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는 상장을 위해 나스닥 또는 NYSE 기업 공개 경험이 있는 CFO가 필요하다는 것이 하나의 불문율입니다. 자본시장이 발달한 미국에서도 상장은 수백가지의 변수를 다뤄야하는 고도의 장기레이스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내부통제와 복잡한 회계 이슈를 틀어쥐어야 하기 때문에 뱅커 몇 명 고용한다고 해결되는 업무도 아닙니다.
페이스북은 상장 경험이 없던 Gideon Yu를 해고하고 상장 기업인 제넨텍에서 15년 간 근무한 David Ebersman을 영입하여 IPO를 성공시킵니다. 우버는 상장을 앞두고 메릴린치 CFO를 지낸 바 있던 Nelson Chai를 영입해 상장을 완료했고 쿠팡은 9년 간 CFO를 맡았던 Richard Song이 아마존과 플립카트에서 근무했던 Gaurav Anand에게 바톤을 넘긴 후 상장의 문을 통과합니다. 적어도 미 증시 상장에서 CFO 만큼은 뱅킹 경험 몇 년 쌓은 루키가 명함을 내밀수 있는 리그가 아닌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국내에서 나스닥 상장을 주장하는 유니콘 기업들의 CFO를 살펴보는 것도 이들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미국 상장 경험이 없는 CFO가 앉아있다면 해외상장은 십중팔구 마케팅에 그칠 것입니다.)
미국 증시가 회복되기 전까지 CFO들의 이동도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리콘밸리의 여느 인재들처럼 C-레벨의 임원들도 차세대 페이스북, 우버, 스노우플레이크에 비상장 단계에 영입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죠. CFO의 이동이 향후 자금흐름의 바로미터가 되는 흥미로운 시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