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으로 푹 절인 배추에 

맛깔난 양념으로 버무리고 나면,

그제야 올해 할 일 다 마쳤다고 굽혔던 허리를 편다.

올해까지만 김장하고 내년부턴 손 떼겠다고 하셨는데

매년 손 맛 가득한 김치를 내 손에 쥐어주신다.  


스마트폰 하나로 못하는 게 없는 세상.

빠르게 접속하지 못한 당신은 

문자로 사진 보내는 법을 내게 묻는다. 

‘사진 선택해서 보낼 사람에게 전송하면 돼요’

쉽게 뱉은 말과 함께 내 손은 더딘 당신의 손을 밀어낸다. 


그럼에도 당신은 

고맙다며 내 손을 지긋이 잡는다.


손은 마음이 담긴 행위다. 

따뜻함과 차가움, 부드러움과 거침이 당신에게 닿는다. 

내 체온과 촉감이 당신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사계절 보낸 벼는 어느새 고개를 숙였다. 

할 일을 마친 벼는 우리의 손을 기다렸나보다.

마음 담긴 손이 모여 올해의 추수를 마쳤다. 

당신은 내 손을 잡고, 나는 당신의 손을 잡았기에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고맙다며 서로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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