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들은 성폭력 없는 세상에서 살길” Season 6 vol 13. 💡2025.07.25. ~ 2025.07.31.
최말자씨 61년 만의 '무죄'
성평등 원칙 없는 '여가부 장관직'
4년째 잠자는 ‘부성우선주의’ 헌법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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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님 안녕하세요. 이번 한 주도 잘 보내셨나요?
본격적으로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 말입니다. 입주자님도 휴가계획이 있으신가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아니야 회사가 제일 시원해...'라고 자기합리화 중인 저는 플랫팀 이아름 기자입니다. 김서영 기자의 휴가를 틈타 플랫레터로 인사드려요. 😘
이번 레터는 오랜만에 속 시원한 소식을 전하게 되어 살짝 신이 납니다. 💃 오늘도 신선한 소식으로 레터를 채웠으니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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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꿈이 있다면 후손들은 성폭력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고 두 손 모아 빌고 싶습니다."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남성의 혀를 깨물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56년 만의 미투' 당사자 최말자씨가 23일 열린 재심 첫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61년 만에 정당방위를 인정받게 된 겁니다. 😭🥳😭
최말자씨는 재판에서 중상해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가해자인 노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받았어요.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더 무거운 형을 받은 겁니다. 이는 검찰이 노씨에게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특수주거침입 등 혐의로만 기소했기 때문입니다. 🔥🔥🔥
재판 과정은 물론, 이후의 사회적 반응도 최씨에게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와 결혼해서 살 생각은 없는가?”라고 되묻는 등 2차 가해를 하기도 했어요. 언론도 ‘키스 한 번에 벙어리’ ‘혀 자른 키스’ 등 가해자를 피해자인 것처럼 보도했고요. 주변에서도 “결혼하면 간단히 끝나지 않느냐”라며 노씨와의 결혼을 권했습니다. 🤯🤷♀️👿 최말자씨의 억울함과 분노가 얼마나 컸을지 그 심정을 헤아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재심도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최말자씨가 용기를 낸 건 '미투'운동이 한창이던 2018년입니다. 2020년 5월에는 더 큰 용기를 내 재심을 청구했는데요. 부산지방법원과 부산고등법원은 최씨의 🧵 재심 청구와 항고를 기각합니다. ‘당시의 시대 상황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판결이었다’라는 이유를 들었어요. 최씨는 2021년 9월 대법원에 재항고장을 제출했는데 🧵 이 항고가 인용된 건 2025년 2월 입니다. '56년만의 미투'로 불린 최말자씨의 재심 청구는 5년이 넘는 기다림 끝에 열릴 수 있었습니다.
7월 23일 열린 재심은 정명원 부산지검 공판부 부장검사가 법정에 나와 직접 구형했습니다. 정 부장검사는 “생면부지 남성으로부터 인적없는 집에서 갑자기 범죄를 당했고, 이에 대한 방어 행위로서 부지불식간에 혀를 깨물게 됐음을 확인했다”라며 “피고인에 대한 정당방위를 인정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고개숙여 사과도 했어요. “과거, 이 사건에서 검찰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반대로 갔다. 성폭력 피해자로서 마땅히 도움을 받아야 했을 최말자님에게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드렸다. 사죄드린다”
최말자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검찰이 사과하는 것을 분명히 들었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들으니 정의는 살아있다고 생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61년 전의 재판과 순탄치 않았던 재심청구 과정을 생각하면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대목이 기쁘면서도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그간 플랫에서도 최말자씨의 재심청구소송 소식을 여러 번 전해드렸죠. 개인적으로 최말자씨의 기사를 보낼 때면, 2023년 5월의 사진을 떠올리곤 했어요. 지친 기색으로 🧵 기자회견을 바라보는 최말자씨의 모습은 어쩐지 제 가슴에 '콕' 박혀있었습니다. 오늘도 레터를 쓰며 몇 번이나 그 사진을 다시 봤는데요. 이제는 2025년 7월의 모습으로 최말자씨를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법정 앞에 모인 시민들 앞에서 손을 치켜들며 "제가 이겼습니다"라고 힘주어 외치는 모습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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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플랫레터에는 '여성가족부 장관의 자격'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죠. 보좌진 임금 체불, 재취업 방해, 여성가족부 예산 삭감 등 이른바 '갑질'을 저질러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사퇴했습니다.
이로 인해 윤석열 정부에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내각 인선에서 낙마하게 되었어요. 여가부 장관의 자리는 지난해 2월 이후 17개월째 '공백'입니다.
후보자 개인의 도덕적 결함이 낙마의 주요 원인이었지만 두 정부 모두 '성평등 관점'을 가진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부처의 설립 취지 자체가 흔들리다 보니 정치 공학적 이유로 자리에 걸맞지 않은 후보자들이 임명된다는 겁니다.
🧵'사회적 합의'를 내세우며 '비동의 강간죄', '포괄적 성교육', '차별금지법' 등에는 자신의 견해 밝히기를 유보하고 구조적 성차별 대신 '역차별'을 언급한 강선우 후보자, 여가부 폐지를 찬성하며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는 김행 전 후보자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혐오를 구조적 문제로 인식할 후보가 과연 없는 걸까요? 성평등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한, 여성가족부의 존재 이유를 입증할 장관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성평등 전담 부처에 '성평등 관점'을 가진 장관이 등장하기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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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호주제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고 폐지됐지만 아버지의 성을 ‘기본’으로 물려준다는 민법 조항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어머니 성을 따를 때만 ‘특별한 절차’를 요구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지적이 잇따랐지만, 호주제 폐지 20년이 되도록 이 조항은 아직 바뀌지 않았죠.
2023년 플랫은 🧵 '입주자 프로젝트-엄마성 빛내기'를 통해 부성 부성우선주의에 균열을 내는 이들을 만났는데요. 지난 16일에는 아버지의 성을 물려주는 민법 조항이 ‘혼인·가족생활은 양성평등을 기초로 해야 한다’라는 헌법 조항 등을 위배했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이설아 세계시민선언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 대표는 2021년 3월에 이 헌법소원을 냈는데요. 그가 낸 헌법소원은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류중입니다. 이는 헌재의 평균 헌법소원 사건처리일인 (724.7일)의 두 배에 달하는 기간이에요.🙄 이 대표는 헌재의 '9인 체제'에 맞추어 다음달부터 부성우선주의 폐지에 동의하는 시민들의 탄원서를 받아 헌재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정권이 바뀐 만큼 전향적 판결을 기대한다고 해요.
이 대표는 헌법소원 절차가 지연되는 사이 아이를 낳았습니다. 아기는 엄마 성을 물려받았는데요. 아이가 자신의 성에 관해 물어본다면 어떻게 답하겠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아빠 성을 물려받은 것처럼, 특별한 이유 없이 엄마 성을 물려받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어머니의 성도 아버지의 성처럼 '기본'이 되는 사회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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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역시 이성현 인턴기자가 준비했습니다. 기후와 계절 날씨를 생각했던 이슬아씨의 칼럼 <날씨와 얼굴>도 경향신문 인턴기자들이 만든 @이끼 계정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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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서운 여름을 나는 마음, 이슬아 <날씨와 얼굴>
얼마 전 에어컨 설치 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 날 기온이 39도가 넘었는데 옥상에 실외기를 설치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작업 환경이 시원할 수가 없죠. 시원해지면 에어컨 설치가 끝난 거니까, 다시 더운 곳으로 가야죠” 기사님은 웃으며 말씀하셨지만 현실은 유쾌하지 않습니다.
작년 여름, 20대 노동자가 폭염 속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다 열사병으로 숨졌습니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회사 관계자들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는데요. 기사님은 “남 일 같지 않다”며 “내 몸을 누가 책임져 주지 않으니까 물이라도 많이 마셔야겠다”고 말하셨어요. 기후 재난 속에서도 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노동자 개인에게 돌아간다는 점이 씁쓸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에어컨 바람을 쐴 때마다, 시원함을 누리지 못하는 얼굴이 떠오릅니다. 극한 호우 뉴스를 보면서도 마음이 아팠어요. 이슬아 작가의 <날씨와 얼굴>은 바로 그 ‘상상력’에서 출발하는데요. 기후 위기를 배경으로 폭염 속 노동자, 공장식 축산으로 사육된 동물, 장애인, 이주여성 등 충분히 말해지지 않은 얼굴들을 조명합니다. 작가는 우리 곁의 얼굴들이 어떻게 지워져 왔는지를 짚고, 그 얼굴을 ‘떠올리는’ 마음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해요.
매서운 여름입니다. 내년 여름은 더 매서워질지도 모르고요. 이 계절에 신문을 보며 마음 아팠던 적이 있다면, 그 마음을 언어로 만나보고 싶다면, 나와 연결된 다른 얼굴들을 더 깊이 바라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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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끼 @ikki.grown
<날씨와 얼굴>은 작가가 경향신문에 기고했던 칼럼을 다시 쓰고, 새로운 글을 덧붙여 엮은 책입니다. 이렇게 경향신문에 실린 따뜻하고 단단한 글들이 많은데! 널리 읽히지 않는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 좋은 텍스트를 널리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경향신문 인턴기자 셋이 모여 인스타그램 계정 ‘이끼’를 만들었습니다.
이슬아 작가의 칼럼도 소개해 뒀으니 <날씨와 얼굴> 중 ‘여자를 집으로 데려오는 여자들’, 한 번 둘러봐 주세요. 팔로우도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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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번 중요한 이슈들을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매매 합법화가 성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주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충격입니다. 합리적이라고 할 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논쟁은 어떻게 귀결됐는지 궁금합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입주자 게시판에 문장이 반복적으로 올라와있습니다! 좋은 뉴스 전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 제가 애정하는 신문이 한겨레, 경향신문인데 경향신문에서 내는 여성들을 위한 뉴스레터가 플랫이었군요! 기획도 좋고 내용도 알차고 편집도 멋집니다. 구독하길 잘했네요!
👤 한동안 너무 지쳐서 먹고 사는 것 외의 문제들을 모두 외면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나치듯 넘어가는 뉴스 기사 한 줄에도 너무 깊게 공감하고 분노하고 노력하고 애쓰는 성격이라 제 스스로를 옭아매는 듯한 느낌이라서요. 그런데, 최근에 깨닫게 된 게 있습니다. 나는 궁금해 하지 않을 때, 말라가는구나. 세상이 더이상 궁금하지 않는 제 모습이 너무 별로였습니다. 저는 그래서 다시 끊임없이 읽고, 배우고, 알아가고, 돕고, 분노하고, 응원하고, 연대하는 제 모습을 다시 되찾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에 책과 뉴스, 영상들을 접하며 몰랐던 사각지대와 끊임없이 발생하는 문제들에 주의를 갖고 또 공감과 연대를 나누니 좋았습니다. 플랫레터도 항상 잘 구독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과 이벤트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 오늘 레터 내용에서 문득 생각난 기억이 있어요. 몇 년 전, 일본 여행 갔을 때 벌어진 일인데요. 게이샤라고 하죠. 게이샤 길로 소문난 길을 걸으면서 당시 걷던 지인들과 성매매 합법화에 대해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던 일이 기억났어요. 레터에 짚어주신대로 성별에 따라 의견이 그렇게까지 차이날 수 있는가에 대해 깊이 공감해요. 언제까지 본능이다 라는 말로 치부되며 그들의 어두운 면을 쉬쉬해주는 남성성에 대해 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어서 도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자라나는 여자아이들이 더 이상 피해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고, 한 사회인으로서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그 방향성을 찾기 위해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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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Flat
📣 알려주신 입주자 게시판의 오류를 수정했습니다. 세심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게시판에는 <폭주하는 남성성> 기대평도 함께 실었어요. 공감되는 의견으로 가득한 기대평을 입주자님께도 공유합니다.
📣 이번주 토요일 (26일)에는 '스포츠가 있는 플랫'의 두번째 수업으로 '주짓수 클래스'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은미 코치의 설명을 듣기 전, 저에게 '주짓수=운동' 이어서 주짓수 기술들이 '내 몸을 지킨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는데요. 짧은 시간이지만 내 몸을 지키는 방법을 잘 배워보겠습니다. 다음 레터에 주짓수 후기도 들고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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