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엠블록레터의 김디터입니다. 뉴스레터 발송 기준으로 하루 전인 22일 비트코인이 1만6000달러, 이더리움이 1100달러 아래로 각각 떨어졌습니다. 해당 가격대는 그동안 두 코인의 하방 지지대 역할을 해왔던 지점인데요. 보통 하방 지지대가 무너지면 그 여파로 상당 수준의 추가 하락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단시간 내에 이탈을 되돌려 이전 가격대를 회복했습니다. 이탈이 있었던 기록은 남아있지만 추가 하락이 없었다는 기록도 함께 남겨져 최종 해석은 투자자들의 판단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이처럼 하루하루가 고요하면서도 불안한, 그야말로 폭풍의 눈에 있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상황인데요. 여기에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해 기대와 실망 또한 공존하는 분위기가 함께 연출되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 최고의 이변으로 꼽힐만한 사건도 전날 벌어졌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2대 1로 꺾은 경기죠. 누구라도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점쳤을 텐데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 터진 것이죠. 악재만이 넘쳐나는 코인 시장에서도 이처럼 예상을 깨는 이변이 나오면 큰 환영을 받을 것 같습니다.

  엠블록레터의 개편을 위해 진행중인 설문조사가 마감까지 이틀이 남았습니다. 앞서 약 열흘간 조사에 응해주신 많은 독자분들께서 불편함으로 불규칙한 발행 시간을 지적해주셨는데요. 이같은 응답이 무색하게 오늘도 늦은 밤에 여러분을 찾아뵙게 됐습니다. 개편과 함께 발행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절차를 모색하고 있으니 조만간 가장 읽기 편한 시간대에 독자분들의 메일함을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불편함이나 의견이 있으시다면 잠시만 짬을 내서 설문에 응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참여하신 분들께는 5분을 선정해 'BBQ 황금올리브치킨+콜라1.25L'를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진출한다면 관람과 함께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출처 : 코인니스
    • FTX 사태가 유발한 숨은 부작용, 거래 비용 상승

  FTX 파산 사태는 지난 9일 뉴스레터에서부터 매 호 다루고 있는 주제입니다. 지겨울 법도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사실과 후속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어 눈을 뗄 수 없습니다. 가장 최신 사건은 디지털 커런시 그룹(DCG)의 자회사인 제네시스의 파산 우려입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제네시스의 파산으로 DCG의 간판 상품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투자신탁(GBTC)이 청산돼 대규모의 비트코인이 매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게 정말 현실화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말 그대로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GBTC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63만개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 정도의 매도 물량이 나오면 단기적인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규모의 매도나 매수가 나올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거래 용이성입니다. 유동성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거래가 잘 수행될 수 있도록 하는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으면 거래 행위 자체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서 거래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상승합니다. 쉽게 말해 백원짜리 상품이 진열대에 백개만 있다면 백한개부터는 백원보다 높은 가격을 줘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이죠. 유동성이 백개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구매 행위가 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 거래 비용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대량 매도나 대량 매수가 발생했을 때도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만 원인은 또 있습니다. 바로 거래소가 문을 닫았을 때입니다. 대량 매수로 백개 상품을 한꺼번에 쓸어가도 진열대가 텅텅 비지만 가게가 문을 닫아도 진열대가 똑같이 텅텅 비게 됩니다. FTX가 서비스를 중단함으로써 가게가 문을 닫은 것과 가은 효과가 발생한 것입니다. 최근 더블록의 보도에 따르면 FTX, 그리고 알라메다 리서치의 사업 중단으로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이전보다 급격히 떨어진 고갈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비트코인은 시장 심도라고 불리는 대규모 주문 흡수 능력이 절반 이상 떨어졌습니다. 위에 언급한 GBTC의 청산 가능성과 맞물려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킬만한 우려입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유동성의 대안으로 탈중앙화 거래소(DEX)를 들기도 하지만 DEX 역시 슬리피지로 명명된 거래 비용이 존재합니다.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순 없다는 것이죠. 당분간은 거래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최선으로 보입니다. 이래저래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현 상황인데요. 가격, 그러니까 시장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이 적합하겠습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 가상자산? 디지털자산? 뭐가 맞지???

  지난 2020년 제정된 특금법 개정안으로 자리잡은 용어인 가상자산이 최근 새로운 단어에 의해 도전받고 있는데요. 바로 디지털자산이라는 용어입니다. 이 용어는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새롭게 등장했는데요. 기존 가상자산에 대체불가토큰(NFT) 등을 더한 것으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특금법 개정안 당시 대중적으로 확산되지 않았던 NFT까지도 제도권 내로 수용하기 위한 취지로 관측됩니다.

  하지만 두 용어를 두고 국회와 금융 당국 간 이견이 관측돼 눈길을 끕니다. 금융위는 최근 디지털자산이라는 용어가 가상자산과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에서는 디지털자산을 가상자산에 NFT 등을 포함한다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NFT에 대해서는 기존 가상자산에 포함되는 NFT도 있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가상자산과 NFT를 합쳐 디지털자산으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여기에는 업계의 이해관계도 일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디지털자산이라는 단어는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실명계좌를 확보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연합체도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DAXA)'라는 명칭을 쓰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대신 디지털자산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죠. 이는 여러 거래소들이 기존 가상자산을 대표하는 코인 뿐 아니라 NFT, 나아가 증권화 토큰까지도 사업 범주에 포함시키려는 포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금융위의 의견도 일리가 있습니다. 특히 규제 분야에서는 엄밀한 정의가 필수적이기도 합니다. 금융위에서는 미국을 예로 들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는 디지털자산을 가상자산 및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로 정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적어도 현 국회에서 추진하는 법안에서 정의하는 디지털자산과는 다른 정의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NFT도 다양한 종류가 등장하는 만큼 하나로 뭉뚱그려 디지털자산에 포함시키는 것은 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회와 금융위간의 이견이 디지털자산 기본법 입법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어 보입니다. 사소한 이견이라기보다 법의 적용 대상에 대한 정의의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NFT에 대한 최초의 규제가 될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끌기도 하구요. 투자자 보호와 사업 지원, 산업 진흥 모두에 부합하는 합의를 이뤄내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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