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이은 학폭 논란에 새 학기 걱정 / 학교의 학사일정을 소개합니다 / 학교교육 학부모 인식 조사 결과

교육과정은 마치 캐비넷 속에 들어있는 것 같기도 해요.

앞에서 공기와 같은 속성을 가진 것이 교육과정이라 이야기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공기는 분명 존재하고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매 순간 인식하며 사는 것은 아닌 것처럼, 교육과정을 대하는 교사들의 태도도 이와 비슷해요. 2월부터 준비한 교육과정을 열심히 문서화 작업까지 해서 결재를 득하고 나면 책장 한 쪽에 곱게 모셔놓는 일이 다반사죠. 물론 최근엔 이런 부분들에 대한 인식변화가 있지만 아직도 많은 학교에서 교육과정은 결재를 위한 용도일 뿐, 실제 아이들과 공부하는 생활 속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에요. 그래서 '캐비닛 교육과정'이라는 말이 교사들 사이에선 회자되기도 했어요. 

저는 이제껏 학교가 해 오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이런 현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의 학교는 정해진 시간표에 맞추어 각 교과를 효과적으로 제시해서 가르치면 되는 곳이었거든요. 그렇게 알게 된 내용을 시험이라는 절차를 통해 확인받으면 학교의 역할을 다한 것처럼 인식되기도 했죠. 하지만, 우리의 어릴 때 학교가 처했던 사회적 환경과 지금의 학교는 매우 달라요. 제가 초임 때 발령받았던 20년 전 초등학교는 대부분 학교 도서관이 없을 때였어요.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요? 도서관이 없는 학교는 찾아보기 어렵고 사서 선생님도 계셔 아이들에게 필요한 도서를 구입해 주시고, 독서지도도 해주시죠. 또 학교 밖에서도 대형서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지식의 양적 질적 수준이 매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어요. 교사로 살아온 20여 년의 세월 동안 겪었던 변화상 중 가장 특별한 것이 바로, 이처럼 지식이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공공재의 모습으로 변해간다는 것이었어요.

교실의 모습도 마찬가지예요. 초창기 교실에 들어온 대형 TV와 고성능 컴퓨터는 일반 가정에선 쉽게 볼 수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반대예요.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집에 있는 전자기기들은 IOT라는 무선통신을 활용한 기기들인 데 비해 학교는 여전히 무선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학교란 어떤 곳이어야 할까요?

최근 “요즘 젊은이들은 돈을 지불해서라도 새로운 경험을 찾아간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자유로운 사고를 경험하며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경험은 비록 돈이나 시간이 들더라도 하려고 한다는 의미였어요. 그 상황을 상상하는 것과 그것을 실제 현실 속에서 경험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지금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이러한 경험과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요? 학교라는 곳은 상상 속에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실제 자신이 참여해야 하는 곳이니까요. 아무리 싫어도 오전 9시까진 가야하고, 수업이 끝나기 전까진 있어야 하는 현실 세계 말이에요.

그나마 예전엔 학교에서 제공하는 정보들과 이야기들이 나름의 호기심을 채워주고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꿈꿀 수 있었죠. 하지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요즘 세상은 학교보다 훨씬 다양한 내용들이 공유되어 있어 자신이 원하는 지적인 부분들을 채울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학교라는 곳이 호기심과는 거리가 먼 곳이 되었고, 그 결과로 학교에서의 무기력이나 학교를 거부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 생각해요. 학교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죠. 중요한 것은 교육이 위기가 아니라 '학교가 위기'라는 거예요.

🛠️ 경험을 개발하는 교사 되기

초등 교육과정에 의해

아이들은 5학년 2학기와 6학년 1학기에

한국사를 배우는데요📖

아이들과 함께 역사 공부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풍성한 반응에 깜짝 놀라요.😲

수능과 자격증을 위해

달달 외우기만 했던 선생님은

무표정으로 교과서를 읊는 데 반해,

역사적 감수성이 풍부한 우리 아이들🐥은

사건에 따라 울고 웃고 하거든요.

광개토대왕의 영토 확장에 통쾌해하고😆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에 감탄하고😮

을사늑약에 분노하고😡

6.25 전쟁에 눈물을 흘리는😥

우리 아이들의 역사 수업

<선생님도 잘 부탁해> 47화, 전체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하세요!

• 지난 링키레터에서 어떤 콘텐츠가 가장 좋았는지 여쭤봤는데요. 많은 분이 '[문해력 특집 4편] 초등교사가 알려주는 독서활동'이 유익했다고 답변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