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1월이 다 되어 가네요. 밤이 되면 차갑게 식는 공기는, 우리가 가을의 끝자락에 놓여있음을 알려주는 듯해요. 하루하루 변덕부리는 요즘 날씨에 애타기도 잠시, 그렇다고 코트를 꺼내 입기도 민망하고 얇은 가디건을 입기엔 저녁이 걱정이 된다면 바시티 자켓을 가볍게 걸쳐보는 건 어떨까요. 그래서 이번 이고진 콘텐츠는, 제 멋대로 행동하는 날씨에 방황하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완연한 늦가을을 한껏 껴안아 주는 아이템인, ‘바시티 자켓’의 활용법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스타일이고 아티스트들이 전하는, ‘바시티 자켓, 다르게 입는 법’. 같은 아이템으로 서로 다른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덕에 취향 따라 즐기기에도 좋을 터. 스타일이라는 건, 조금은 제 멋대로 과감하게 입어도 각자가 선호하는 방식대로 풀어내기 나름인 것 같아요. 아티스트들이 전할 이야기들을 추후 곱씹다 보면, ‘바시티 자켓’이라는 아이템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어렴풋한 감이 생기기도,  다른 옷들과 다양하게 매치해보는 일도 이젠 마냥 어렵지만은 않을 겁니다.

비슷한 무드의 아이템으로 매치했을 때 그 완벽함이 주는 안정감보다, ‘서로 다름’을 허용했을 때 오는 유니크함이 더 끌리는 법이죠. 

바시티 자켓, 자칫하면 풋풋한 대학생으로만 보일 수 있는 캐주얼한 아이템입니다. 마냥 캐주얼한 ‘하이틴 소녀’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 스커트에 반전을 줬어요. 그래서 제가 택한 건, 맥시한 실루엣의 ‘포멀’한 스커트.

룩의 밸런스를 세련되게 조율하기 위해 활용한 것은 컬러입니다. ‘네이비’, ‘그린’의 톤온톤 조합이 룩의 완성도를 높여주죠. 세심한 분이시라면, 모자와 가방 색이 후드티 로고에 살짝 들어가 있다는 것도 이미 눈치 채셨을 겁니다.

대학 시절, 바시티 자켓은 저에게 그냥 '과잠'이었어요. 흰 티에 바시티 자켓, 그리고 스웻팬츠는 시험기간을 상징하는 스타일이었죠. 딱히, 특별히 멋스럽다고 느껴진 적이 없었어요. 드는 감정이라곤 모두 같은 옷을 입고 있다는 소속감 정도였죠. 

요즘 바시티 자켓은, 언제나 그랬듯 ‘과 잠바’의 개념은 확실히 아닙니다. 오히려 어떠한 강렬한 색감이나 레터링이 들어가도, 과하지 않고 마냥 쿨하게만 느껴지는 그런 활용성이 좋은 패션 아이템이 되었어요. 마냥 편한 옷이 었던 바시티 자켓이, 시간이 지나 저에게도 멋스럽게 비춰지는 것을 보면 역시 패션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