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되고, 누가 안 될까요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안녕하세요. 어거스트팀입니다.
오늘의 레터는 새로운 에디터 Zoe가 합류했어요. 기존 에디터들의 필명도 이번에 다음과 같이 바뀌게 됩니다.
👉  NEW! > Zoe
👉  에디터 MON > 한새벽
👉  에디터 TUE > 구현모
👉  에디터 WED > 후니
👉  에디터 THU > 찬비
👉  에디터 FRI > Friday
👉  에디터 SAT > 장희수
👉  에디터 SUN > SIXTEEN
새로운 에디터를 환영하며 앞으로도 어거스트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 😘
👋  오늘의 에디터 : Zoe 
Zoe라고 쓰고 조이라고 읽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즐겨보는 걸 목표로 삽니다.
라이브커머스, 이제 다들 들어보셨죠? 여전히 ‘뜨거운 감자’라는 이 기회의 땅이 정말 ‘기회의 땅’인지, 아니면 ‘빛 좋은 개살구’인지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 PART. 01
라이브커머스가 대세라고?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전자상거래(E-Commerce)의 합성어인 라이브커머스(Live Commerce)라는 용어, 이제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2020년 초반부터 대두되기 시작한 라이브커머스는 2023년 시장규모 1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커머스 시장에서 중요한 신사업으로 떠올랐습니다. 주요 홈쇼핑 회사 3개사의 19년 취급고가 12조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향후 이 시장 규모가 라이브커머스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죠. 

(출처: 제일매거진)
덕분에, 지난 1년은 뜨거운 경쟁이 벌어졌던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업체들이 앞다퉈 신규 서비스를 런칭했고, 쿠팡, 11번가, G마켓, SSG 등 다양한 이커머스 업체들도 경쟁에 한창 참여 중입니다. 소비자들의 시청 경험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 온라인·모바일 쇼핑 이용자 10명 중 7명 이상이 라이브커머스에 대해 알고 있으며, 이 중 63.8%가 시청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최근 네이버에서 쇼핑라이브 서비스 1주년을 기념해 그간의 기록을 공개했는데요. 21년 7월 기준 누적 시청 3.5억 명, 1년간 판매된 제품 수 1천만 개 등 한눈에 보기에도 어마어마한 수치였습니다. 11번가는 갤럭시 Z3시리즈 사전예약이 시작된 첫날인 17일 오전 9시에 진행된 방송에서 2시간 만에 95억 원어치를 판매하는 기록적인 거래액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같은 날 G마켓은 아이돌 그룹 러블리즈, 테크 유튜버 가전주부를 앞세운 ‘장사의 신동 스핀오프’ 라이브방송에서, 한 시간 동안 누적 120만 뷰를 달성하기도 했죠. 

이 기록들은, ‘이 시장이 정말 성공할까? 정말 사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일각의 의문들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실마리를 보여준 셈입니다. 적어도 이 시장이, 정말 대세이긴 하구나, 하는 느낌을 심어 주기에는 충분한 수치들이죠. 

출처: 네이버 쇼핑라이브 (왼쪽), 이데일리 (오른쪽)
전문가들은 라이브커머스의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가장 큰 메리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소비자는 실시간으로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판매자는 중간 유통 과정을 단축해 소비자에게 바로 제품/서비스를 소개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말로, 그럴까요? 

👑 PART. 02
정말 이게 누구에게나 열린 기회인 걸까?

네이버와 쿠팡은 오픈라이브를 표방하며, 중소상공인들이 소비자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로 라이브커머스를 꼽았습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하루 평균 중소상공인 콘텐츠 350건, 브랜드 협업 콘텐츠 10~20건이 생겨나고 있다고 하죠. 특히 SME(중소상공인) 중심의 스마트스토어 운영을 통해 커머스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네이버의 경우 이들의 라이브커머스 참여는 아주 중요한 성공 요소 중 하나일 겁니다. 그러나, 성공의 기회가 과연 모두에게 열려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굳이 하라면, 아직은 글쎄? 라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성공의 단맛을 맛보고 있는 브랜드들은 소수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네이버 쇼핑라이브
네이버 쇼핑라이브 홈에 한번이라도 접속해 본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수십 수백 개의 업체가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중 메인 상단 배너에 노출되는 업체는 소수이고, 대부분의 경우 노출되는 업체는 대기업이거나, 알려진 브랜드입니다. 메인 배너 노출 자체가 보다 많은 시청 수로 이어지고, 보다 많은 시청 수가 더 높은 매출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메인 배너 노출은 아주 중요한 홍보 수단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라이브 스케쥴, 인기 라이브, 진행중 라이브 등 다양한 메뉴들이 있지만 이 부분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브랜드 파워가 높은 업체들의 방송이 대부분 상위를 차지하고, 중소상공인들의 방송은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배치됩니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더보기⟩버튼을 계속 클릭해가며 페이지를 내려 모든 업체들의 방송리스트를 확인한다는 건 사실상 있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형 업체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출처: 네이버 쇼핑라이브
네이버 관계자는 한 포럼에서 ‘검색’ 기능을 통해, VOD 재시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라이브커머스 매출 전체의 20%를 차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검색을 해보면 일반적인 제품 검색에 비해 상품에 대한 정보가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직접 ⟨가을옷⟩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았는데요. 기존 진행된 방송 리스트들이 엄청나게 길게 나열되어 있어, 어떤 방송을 클릭해 제품을 살펴봐야 할지 혼란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각 방송마다 소개된 상품의 목록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어서, 애초에 구매를 마음먹은 브랜드가 있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키워드로 검색을 해서 추후 구매에 참여하는 건 어려워 보였습니다. 방송을 일일이 돌아보며 최저가를 찾는 수고로움을 거치느니, 쿠팡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최저가 상품을 검색하는 편이 훨씬 더 나아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네이버 쇼핑라이브 '가을옷' 키워드 검색화면
쿠팡의 경우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쿠팡은 ‘크리에이터’라는 제도를 도입, 선정 과정만 거친다면 판매자를 대신해 라이브 방송에서 고객과 소통하며 판매 수익의 5%를 커미션으로 배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일반인도 누구나 라이브 커머스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셈이지만, 실제로 시청수 5만 회 이상을 넘는 최신 방송들은 대부분 쇼호스트나 유명인이 등장합니다. 일반인이 등장하는 방송들의 경우 대부분이 시청 수가 몇백 또는 몇십 수준에 그칩니다. 일반인들이 방송을 개설해, 그야말로 ‘대박’을 치는 것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뜻이죠. 

이외에 카카오나 G마켓, SSG, 11번가 등의 업체들은 애초에 오픈 라이브를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플랫폼에서 선택한 소수의 상품들만이 방송을 진행할 수 있죠. 가끔 대기업 상품이 아닌 중소 소상공인 업체들의 상품들도 방송되곤 하지만, 그 비중 자체가 비교할 수 없이 미미한 수준입니다. 소상공인 업체들의 경우 정부기관의 지원을 받아 해당 플랫폼들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진입장벽이 두터운 셈입니다. 

🙋 PART. 03
인플루언서와 함께 한다면요? 

그렇다면 진입장벽만 넘을 수 있다면, 네이버 메인에만 노출될 수 있다면 라이브커머스로 ‘대박’치는 게 가능한걸까요? 유명 셀럽을 섭외하거나, 유명 인플루언서가 등장하면 메인에 좀 더 노출되기 쉽고, 성공에 좀 더 가까워 질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중국의 경우, 왕홍들이 상품을 1분만 소개해도 몇십억 몇백억에 달하는 매출을 만들어내기도 한다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애석하게도,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출처: 더중앙
왕홍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제품을 선택・사용한 뒤 소개하고 싶은 상품만을 소개하는 중국 시장과는 달리, 플랫폼이 메인이 되어 제품을 소개하는 현재의 한국 시장에서는 인플루언서의 절대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인플루언서에 대한 신뢰도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는 구조적 차이 때문입니다. 게다가 인플루언서 한 명을 섭외하는 데 드는 비용도 수백에서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방송 제작비를 아껴, 스마트폰으로 방송 송출에 뛰어드는 대다수의 업체에게는 배보다 배꼽이 큰 형국이죠. TV에 등장하는 유명 연예인부터, 유튜버, 유명 쇼호스트에 이르기까지 인플루언서 선택의 폭이 다양한 것은 사실이지만, 섭외 비용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합니다. 

이에 더해, 한국 소비자들은 라이브커머스를 보며 허투루 구매에 뛰어들지 않습니다. ‘모바일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21’ 7월 리포트에 따르면 모바일 쇼핑 이용자들의 43%가 라이브커머스의 장점으로 할인·프로모션 혜택이 많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언택트 시대를 거치며 소비자들이 예전보다 확실히 모바일 쇼핑에 익숙해지긴 했지만, 굳이 방송을 시청하지 않아도 검색을 통해 빠르고 편리하게 가격 비교와 상세 정보 확인할 수 있는 툴이 있는 만큼, 눈에 띄는 혜택이 있지 않으면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구매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출처: 뉴시스
방송이 진행된 사례를 살펴봐도, 대형 브랜드라고 모두 성공적인 결과를 성취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엄청난 할인율 또는 사은품 혜택이 있거나, 한정판이거나, 제품이 처음 공개되는 런칭 행사가 아니면 일반적인 방송에서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혜택이 좋다면, 출연자와 상관없이 큰 성과를 거두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최근 무신사에서 프랑스 대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메종키츠네’와 함께했던 라이브방송의 경우 5분만에 매출 1억 달성, 1시간 동안 4억 5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보도되었는데요. 이는 최대 60%의 할인 혜택, 메종키츠네 토트백 추첨 이벤트, 새벽 배송 서비스 등 다양한 방송 중 이벤트들이 있기에 가능한 수치였습니다. 앞서 소개된 갤럭시 Z3 시리즈 사례의 경우에도 신제품 사전예약 첫날이기 때문에, 그리고 제품 자체가 매력적이어서 이미 엄청나게 많은 소비자가 주목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죠.  

연쇄할인마가 되ㅇ...... (읍읍) (출처: 네이버 웹툰 천리마마트)
결국 엄청난 할인율을 내세우지 않거나, 제품의 차별성을 확보하지 않는 한 현재의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할인을 거의 하지 않거나, 이벤트 혜택이 없는 방송의 경우 오히려 시청자에게 외면받기가 더 쉽습니다. 실제 방송을 진행해 본 사례를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혜택이 기대보다 적다고 댓글에 실시간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시청자도 있었습니다. 이미 소비자들의 머릿속에서 ‘라이브커머스 = 프로모션 행사’라는 개념이 자리 잡은 지라, 평범한 방송으로는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어려운 것이죠. 

그러나 모든 브랜드가 엄청난 할인율을 앞세운 방송에 뛰어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할인율은 결국 해당 업체의 비용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파격 할인 행사를 브랜드들에서 지속해서 진행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거기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3~5% 선의 판매 수수료, 방송 제작비 등을 고려하면 비용은 엄청나게 불어나죠. 대다수의 소상공인들에게 출혈경쟁은 한계가 있고, 결국 일부 대형 브랜드들만 이 커다란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셈입니다.  

출처: 마이크임팩트_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앞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라이브커머스 역시 큰 비용과 시간 투자 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마케팅 툴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기반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 라이브커머스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소비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무한 경쟁의 사회에서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있다는 장밋빛 이미지로 포장되어 왔죠. 

그러나 정말 공정한 경쟁의 장이 열렸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다양한 중소업체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일부 대형 업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기 좋은 장이 생긴 것은 아닐까요? 현재의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지켜보며,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의문입니다. 오픈 라이브를 표방하는 플랫폼들이 말하는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기술적으로 더 많은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지, 한 번쯤은 함께 고민해볼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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