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등 로켓을 쏘아 올리려면 추진제가 필요합니다.
코트레터
2026. 6. 5.

코트워치 기자들이 이번 주 주목한 이야기를 '키워드' 중심으로 풀어갑니다.

방산기업 한화와 폭발 사고

지난 선거운동 기간, 대형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5월 26일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 6월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입니다.


오래전 단신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1996년 3월 5일, 한화 여수공장에서 박격포탄 추진제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5일 오전 발생한 한화 여수공장 폭발사고로 중화상을 입고 광주기독병원과 전남대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OOO씨(49), OOO씨(25), OOO씨(35) 등 3명이 이날 밤과 6일 오전 각각 숨졌다.


(…) 이에 따라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사고 현장에서 숨진 OOO씨(35), OOO씨(23) 등 2명을 포함해 모두 5명으로 늘어났다."


당시 재판부는 고체 추진제를 칼날로 자르는 작업 중에 마찰과 정전기를 제대로 방지하지 않아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판결문에 적었습니다.



미사일, 우주발사체, 폭죽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사일 등 로켓을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로켓을 쏘아 올리려면 추진제가 필요한데요.


로켓은 대부분 내부 연료를 태워 가스를 분출하면서 나아가게 됩니다. '연료'와 '산화제'(산소 없이도 연료를 타게 하는 물질) 등을 합쳐서 추진제라고 부릅니다.


추진제는 폭죽을 쏘아 올리는 데도 쓰입니다.


(한화그룹은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주최하고 있기도 합니다.)


한화 측은 이번 폭발 사고가 로켓 추진제를 만들 때 쓰는 공구를 세척하는 작업 중에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확한 폭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대전사업장은 한화그룹이 1987년 국방과학연구소 추진제 생산시설을 인수해 운영해 온 곳으로, 과거에도 두 차례 폭발 사고가 있었습니다.



두 번의 추진제 폭발 사고


사고는 약 9개월의 간격을 두고 일어났습니다.


①2018년 5월 29일,
시험용 추진기관에 추진제를 주입하는 작업 중에 사고가 났고,


②2019년 2월 14일,
'천무' 추진기관에 추진제를 주입해 굳힌 다음, 알루미늄 봉(코어)을 빼내려 장비를 연결하는 작업 중에 사고가 났습니다.


산화성 추진제는 충격이나 마찰, 정전기 등으로 발화, 폭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당시 작업자들은


①추진제가 든 믹서볼에 나무막대를 밀어 넣은 뒤 고무망치로 두들겼습니다. 믹서볼 밸브가 자동으로 열리지 않아 강제로 열기 위해서였습니다.


②추진기관 코어와 장비를 수작업으로 연결했습니다. 규격이 다른, 예전에 쓰던 장비를 '천무' 추진기관에 맞추기 위해서였습니다. 2016년부터 규격이 다른 장비를 개선해야 한다는 건의가 있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①충격, ②마찰과 정전기 등이 추진제에 가해져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집행유예, 벌금 8000만 원


두 번의 사고로 대전사업장장은 재판을 두 번 받았습니다.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각 사고 이후 특별감독에서 적발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①126건, ②114건)에 대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그 아래로는 해당 생산팀장, 파트장 등이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해자 유가족과 합의한 점이 중요하게 참작됐고, 모두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한화 법인은 1차 사고 벌금 3000만 원, 2차 사고 벌금 50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 * *


어제(4일) '퐁피두센터 한화'가 문을 열었습니다.


한화문화재단이 프랑스 파리의 유명 미술기관인 퐁피두센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서울에 개관했습니다.


예술가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이 이스라엘 군수기업과 협력해 왔기 때문입니다. 예술가들은 "피로 얼룩진 자본 위에서 예술하기를 거부한다. 예술이 폭력과 권력의 이미지를 세탁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거부한다. 예술을 무력화하는 예술을 거부한다"며 '아트워싱'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레터는 코트워치 후원회원 워처 90분의 지원을 받아 최윤정 기자가 작성했습니다.)
courtwatch@c-watch.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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