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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태 · 양세호 기자
케이팝 성공비결 분석 세션
작은 내수시장 돌파구 마련한 프로듀서들
제25회 세계지식포럼 ‘케이팝의 힘’세션에서 전문가 패널들이 한국 가요시장의 성공비결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매경DB>

“케이팝(K-POP)이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던 배경엔 혁신적인 프로듀서들이 국내 음악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였던 데 있습니다. 또, 수요자 측면에선 역동적인 팬덤(Fandom)문화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가 형성되면서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습니다.”


제25회 세계지식포럼(WEF)에 참여한 엔터테인먼트산업 전문가들을 ‘케이팝’의 성공비결을 이 같은 분석했습니다. WEF ‘케이팝의 힘’세션은 이장우 현재 세계문화산업포럼(WCIF) 회장(경북대 경영학과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파스칼 브라시에 IAE클레르몽 오베르뉴 부교수, 오인규 간사이 외국어대 교수, MBN에서 ‘한일가왕전’과 ‘한일톱텐쇼’를 제작한 서혜진 크레아스튜디오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습니다.


먼저 이 회장은 케이팝을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소비되는 아이돌그룹의 음악’으로 정의하고, 이런 케이팝의 성공은 지속적인 혁신에 기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퍼스트무버 K팝기획사 활약 돋보여
이수만의 SM에서 방시혁 의장까지 혁신 거듭
제25회 세계지식포럼 ‘케이팝의 힘’세션에서 전문가 패널들이 성공비결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wkforumkorea/YouTube>

이 회장은 케이팝의 성공 배경에 대해 “급격한 디지털화로 한국 음악시장이 무너질 수 있었던 시기에 혁신적인 프로듀서들이 퍼스트 무버(First-Mover)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케이팝 아이돌 프로듀싱 시스템을 만들고 수익 모델을 다각화는 한편 글로컬라이제이션(세계화·현지화를 동시 추구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회장은 혁신적인 프로듀서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프로듀서, 고(故) 이호연 DSP미디어 대표,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을 꼽았습니다.


서 대표는 케이팝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설명하는 단어로 ‘엘리트주의(Elitism)’와 ‘디지털’을 선정했습니다. 그는 “교육을 잘 받은 엘리트들이 새로운 전략을 가지고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면서 팬덤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어떻게 상업적으로 이용할 것인지 등을 혁신적으로 공략했다”며 “디지털 콘텐츠 제작 시 초상권이나 IP(지식재산권) 등을 활용한 부분이 유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로컬 시장이 좁으니까 해외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저작권을 활용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팬덤 전략 성공으로 해외시장까지 공략
“팬 99%가 여성”, “정부 정책적 지원도 필요”

파스칼 교수는 수요자 측면에서 케이팝은 성공 비결을 팬덤 문화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를 형성한 데 있다고 봤습니다. 파스칼 교수는 “케이팝의 팬덤은 하나의 커뮤니티”라며 “팬들끼리 전세계적으로 역동적으로 소통하고 긴밀하게 연결돼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커뮤니티를 통해 전 세계 케이팝 소비자들이 경험을 공유하면서 브랜드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고 참여하게 된다”며 “이러한 모델은 관광·하이테크· 패션 산업 등 B2C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의 평판이 기업의 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B2C 산업에선 적극적인 고객이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시각입니다.


오 교수는 케이팝의 성공 비결을 젠더 이슈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활동하는 케이팝 팬들의 99%가 여성”이라며 “케이팝을 듣는 여성들은 케이팝을 통해 성차별, 사회적 억압 등을 극복하자는 생각을 보편적으로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끝으로 정부 정책이 케이팝 성공의 핵심 요인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패널들은 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오 교수는 “이 질문이 특히 서양에서 케이팝에 대해 가장 많이 알려진 오해 같다”며 “정부의 개입이 있었다고 해도 매우 미미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패널들은 오히려 정부의 정책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르면 아이돌들은 매니지먼트와 계약서를 작성할 때 국내·외 활동기간을 포함해 7년을 넘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서 대표는 “규제를 일괄적으로 만들다 보니 해당 기간에 투자를 할 수 있는 대기업만 살아남고 있다”며 “중소형 기획사가 만드는 개성있는 아이돌 그룹들은 없어지는 게 좋은 것인지 생각해 볼 시점”이라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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