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들이 우리 일상에 스며드는 과정을 돌아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고 순식간이라 놀랍기만 합니다. 분명 어색하고 심지어 번거롭기까지 했는데 어느새 그 전의 삶을 상상할 수 없어지니까요.
제가 고등학생 때 카카오톡이 처음 출시되었는데요, 그때는 아직 페이스북을 쓰지 않을 때라서 연락처 기반의 프로필 자동 등록에 대한 개념도 없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친구가 카카오톡을 설치하자 중학교 때 남자 동창이 자동으로 카카오톡 친구 프로필에 떴고 그렇게 연결된 인연의 남자아이를 우리는 ‘카톡남’으로 불렀더랬죠. 카카오톡 자체가 너무나 새로웠거든요. 수많은 ‘카톡남’과 ‘카톡녀’ 사이에서 카톡을 주고받는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는 에피소드입니다.
좀 더 거슬러서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 명절에 시골이라도 가려면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두툼한 지도책을 무릎 위에 놓고 길을 가늠해 주어야 했습니다. 어떻게 8시간 가까이 차에서 운전하며 길을 찾아갔는지 의문입니다. 지금은 내비게이션이 바로 앞에서 안내 음성을 들려줘도 길을 잘못 들기 일쑤인데요.
그런가 하면 지금 사방에서 이야기하는 AI는 또 어떤가요? IT업계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어느새 컴퓨터를 켜면 제일 먼저 체크하는 루틴이 되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90년생들이 AI없이 졸업 논문을 써서 졸업한 마지막 세대라고 하는데요, 저도 제가 어떻게 졸업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일단 정말로 AI 없는 일상을 상상하기 어려워진 건 실감이 납니다.
TV가 바보상자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고, 지금 사람들은 더 크고 깊어진 스마트폰 바보상자 안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물론 저를 포함해서요. SNS는 아무리 다짐을 해도 줄이기가 왜 이렇게 쉽지 않은지요. 당최 핸드폰 없이 어떻게 학창 시절을 보냈는지 의문입니다.
물론 위에 나열한 혁신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제가 간편 조리 라비올리 파스타를 처음 발견했을 때도 어쩌면 비슷한 마음이 아니었나 되짚어 봅니다. 저한테는 라면이나 담파스타나 만들어 먹기까지 마음가짐의 난이도가 비슷한데요, 그만큼 파스타는 쉽고, 만만하고, 귀찮음을 이겨내고 해 먹을 수 있는 최소한의 집밥 정도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면 삶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입맛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맛의 색다른 파스타라니, 어떻게 해 먹지 않을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