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FOMC #비둘기
TODAY's DIGGING
파월 의장이 갑자기
산타로 불리는 이유
┃글 June
세계 주식 시장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뉴욕 증권시장이 투자 열기로 활활 타오르고 있어요. 대표적인 주가지수 중 하나인 다우존스 지수는 어제(14일) 최초로 3만 7000선을 돌파하며 역사상 최고 수치를 기록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작년 1월 이후 2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어요.

왜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걸까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태도가 최근 들어 바뀐 게 가장 중요한 이유로 지목돼요. 투자 전문가들과 언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산타클로스”로 부르며 주식 시장을 들뜨게 했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파월이 왜 산타클로스야?
주식 시장의 전반적인 주가지수가 크리스마스 전후로 상승하는 현상을 보통 ‘산타 랠리’라고 불러요.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연말쯤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면서 이런 용어가 생겨났죠. 연말인 크리스마스쯤에 기업들의 보너스 지급이나 배당 관련 소식이 많이 전해지고,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어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지 않고 유지하기로 했어요.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3회 연속 동결이었고, 이 발표 자체는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 결과였어요. 그런데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 중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논의했다”며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고, 곧 인하할 시기가 다가올 것임을 시사했어요.
기준 금리 인상이 끝나고, 곧 인하에 돌입할 수 있다는 건 주식 투자자 입장에선 호재로 여겨져요. 일반적으로 금리(이자율)가 낮아지면 돈을 빌리기 쉬워져서 기업은 더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은행에 예금하는 대신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사람도 많아져 주가가 오르거든요. 금리 인상이 끝났고, 곧 내릴 거라는 발표 덕에 ‘산타 랠리’의 가능성이 커진 셈이죠. 그래서 언론이 파월을 ‘산타’로 부른 거고요.

미묘하지만, 확실히 바뀐 분위기
미국은 높은 물가 상승률을 내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렸어요. 그러다 올해 9월부터는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상이 끝나고 인하할 시기가 왔다’는 전망이 힘을 얻기 시작했어요.

이런 전망이 나올 때마다 연준은 ‘아직 멀었다’며 섣부른 예상을 경계해 왔어요. 이번 발표 전까지는 말이죠. 기준금리 결정 때 파월 의장이 내놓은 발언을 보면, 몇 달 사이에 태도가 꽤 바뀐 걸 한눈에 알 수 있어요.

“필요하다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

9월 FOMC 기자회견

“위원회는 금리 인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11월 FOMC 기자회견

“적절한 금리 인하 시점을 고려하는 상황에 와 있다”

12월 FOMC 기자회견

가까워진 금리 인하 시점
어제 연준의 발표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과 함께 가장 주목을 받은 건 ‘내년(2024년) 말의 미국 기준금리 전망’이었어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 정례회의에선 회의에 참석한 연준 위원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익명 설문조사’가 진행돼요. 19명의 위원들에게 ‘내년 말엔 금리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보죠.

이 설문조사는 매년 네 차례(3·6·9·12월) 진행되고, 취합한 답변은 공개해요. 누가 어떤 답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자료예요. 연준 위원들이 직접 답한 내용이니 앞으로 기준금리가 어떻게 될지 전망하는 데 참고할 수 있거든요.
지난 9월에는 이 답변들의 중간값이 5.1%였어요. 현재 ‘5.25%~5.5%’인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 말까지 크게 변화하지 않고 1회쯤 인하될 수 있다는 뜻이었죠. 그런데 이번 발표에서는 이 중간값이 4.6%로 낮아졌어요. 보통 0.25%p 단위로 기준금리를 조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 금리를 세 번 이나 내릴 거라는 전망인 셈이에요.

물가 안정에 ‘3월부터 인하’ 전망도
연준이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건, 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찾았기 때문이에요.
대표적인 통화정책 수단인 기준금리 조정은 ‘경기 부양’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도구예요. 대체로 물가 안정이 시급하다고 생각되면 금리를 올리고, 경기가 너무 침체했다 싶으면 금리를 내려요.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001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데, 이런 고금리는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어요.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면, 다시 적정 수준으로 내릴 필요가 있겠죠.
전문가들은 당장 내년 3월부터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하기 시작했어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라는 곳에서 투자 전문가들이 미국 기준금리를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내년 3월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80% 정도로 높게 봤어요. FOMC 결과 발표 직전엔 40%대에 불과했던 수치가 급등한 거예요. 내년 5월에 지금보다 기준금리가 낮을 확률은 95%를 넘어가요. 사실상 다들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에요.

지난해부터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렸던 ‘금리 급등기’는 결국 막을 내린 것 같아요. 수년 만에 다시 ‘금리 인하기’에 접어드는 내년엔 과연 어떤 경제 현상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3줄 요약
· 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다우존스 지수가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 다른 주가지수도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음.

·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동결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후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은 끝났고, 내년엔 금리를 세 번 인하할 것’이라는 분석이 강해졌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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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당장 내년 3월부터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 시작했음. 지난해부터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렸던 ‘금리 급등기’가 막을 내린 셈.
EDITOR's COMMENT
미묘한 변화로 뜻 전하는
FOMC 성명서
안녕하세요. 디그 에디터 JUNE입니다. 오늘은 어제 발표된 미국 기준금리 동결 소식을 다뤄봤어요. 미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해요. 그만큼 전 세계가 FOMC에 기울이는 관심도 정말 크고요. 그래서 FOMC는 기준금리를 발표할 때마다 별도의 성명서를 공개해요. 그리고 전문가들은 이 문서의 미묘한 변화까지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고, 기준금리를 정하는 연준 위원들의 의도를 읽으려고 노력하죠.

이번 성명서가 공개된 후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은 것도 약간의 문구 변화 때문이었어요. 지난번 FOMC 성명서와 이번 성명서를 비교해 보고 내린 결론인 거예요.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에 대해 지난 성명서는 ‘여전히 높다(remains elevated)’는 표현만 썼는데, 이번 성명서에선 ‘올해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높다(has eased over the past year but remains elevated)’라는 표현으로 바뀌었어요.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이 낮아졌다는 내용이 살짝 추가된 거죠.

두 표현 모두 비슷하게 ‘여전히 높다’는 뜻인 것 같지만, 전문가들은 이 변화를 아주 중요하다고 봤어요. 물가 상승세 둔화를 성명서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처음이기 때문이래요. 그래서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비둘기파적 표현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한 거예요.

이렇듯 FOMC 성명서는 전문가들의 ‘미세 분석’ 대상이 돼요.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할 수밖에 없는 연준은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너무 단정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사람들은 연준이 조금씩 흘린 힌트를 조금이라도 빨리 알아차리려고 애를 쓰는 거죠.

FOMC는 6주마다 한 번씩 매년 8번의 정례회의를 열어요. 혹시 다음에 FOMC 소식을 접하신다면 ‘이번 성명서는 어떤 변화로 의도를 전했을까?’라고 한 번쯤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매번 반복적으로 전해 듣는 FOMC 관련 뉴스가 조금은 덜 지겹게 들릴지도 몰라요.
NEWS PICK
앞으로 '용량 줄이기 꼼수' 어려워져요
최근 일부 기업들이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방식으로 꼼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정부에서 슈링크플레이션 근절을 위해 앞으로 제품 포장지에 용량 변경 사실 표기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대요.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든다'는 뜻의 'shrink(슈링크)'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예요. 기업이 제품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가격은 그대로 두되 제품의 용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춰서 수익을 남기는 방법이죠. 만약 기업에서 표시 의무를 위반할 시, 정부는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에요.

 

집에 고립된 청년 54만명 조사했어요 
'히키코모리'로 불리기도 하는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국내 첫 실태 조사가 진행됐어요.  이번 조사는 고립·은둔 청년 887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이들이 사회와 단절된 계기는 취업 실패가 24.1%로 가장 컸어요. 성별은 여성(72.3%)이 남성(27.7%)보다 약 2.6배 많았고, 고립 기간은 '1년 이상 3년 미만(26.3%)'이라고 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어요. 올해 기준으로 사회적으로 단절된 삶을 택한 청년은 약 54만명으로 추정돼요. 정부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이들이 고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에요.

 

한국,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
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동맹'을 맺기로 했어요.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13일(현지 시각) 정상회담을 열고 공동성명에 양국을 '반도체 동맹'이라고 명문화했어요. 한국이 국가 간 외교 관계에서 '반도체 동맹'을 명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반도체 동맹은 한국 기업과 네덜란드의 세계적 반도체 장비 제조 업체인 ASML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에요. 

 

COP28 '화석연료 퇴출', 없던 일로
지난달 30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마무리됐어요. 다만 화석연료 퇴출이라는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고, 화석연료로부터 전환한다는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았어요. 개최국인 UAE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회원국들의 반발로 초 합의문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 out)'이라는 표현은 빠지고, 대신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이라는 말이 들어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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