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뭐 드실거예요?

미지예요. 요즘 점심 메뉴를 고를 때마다 가격표를 보며 깜짝깜짝 놀라요. 돌아서면 오르는 밥값에 도시락을 싸 다녀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오른 건 밥값만이 아니죠. 대출 이자도 오르고, 기름값도 오르고, 누구 말마따나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시절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계적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어요🌋

물가 상승과 경기 악화가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오는 상황에서 새 정부는 '국가 채무의 엄격한 관리'를 내세우며 긴축 재정 기조로의 전환을 예고했습니다. 코로나 재유행까지 겹친 상황에서 방어막이 되어야 할 정부가 '작은 정부'로 전환하겠다는 건데요, 괜찮을까요? 이번 주 참견레터는 정부의 재정 정책에 참견합니다. 오늘도 함께 참견해주시겠어요?
💌이번 주 참견레터는요...
✔️참견Pick 긴축 재정으로 전환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국가재정전략 괜찮은지 짚어봤고요
✔️전지적 참見 시점 던킨도너츠 생산 공장의 위생 불량 신고 사례를 통해 공익신고자 보호 제도의 문제점을 따져봤어요
✔️P.S. 추신 '승리의 전쟁'은 없어요
#윤석열 정부의 국가재정전략
구두쇠 정부 때문에 허리 휘는 국민들😫

지난 7월 7일 2022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는데요, 정부는 지난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를 문제 삼으며 긴축 재정 기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재정전략회의란?
2004년 노무현 정부 이래 매년 열리는 연례 회의로 대통령이 주관하여 중기 재정 운용의 방향을 논의하고 회의 결과에 기초해 내년도 예산안과 향후 5년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이 결정됩니다.


긴축 재정으로 위기에 대응한다고❓

아버지는 종종 말씀하세요. "나랏돈을 그렇게 펑펑 써도 되나?"
자신의 빚보다 국가 빚이 더 걱정인 분들,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대응하여 곳간 문을 단단히 걸어 잠가야 망하지 않는다는 분 등을 위해 국가 재정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풀어보려고 해요. 이건 재정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데요,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을 잠시 모셔보겠습니다.
Q1. 수입이 줄 테니 지출도 줄여야 하지 않아요?
  • 아니에요. 국가재정을 우리 집 가계부와 같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가정에서는 수입이 줄면 지출도 줄여야 하지만 국가 재정은 내수가 안 좋아 수입이 줄면 지출을 오히려 늘려야 해요. 경기가 안 좋을 때 정부라도 돈을 안 쓰면 내수가 살아날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Q2. 부채 비율은 무조건 낮은 게 좋은 거 아녜요? 
  • 아니에요. 부채비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것이 정상이에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국가채무(분자)를 GDP(분모)로 나눈 것인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채무는 쌓이고 GDP는 매년 갱신되기 때문에 늘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부채비율이 낮다고 무조건 재정건전성이 좋은 것도 아니예요. 오히려 안 좋은 건 국가부채 비율은 낮은데 민간부채 비율이 높은 것이에요.

Q3. 팬데믹이라고 돈을 너무 펑펑 쓰는 거 아녜요?
  • 아니에요. 우리나라 정부 지출 규모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은 물론,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도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에요. 팬데믹 이전 북유럽 국가들은 GDP 대비 50% 내외(팬데믹 이후 60%), 서유럽 국가들은 40% 내외(팬데믹 이후 50% 내외), 미국, 영국, 일본 등도 40% 내외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33% 내외(2018, 2019년 기준)예요. 특히 복지 지출은 OECD 국가의 절반 수준이에요. 

Q4. 우리나라 곳간 상황은 늘 안 좋다던데요?
  • 아니에요. 가까운 2019년에 나름 확장 정책을 운용했지만 재정 수지는 여전히 흑자였어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적자 재정을 운용하긴 했지만, 부채비율이나 재정 수지는 예상보다 훨씬 나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정부의 '죽는소리'도 문제지만 언론도 큰 규모의 흑자에도 '곳간 거덜', '슈퍼예산' 등으로 보도하거나 긴축 예산을 확장 예산이라고 오보하기도 했어요.
  • 또한 재정 수지는 다른 나라와도 비교해야 해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인 2020년과 2021년 비록 적자를 기록했지만, 선진국 평균 재정 수지 비율은 GDP 대비 -10.5%, -7.3%지만 우리나라는 -2.2%, -0.6%로 차이가 무려 8.3%, 6.7%나 돼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재정을 소극적으로 운용했다는 증거예요.

긴축 재정은 답이 될 수 없어요🙅‍♂️

코로나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게다가 전 세계적 경제 위기도 닥쳐오고 있죠. 시민들은 돌봄의 위기, 생계의 위기, 주거의 위기, 고용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여 재정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그로 인해 유례없는 규모로 국가 부채가 증가했지만, 문제삼지 않고 있어요.

윤석열 정부가 문제 삼는 지난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도 코로나 위기 대응책이었어요. 이마저도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의 재정 지출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특수고용노동자 등에게 고통을 전가했죠.

게다가 정부는 💰209조 원을 지출하겠다면서도 재원 확보 계획은 민간에 의지하겠다는 구호뿐이에요. 반면 고소득·고자산 법인과 개인에게 유리한 감세 정책을 예고했고요. 하지만 법인세를 낮추면 당연히 세수도 줍니다📉 기업 이익이야 증가하겠지만 그만큼 투자로 이어질지는 의문이에요. 많은 연구자는 감세로 기업의 투자가 늘더라도 미미하다고 분석했어요. 국가 지출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감세에 따른 세수 감소는 결국 누군가 부담해야 해요. 이런 장단점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감세 정책을 펼치는 것은 큰 문제예요.

정부의 엇나간 '재정건전성' 구호와 과도한 국가 채무 관리는 그러잖아도 어려운 서민, 취약계층의 삶을 더 악화시킬 수밖에 없어요. 경제 침체를 막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 재정 운용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국회, 뭐합니까? 도대체🤷‍♀️

지난 7월 4일 국회는 후반기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공공요금 줄인상까지 겹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민생 법안 처리를 서두르겠다고 했지만, 법사위원장 등 상임위 구성과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논의에 매달려 빠른 시일 내에 가동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오히려 온라인 플랫폼의 공정한 거래 질서 마련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처리를 미루고,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보호를 가로막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악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입으로만 '민생' 타령 그만하고요, 빨리 원구성에 합의하고 민생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해요.

참여연대가 참견러들과 함께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하세요
#'양심의 호루라기' 보호 못하는 공익신고자 보호 제도
던킨도너츠 생산 라인에 핀 곰팡이

지난해 9월 KBS가 공개했던 던킨도너츠 생산 라인의 곰팡이를 기억하시나요? 바로 요겁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린 공익신고자 A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이 사건을 신고한 지 280일이 지나도록 보호조치 결정을 받지 못한 채 정신적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양심의 호루라기'라 불리는 공익신고자 보호 제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걸까요?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조(목적) 이 법은 공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신고한 사람 등을 보호하고 지원함으로써 국민생활의 안정과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풍토의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2011년 공익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한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제정되었지만... 


10명 중 5명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어요😥

공익신고자 A씨는 왜 아홉 달이 넘도록 보호받지 못했을까요? 참여연대가 지난해 10월 발행한 <공익제보자 보호 제대로 되고 있나-「공익신고자 보호법」 제정 10년 제도 운영 분석보고서>에는 운영 실태와 지원 현황이 상세히 담겨있습니다.

그 중에서 이번 사례와 같이 보호(신분보장)조치 결정과 이행 실태를 살펴보면,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시행된 2011년 9월 30일부터 2021년 4월 30일까지 공익신고자 보호 제도 신청 건은 총 546건이었는데요, 이 중 처리 완료된 326건 중 155건(47.5%)만 인정되었습니다. 신고자 10명 중 5명만 보호를 받는 셈이죠😥 

특히, 불이익에 대한 보호(신변 보호)조치를 인정한 비율은 42.6%밖에 되지 않는데요, 인정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문제예요. 평균 124일(4개월)로 법률에서 정한 기한(60일)의 두 배에 달하고, 2021년 이루어진 7건의 보호조치 결정은 신청일로부터 평균 286일, 약 9.4개월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3건 중 1건은 이행되지 않았어요🔕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강화됨에 따라 권익위는 2018년 5월 1일 이후 2년 동안 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불이익 조치를 한 자와 보호조치 신청인을 대상으로 이행점검을 실시하고 있었는데요, 3건 중 1건은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신고자의 신분 노출은 불이익으로 연결됨에도 불구하고 신고접수 처리 기관의 담당자나 공무원에 의해 유출된 사례가 약 50%에 달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담당 공무원이 직접적으로 신고자의 실명이나 정보를 알려준 경우도 있었다는 것. 하지만 이런 때도 제대로 징계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신고자의 신분을 공개한 경우 징역 5년 이하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중죄로 규정하고 있는데 말이죠.


권익위는 뭐해요❓

참여연대는 지난 7월 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던킨도너츠((주)비알코리아)의 식품 위생 문제를 신고한 공익신고자 A씨에 대한 조속한 보호조치 결정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작년 12월 28일에 이어 두 번째예요.

무려 280일 동안 보호조치 결정을 내리지 않은 국민권익위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또한 언론에 신고자의 신분을 유출한 던킨도너츠 측에 법적 책임을 묻지 않고 있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보호조치 결정은 이미 발생한 불이익을 회복하고 추후 발생할 불이익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더는 기다릴 수 없습니다. 권익위는 주무 기관으로서 신고자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공익신고자 A씨가 보호조치 결정을 받을 때까지 함께 지켜봐주시겠어요? 참, 공익제보자들이 홀로 외롭지 않도록 손 편지로 위로와 지지를 전하는 모금도 진행하고 있어요🤗 모금에 동참하실 참견러는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세요~💞
'승리의 전쟁'은 없어요🎸

빅토르 최라는 가수를 아시나요? 고려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계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988년 혈액형(Группа Крови/Gruppa Krovi)이라는 곡으로 러시아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댓가야 치를 수 있다지만
그런 승리는 원치 않아
누구의 가슴도 짓밟고 싶지 않아
...
소매에는 혈액형
내 소매에는 군번이
전장에서 나의 행운을 빌어다오, 빌어다오
이 들판에 남겨지지 않기를

혈액형이 세상에 나왔을 때 1979년부터 10년 가까이 이어진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러시아의 젊은이들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빅토르 최는 불의의 사고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러시아 내 반전 집회에서도 불리고 있다고 해요.

이 세상에 '승리의 전쟁'은 없습니다. 누군가의 가슴을 짓밟는 행위에 '승리'란 이름이 붙어선 안 됩니다. 전쟁으로 외롭게 들판에 남겨지는 사람이 없도록, 우크라이나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들어주세요🇺🇦
참견레터는 참견으로 성장하는 것 아시죠?
참견러들이 남겨주신 의견을 소개합니다. 더 잘 듣고 소통할게요🤭

  • 화물연대 이슈 관련한 뉴스를 잘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딱 요약적으로 전달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리뉴얼한 참견레터 정말 최고입니다! 내용도 알차고 전달력도 너무 좋습니다. 이번 매생이 님의 인생네컷도 너무 귀엽고 재밌네요. ㅋㅋㅋ 참견이도요!! 참견레터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아기자기하게 재미져서 좋아요. 앞으로 매생이 님의 인생네컷 팬이 될 거 같은 예감입니다. 참여연대 간사님들 정말 최고예요!! ^^b

  • 주요 현안을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 사회 현안과 이슈를 간단하게 정리해서 알려주는 뉴스레터를 수신하고 있는데, 기계적 큐레이션과 요약(AI가 정리?)으로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견레터를 보면서 핵심 이슈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시각까지 챙길 수 있네요.

  • 우리 사회는 급속 성장하면서 다양한 사회적 욕구가 분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찬반 진영을 떠나 모두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이고 발전을 위한 동력의 원천이라고 봅니다. 싸워서 한쪽이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함께 설득하고 동참시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참여연대 활동이나 참견레터도 그러한 관점에서 더 많은 활동을 기대해 봅니다. 수고에 대해 감사드리고 많은 성공적인 성과를 기대합니다.

  • 무조건적인 참견은 사양하겠습니다. 정의롭고 공명정대한 참견레터가 되길 바랍니다.
이번 주 참견레터 어떻게 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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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견레터는 참견으로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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