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6 vol. 49
안녕하세요 반디님,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이형관입니다.

비상계엄과 탄핵에 관한 소식으로 잔뜩 어수선한 요즘입니다. 원래 이 인사말은 제가 사랑하는 연말의 들뜬 분위기와 겨울의 정서를 담아 따스하게 적어내고 싶었는데, 현실생활이 그렇지 못하다 보니 제 계획도 보기 좋게 망해버렸습니다.

원래 저는 정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국회니 정당이니 진보니 보수니 하는 개념들의 의미도 몰랐고, 집으로 매일 배달 오는 신문은 문화/연예 면만 골라 읽은 뒤 재활용 수거함으로 던져 넣었고, 선생님과 친척들을 비롯한 ‘어른들’이 시도때도 없이 정치 얘기로 언성을 높이면(이건 요즘도 좀 그렇긴 합니다만은) 속으로 질색하며 대체 왜 저렇게 정치에 진심일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보면 어느 새 저는 제 주위에서 제법 정치에 진심인 축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합류한 이 곳 곰보금자리프로젝트가 비영리 시민단체인 탓도 있겠지만, 합류 후 제가 직접 겪고 느낀 것들 덕분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네요.

좋아하는 야생동물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을 간직하며 저는 동물복지와 동물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퀴어프렌들리한 집단에 속하게 되며 그동안은 감추고 미워했던, 게이라는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면서 성소수자 인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훌륭한 친구이자 동료 활동가인 여성들의 다정함을 받으며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정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 이 모든 것들-무언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 누군가를 응원하고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온전한 저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은 갈망-이 사실은 그 무엇보다도 정치와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에게 정치는 연대의 모양으로 찾아왔습니다.

물론 저는 여전히 정치를 잘 알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누구인지, 어떤 것들을 사랑하는지 이전보다 잘 알고, 그를 위해 연대하는 마음을 압니다.

그래서 예년과 같은 연말연초 분위기는 글렀음에도 저는 여전히 이번 겨울이 기대됩니다. 저희의 첫 후원행사인 ‘곰 이야기 하는 밤’에서, 혹은 온라인 강연에서, 어쩌면 거리 한복판에서, 아니면 그 밖의 어딘가에서, 아직 서로 알지는 못해도 마음이 닿는 한 분명히 만나게 될 여러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서로 떨어져 있지만 함께이고, 저는 여러분과 함께 할 그 모든 순간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마음만은 따스한 겨울이 되길 바라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곧 다시 만나요!

* p.s
   반디란? 곰보금자리프로젝트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한 애칭으로 반달가슴곰 + 버디(Buddy)를 합친 단어
🐻 NEWS
✔ 12월 2일, 푸실이의 날을 함께 축하해주세요!

어느덧 우리에게 익숙해진 화천곰들의 이름. 되짚어보면 곰들에게 이름이 모두 붙여진 건 2022년 12월, 고작 2년밖에 되지 않은 일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지어진 것이 오늘의 곰 푸실이의 이름입니다. ‘푸실’이라는 단어는 ‘풀이 우거진 마을’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인데요. 푸실이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철창과 콘크리트 바닥이 아닌 푸실에서 맘껏 흙을 밟고 풀내음을 맡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봅니다.
이날 푸실이의 방에는 산타가 조금 일찍 다녀갔습니다. 풍성한 간식 꾸러미로도 즐거운 하루를보낸 푸실이지만, 내년에는 선물로 커다란 ‘푸실’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 푸실이 담아보기👆

✔ 곰 피를 뽑아라

화천 곰들은 일 년에 두 번 혈액검사를 받습니다. 약간 과한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만, 극한 상황에서 평생 살아온 사육곰 출신들에게는 대단히 밭은 주기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곰이 아프다는 신호를 인간이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곰의 몸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로 혈액검사 수치를 애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픈 것’과 ‘혈액 수치’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겠지만요.

여러 차례 보여드렸듯이 화천 곰들은 채혈을 위해 마취하지 않습니다. 대신 철창 사이로 곰이 앞발을 내밀도록 훈련해서 ‘발등이 좀 따가운 놀이’ 정도로 인식하게 합니다. 바늘로 찌르니 통증이 없을 수 없지만, 그걸 이기는 게 ‘꿀물’입니다. 꿀물이 약하다 싶으면 사과도 동원됩니다. 평소에 먹을 수 없는 달다구리는 인간이 털을 밀고 알코올 솜으로 차갑게 닦고 바늘로 찔러대도 곰을 꾹 참게 만듭니다.

올 가을 검사에서도 모든 곰들이 정상 수치의 피를 내주었습니다. 곰을 척 보고 몸과 기분 상태를 알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서로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일은 제법 복잡해야 하는 일입니다.

- 채혈의 현장에 함께하기👆

✔ 곰보금자리 첫 송년회 후기

곰보금자리프로젝트가 활동을 시작하고 일곱 번 째 겨울이 되어서야 고마운 분들을 모시고 송년회를 열었습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의 1년 돌아보기와 내다보기, 화천에서 곰 돌보는 이야기를 나누고 나름대로 준비한 오락 시간도 짧게 가졌고요. 생각보다 오락에 열정적인 분위기를 보며 내년에는 우리가 좀 덜 진지해져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계엄에도 응원봉을 흔드는 흥겨운 집회처럼요.

2026년 곰 사육 금지로 내년 한 해 동안에는 농장에 남은 곰들이 어디로든 가야합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좋은 판단을 해야 하는 순간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 다짐에 힘을 주러 찾아주신 분들과 행사를 도와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 곰 이야기 하던 밤 살펴보기👆

✏️ 곰보금이 준비한 연말 강연!
✔ 곰보금 활동가가 말하는 반려동물 이야기
12월 18-19일 (목-금) 19시, 온라인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들은 곰에만 관심 있을까요? 아닙니다! 저희 단체는 동물을 다루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단체로 동물행동학, 동물복지학, 수의학, 인문학 등을 다양하게 공부하는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화천의 곰들에게 멋진 '제2곰숲' 놀이터를 만들어주기 위해, 곰보금자리 활동가들이 곰이 아닌 동물들의 이야기를 준비해보았습니다.

- 박진화 활동가 '늙은 개와 잘 지내기' (18일)
- 이순영 활동가 '과학이 말하는 반려동물 훈련' (18일)
- 김나리 활동가 '완벽한 순종, 완벽한 오해' (19일)
- 최태규 활동가 '안락사는 나쁘지 않습니다' (19일)
✔ 고등학생의 국내 동물원 평가 보고서 : 10년간의 이야기

12월 27일 (금) 19시, 마포구 이후북스

10년 전 책 <고등학생의 국내 동물원 평가 보고서>를 통해 국내 동물원 산업에 대한 깊은 분석을 제시한 최혁준 작가. 우리나라 동물원의 구조적 한계와 동물 복지 실태에 대한 지적은 당시 고등학생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날카로웠는데요. 갇혀 있는 동물과의 더 나은 관계 맺기에 대한 고민을 여전히 놓지 않은 작가는, 벌써 수 년째 곰보금자리프로젝트의 든든한 활동가로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

책 발간 10주년을 맞아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최혁준 활동가와 함께 지난 10년간 국내 동물원 산업에 있었던 변화, 그리고 다양한 고민 속에서 성장해 온 활동가 스스로의 여정을 되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 11월의 화천곰
활동가들이 정성스럽게 담은 11월 화천곰의 모습을 반디님께 나눠드려요!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네이버 블로그에 더 많은 사진들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

💌 곰 돌보는 인간들 ep.05 냄새의 쓰임새

간식을 듬뿍 담은 커피자루와 종이마대에
커피가루, 넛맥가루, 바질가루 등등 다양한 냄새들을 더해주면
곰들의 후각을 자극할 풍부화물 완성 🎁

방사장에 뿌려진 지독한 취두부 냄새에도
곰들은 온몸을 비벼대는데요! 😯

화천곰 풍부화 소개 2탄,
화천곰들에게 냄새는 어떤 쓰임새가 있을까요? 🐻

후원계좌 : 기업은행 203-147531-04-013 사단법인 곰보금자리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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