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오늘 저녁 6시 반에 뭐하세요? 혹시..⚾️? <야구소녀>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14 〈야구소녀〉 ⚾️

오늘의 큐 💡

Q. 오늘 저녁 6시 반에 뭐하세요? 혹시...⚾️?

오늘 저녁 일정 있으세요? 제 생각에는...여섯시 반이면 TV 앞에 앉아 중계 채널을 찾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바야흐로 프로야구의 계절! 요새 매일매일 화면 속 야구선수들의 뜨거운 열기를 느끼며 '최애팀'을 응원하고 있는 분들, 많으시죠? 만약 그 마운드에 여성 선수가 서있다면 어떨까요?

프로야구에서 본 적 없는 생경한 풍경이겠지만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거 아시나요? 최고구속 134km의 고등 야구부 선수 '주수인'은 프로야구 입단을 향해 도전합니다. 모든 사람이 여자는 안된다며 헛된 꿈이라고 말릴 때, 주수인은 말해요. "전 해보지도 않고 포기 안해요."

오늘은 인디즈가 2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영화 <야구소녀>를 소개합니다. 직접 관중석에 앉을 수 없는 요즘, 스크린으로 야구를 만나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하나 더! 개봉을 이틀 앞둔 날, 인디스페이스에 이주영 배우와 최윤태 감독, 그리고 이동진 평론가가 찾아왔습니다. 리뷰와 함께 그날의 기록을 전해드릴게요.

보너스! 지난 주 <국도극장>편을 읽고 극장의 추억을 나누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사연을 보내주시지 않으셨더라도, 다른 이들에겐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궁금하지 않나요? 소중한 '극장인'들의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 마지막에 나누어드릴게요. 꼭 읽어보세요. 마법처럼 기분이 좋아질 거예요💙

〈야구소녀〉 리뷰 :

아주 단단하고 용기 있는 한 사람의 위력

(...) 백송고 야구부원 주수인은 졸업을 앞두고 있다. 프로팀에 입단하여 계속 야구를 하는 것이 수인의 꿈이지만, 그게 마음처럼 안된다. 온 우주가 나서서 수인이 야구를 포기하게 만드는 것만 같다. 여자애라서 후하게 봐주거나, 여자애니까 안 된다는 사람들이 많다. 야구선수로써 공정한 평가 기회를 받는 게 이렇게 어려울 수가! 그런 순간에도 수인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거나, 흔들리는 법이 없다. 그저 한 걸음 더 내딛기에 전념한다. 주수인 가라사대, 주수인 인생에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일은 없다.

<야구소녀>는 당찬 수인의 행보를 줄곧 따라간다. 현재에 집중하는 영화적 흐름은 오롯이 앞으로 나아가는 수인의 운동감과 닮았다. 수인의 단단한 내면은 분명 이 영화를 흐르게 만드는 원동력이지만, 영화가 수인에게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은 아니다. 수인은 야구 선수이면서, 누군가의 제자, 누군가의 동료, 라이벌, 친구, 딸, 언니이기도 하다. 여러 관계 속의 순간들은 죽어라 야구 연습을 하는 것만큼 수인의 꿈에 중요하다. 수인의 꿈을 이루기 위한 단계가 있다면, 그 1단계에 ‘프로 선수가 되고 싶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받는 것’이 있는 셈이다. 수인은 코치님이나 엄마같이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오역되지 않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수인이 끊임없이 누군가를 만나고 이야기하는 과정이 보여진다. 그러면서 인상 깊은 장면들이 있다. 수인의 바람이 잘 전달되지 않고 미끄러질 때, 그러니까 장면의 끄트머리에서 수인이 먼저 퇴장하고 다른 인물만 남겨질 때이다. 수인이 우직하게 그의 길을 닦아 나가기 위해 먼저 프레임을 벗어나는 순간, 남겨진 최진태 코치, 엄마, 정우, 구단장의 얼굴은 미묘하다. 수인이 유효타를 만들어낸 것이다. 카메라가 이렇게 수인 대신 다른 인물에게 남아 있음으로 우리는 주수인이 남기고 간 자취의 위력을 실감한다. 아주 단단하고 용기 있는 한 사람의 위력 말이다.

그러니까 <야구소녀>는 세상의 방해에도 또렷이 앞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의 자취가 결국은 세상을 바꿀지도 모르지 않냐고 반문하는 영화이다. 또 보고 나서는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다. 주수인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마음이 많이 모였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이 세계의 또 다른 주수인들에게 힘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인디즈 14기 이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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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너클볼! 🧢⚾️

영화제 GV부터 개봉 GV까지, 등장만 하면 모두 매진시키는 마법! <야구소녀>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요🧢 개봉을 이틀 앞두고 독립영화전용관을 찾아와주었어요. 이주영 배우와 최윤태 감독, 이동진 평론가까지 함께 한 인기폭발 인디토크 현장을 소개합니다.

<야구소녀> 인디토크 기록:

이 시대 고정관념을 향한 다정한 직구

이동진 평론가: 여기서 너클볼이 영화의 설정적인 측면에서만 재밌는 게 아니고, 주수인이라는 인물 자체와 너클볼이 닮아 있다는 점에서 재밌습니다. 상대의 예측을 벗어나는 방식으로 위력을 발휘하는 게 너클볼이잖아요.

최윤태 감독: 저희 아이가 야구하는 소녀의 인터뷰를 보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희 아이는 여자는 야구를 해봤자 프로에 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사실 여자도 프로에 갈 수 있다고 말하니까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는 식으로 반응했어요. 그걸 보고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주영 배우: 수인은 자기 한계를 정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여자여서, 실력이 부족해서 프로에 못 가는 게 아니라 140, 150km로 못 던져서 그래. 그렇게 단순하게 접근하니까요. 그래서 수인은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석했어요.

인디토크 기록 전문 보기

-인디즈 14기 최유진

잠깐🙌! <야구소녀>를 좀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곳! 인디스페이스에서 '주수인' 이주영 배우와 코치 '최진태' 이준혁 배우의 이름을 찾아보세요. 인디즈가 올해 나눔자리에 이름을 올린 배우들의 작품을 소개한 적도 있답니다. 혹시 아직 못보신 분들은 한번 체크해보세요✔️

장률 감독의 영화 <춘몽>에서 이주영 배우가 보여주는 우직한 연기에 대한 리뷰는 물론, 이준혁, 도경수, 박정민, 유태오, 전소니 배우의 작품들도 소개하고 있답니다. 읽어보면 분명 보고싶은 작품이 생길 거예요.

인디즈 큐 '2020 나눔자리 특집편' 읽으러 가기

우리들의 시네마 천국 🎦

지난 주, 인디즈 큐가 극장에 대한 추억을 나누어달라고 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시국 때문에 극장을 많이 가지 못해 아쉽다'는 이야기가 주변에서 많이 들려서 준비해 본 코너였는데요. 마음을 나누어주신 분들 덕분에 극장에 대한 애정이 몽글몽글 솟아나는 예쁘고 귀여운 사연들을 받아볼 수 있었어요💌

그 중, 세 분의 사연을 소개해드립니다. 아래에 소개된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한 기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무척 반가울 것 같아요. 또는, 비슷한 경험이 담긴 나만의 극장이 떠오르기도 할 것 같구요! 모두 안전하고 행복하게, 사랑하는 극장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울 명보극장

🎥 지금은 아쉽게도 사라진 곳이에요. 서울시 중구 초동, 요새 '힙지로'라 불리는 을지로3가역 근처에 위치했어요.

💬 태어나 처음으로 '혼영'을 한 기억! 생각보다 혼자 영화를 보는 게 편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지금도 여유롭게 혼자 영화를 즐기고 있어요🥤

춘천 피카디리/아카데미/육림극장

🎥 멀티플렉스가 다소 늦게 들어온 춘천. 그래서인지 유난히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극장'들이 많았다고 해요.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지만요.

💬 그 시절 좋아하는 사람과 영화를 보면서 심장이 두근두근, 낡은 의자의 삐그덕 거리는 소리보다 심장소리가 더 크게 들릴까봐 초조했다는 풋풋한 이야기입니다🍏

서울 인디스페이스

🎥 서울시 종로구, 종로3가역 근처에 위치한 인디스페이스! 한국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국내 최초의 독립영화전용관입니다.

💬 꼭 한 번 가고 싶었던 서울독립영화제에 처음으로 오게 되면서, 매년 서독제가 열리고 있는 인디스페이스에도 처음 발을 들였어요. 단편영화를 스크린을 통해 보는 것이 설렜던 기억이 남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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