가 아니라 자기계발을 위한 중요한 정보로 삼고자 하는 경향마저 보입니다.

저는 다면평가(진단)의 목적을 한마디로 이렇게 말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특정인을 다양한 주변 사람의 눈에 의지해 (객관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평가(진단)하는 것이고, 구성원 입장에서는 자신의 업무 성과 외에 다양한 측면(: 행동 패턴, 심리적 불안요인, 직장 내 평판)을 파악하여 자아성찰과 자기계발에 활용하는 것이라고물론, 여전히 이런 의문은 남습니다. 예를 들어, “평가자가 많아진다고 해서 결과의 타당성이 높아지는가?”, “다면평가(진단) 결과를 직원 육성이 아니라 구조조정이나 보직해임에 잔인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이미 평가 문화가 엉망인 회사에서 다면평가를 했을 때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겠는가?”. 하지만, 지난 수 년 간의 경험을 봤을 때, 상사의 일방적인 Top-down식 평가보다는 다면평가 결과가 타당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상한 응답을 하는 평가자가 예상외로 거의 없지만 이를 걸러낼 수 있는 장치 마련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면평가(진단) 결과를 인사평가에 직접 반영하거나, 또는 문제 직원을 색출하는 데 활용하는 경우도 간혹 있었지만, 이 또한 적절히 활용되기만 한다면 회사와 구성원 전반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제 생각에는 반론을 펼칠 분도 많다는 것을 압니다. 아무래도 제가 회사를 대상으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컨설턴트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회사()와 구성원()의 대결 구도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I 질량 보존의 법칙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어느 조직에나 일정 비중의 돌+아이, 즉 문제 직원이 있다는 뜻인데, 제가 살아 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그 문제 직원이 회사에 끼치는 피해(: 월급루팡)는 둘째 치더라도 주변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어마어마합니다. 문제 직원을 잘 발견해내서 행동을 교정하도록 안내할 수 있다면, 저는 다면평가(진단)가 제 할 일을 충분히 잘한 것이라 믿습니다.
다면평가(진단) 잘 쓰는 법
저희 고객사 중에 저희가 제공하는 다면평가(진단) 서비스를 정말 잘 활용하는 곳이 있습니다. 옆에서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저희로서는 저희 서비스를 저희의 개발 의도대로 잘 써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이 회사의 HR 담당 임원과 친해서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래와 같은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다면평가(진단) 결과를 활용함에 있어 원칙과 일관성이 있습니다.
      그 고객사의 대표이사와 HR 담당 임원이 기본적으로 다면평가(진단) 결과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만, 무서울 만큼 일관성을 갖고 활용하시더군요. 단기적인 비즈니스 성과보다는 장기적으로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경우는 드물지만) 업무 성과는 좋지만 리더십은 최악인 A 후보자와 반대로 성과는 다소 부족하지만 리더십과 평판이 좋은 B 후보자 사이에서 한 번도 망설여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항상 B 후보자를 부서장에 임명했고, 그 결과 조직문화와 인재상을 따로 정해서 공표하지 않아도 모든 임직원이 그것이 무엇인지 감()을 잘 잡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 다면평가(진단) 결과를 개인들에게 정확하게 피드백했습니다. 
          좋은 면만 부각시키고 약점은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고 싶은 유혹을 떨치고, 냉정할 만큼 있는 그대로의 결과를 개인들에게 알려줬습니다. 그 대신, 각자의 약점으로 도출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도록 회사가 최선을 다해서 도왔습니다. 교육, 코칭 같은 개인의 변화를 돕기 위한 것뿐 아니라, 부서 이동이나 직무 변경처럼 각 리더가 처한 환경을 변화시켜 주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팀장과 팀원 간에 소위 케미가 맞지 않거나, 성격 특성상 해당 직무가 잘 맞지 않을 경우 본인 희망에 따라 인사이동도 적극적으로 진행했습니다. 필요하면 직무 전환을 위한 재교육(re-skilling)도 지원했습니다.
          셋째, 다면평가(진단)의 대상을 현재의 부서장(리더)과 앞으로 리더가 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으로 명확하게 정했습니다. 
              전 직원이 전 직원에 대해서 하는 다면평가(진단)는 지양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면평가에 평가자(응답자)로 참여하는 직원들도 평가 대상자가 늘어날수록 집중력이나 성실함이 떨어질 것이고, 또 타 부서와 협업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저직급/저연차 직원들은 자칫 본인의 소속 부서 내에서 인기투표가 되어 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최소 리더 후보군(=파트장)은 되어야 업무상 네트워크가 넓어지고, 그에 따라 다양한 시각으로 그를 볼 수 있는 눈이 많아지며, 성격 같은 단순한 정보 외에 다양한 측면(: 리더십, 심리적 특성)이 드러난다고 믿었습니다. 저도 전 직원이 평가자인 동시에 진단 대상자가 되는 형태는 선호하지 않습니다. 마치 모두가 모두에 대해서 감시자의 역할을 하는 원형 감옥 판옵티콘(panopticon)’이 떠올라서 잘 추천해 드리지 않습니다.
              넷째, 구성원들의 평가 성숙도를 신뢰했습니다. 
                  이 회사의 구성원들도 처음에는 의심이 있었습니다. “우리 직원들이 어리고 철이 없는데 상사나 동료 직원을 과연 제대로 평가할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몇 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그런 걱정은 기우(杞憂)였음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앞에서도 제가 썼듯이, 이제 세대가 바뀌었습니다. 윗사람 눈치를 보거나, 응답 내용 때문에 나에게 불이익이 오면 어떡할지 걱정하는 세대는 이제 회사에 별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요즘 20~30대의 특징은 무서울 만큼의 솔직함(소위 팩트 폭행”)과 공정성에 대한 예민함임을, 저는 다면평가(진단)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매일 느낍니다. 참고로, 저희 회사의 다면평가(진단) 시스템에는 불성실 응답(: 지나친 관대화와 가혹화)을 걸러내는 장치가 있는데, 한 회사에서 평균 5% 미만의 불성실 응답이 검출되고 이들은 대부분 40대 이상의 직책자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글을 마치며
                  다시 이 글의 초반에 언급한 카카오의 사건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저는 특정 직원이 유서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다면평가 제도를 비판한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이 사람과 다시 함께 일하고 싶나요?”라는 문항이 진단 결과를 성적표로 받아 들어야 하는 개인에게는 잔인하고 무서울 거라는 것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다면평가(진단)가 기존 인사평가 제도보다 장점도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면평가(진단)가 인사평가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완재로서는 충분히 순기능이 있을 겁니다. 한 예로, 누구나 장/단점이 공존할 텐데, 그것들을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지 않습니까? 만약 다면평가(진단)가 없다면 저의 다양한 측면 중에 특정한 부분만, 그것도 한두 사람(주로 상사이겠죠?)의 판단만으로 부각되고 기록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회사에 문제 직원이 있다면 그 사람들을 잘 찾아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러분도원수는 직장에서 만난다라는 말을 아시잖아요. 다면평가(진단)가 단순한 인기투표나 도편추방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책을 잘 마련했다는 전제하에서, 그리고 다면평가(진단) 도구가 날카롭고 정확하다는 가정하에서, 제대로 잘 찾아낸 문제 직원(돌+I)은 핵심인재 열 명을 양성한 것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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