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7일  (No. 715)
성공 스토리의 함정에 빠지지 마세요

서점 매대나 유튜브를 훑어보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당신 자신에게 베팅하라!", "무일푼으로 시작해 열정 하나로 이뤄냈다!" 우리는 영웅 서사시 같은 그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뜁니다. 그들의 조언대로만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조언을 곧이곧대로 따라 하면 안 됩니다. 그들의 이야기에는 성공의 핵심일지도 모르는 아주 중요한 두 가지가 쏙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특권'과 '운'이라는 맥락이죠.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에 실린 기사에서 필자(Kuan-lin F. Liu)는 자신의 부끄러운 일화를 고백했는데요, 명문 다트머스 대학을 졸업하고 저널리스트, 부동산, 테크, 경영 컨설팅을 오가며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그에게 사람들은 종종 성공 비결을 물었다고 합니다. 그때마다 그는 "내 관심사를 따랐고,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했다"라고 자랑스럽게 조언했죠. 하지만 어느 날 여동생이 그에게 일침을 날렸습니다. "오빠 혼자 힘으로 해낸 게 아니잖아."

필자는 자신이 피땀 흘려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항변했지만, 동생의 말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었습니다. 부모님의 재정 지원 덕분에 그는 학비나 아르바이트 걱정 없이 학업에만 몰두할 수 있었고, 갓 졸업해 통장 잔고가 없을 때도 부모님 찬스 덕분에 자유롭게 커리어 모험을 즐길 수 있었죠. 

이처럼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극복한 장애물은 생생히 기억하지만, 자신이 누린 이점은 쉽게 잊어버리고 맙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조언은 진짜 배경이 거세된 반쪽짜리일지 모릅니다.


저의 30년 컨설턴트 커리어의 시작도 오롯이 제 능력 덕은 아니었습니다. 대학 때 저에겐 경영 컨설턴트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서 학비를 지원해 주는 '산학장학금'을 받아야만 했고, 그 조건으로 졸업 후 첫 직장으로 자동차 회사에 입사하게 됐죠. 컨설턴트와는 거리가 먼 일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 회사는 IMF 외환위기를 맞아 부도가 났고, 결국 다른 자동차 회사에 인수합병(M&A)되고 말았죠. 

저는 회사가 인수합병되기 직전, 천만다행으로 다른 SI 업체로 이직할 수 있었습니다. 취업의 문이 굳게 닫혔던 끔찍한 IMF 시절에 이직에 성공한 것 자체가 엄청난 운이었죠. 그런데 진짜 행운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첫 직장에서 피인수기업 직원으로 인수합병 실무를 온몸으로 겪어냈던 선배들이 그 뼈아픈 경험을 살려 유명 컨설팅 회사에 M&A 전문 컨설턴트로 입사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그 소식을 듣고 선배들에게 연락해 저에게도 일할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몇 번의 인터뷰를 거쳐 마침내 선망하던 컨설턴트로 채용될 수 있었죠.

생활고로 인한 산학장학금, IMF라는 국가적 위기와 회사의 부도, 이직 과정에서 따랐던 행운,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준 선배들과의 인연, 이 모든 외적 조건과 운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지 않았다면 지금 저는 아마 다른 인생 경로를 걸었을 테죠. (그렇다고 제가 걸어온 경로가 성공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

성공은 개인의 투지와 노력으로 직조되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행운, 우연한 타이밍, 그리고 타인의 도움이 얽혀 만들어지는 결과물이죠. 그러니 누군가의 성공 공식을 맹신하며 '나는 왜 저렇게 못할까' 하고 자신의 현실을 탓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의 성공 스토리에서 '생략된 행운이나 특수한 조건'이 무엇일지 의심해 보세요. 그리고 그들의 삶이 아니라 여러분에게 주어진 조건에서 현실적인 전략을 수립해 보기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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