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일을 만들고, 발전시키는 이야기
[네번째 이야기]
잡 크래프팅을 왜 해야할까?
자신만의 일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잡 크래프터. 지금 시작합니다.
잡 크래프팅이란? 일을 재정의하고, 재구성하여 일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과정입니다. <잡 크래프터는 잡 크래프팅의 이론, 사례를 읽기 쉽게 전달하여 독자 여러분들이 행복하게 일하도록 돕는 뉴스레터입니다.
 
목차
잡 크래프팅을 왜 해야할까?
자기만의 방
독서노트 <승화>

쥬디 Says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 한 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


일에 회의감이 드시나요?

  회사 일은 늘 뜻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보람차고 재밌을 때도 있지만 가끔은 어렵고, 지루하고, 스트레스 받고, 분노가 치밉니다. 그래서 처음에 제가 잡 크래프팅을 하면 좋다고 말씀드렸을 때 ‘왜 굳이?’, ‘뭐가 바뀌는 건데?’라고 회의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었을 겁니다. 일은 나 자신보다는 나와 함께 일하는 상사, 팀원, 클라이언트 등 관련된 사람에게 영향을 받고, 회사의 분위기와 구조에 맞춰 정해진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겠죠. 
  그래도 잡 크래프팅이란 단어를 만나서 제가 깨달은 점은 일을 지금보다는 더욱 뜻깊게 만들어야 지금 내 삶이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일을 계속하고 있고, 하루의 많은 시간을 일에 쓰고 있습니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아는 지혜를 갖추는 잡 크래프팅 역량은 앞으로도 중요해질 겁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잡 크래프팅은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잡 크래프팅, 참 좋은데 말이죠!

  잡 크래프팅은 일에서 통제감을 느끼게 하고, 변화를 만들고, 번아웃에 좋습니다. 우리는 대체로 주어진 일을 그대로 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일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고, 하던 일을 다르게 확장한다면 일을 내가 컨트롤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 하던 이 지루한 테스팅 업무를 어떻게 하면 더 잘해볼까 고민해서 새로운 기법을 도입해보거나 좀 더 재밌는 게임으로 만들 수 있을 거에요. 아니면 테스팅을 할 때 팀원들을 더 초청해서 워크숍 행사로 꾸며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다른 업무에서 하고 있던 아이디어를 우리 쪽으로 가져와서 실천하다보면 내가 내 일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면 변화가 생기고, 앞으로도 어떻게 일을 내가 원하는 쪽으로 만들어 나갈지 힌트가 나옵니다.

  저는 2개의 대기업을 다녀보았습니다. 한국에서 이름을 들으면 모두가 아는 기업과 세계에서 이름을 들으면 모두가 아는 기업이었습니다. 물론 그 두 기업은 경직된 문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저라는 사람이 그 두 회사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저 아니어도 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었고, 없었지만 팀에서 필요한 업무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일에서 제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두 회사 중 하나의 잡 크래프팅 이야기는 이전 뉴스레터에서 소개드렸고, 못 보신 분들은 이전 레터를 참고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전 뉴스레터 보러 가기]

  나 자신을 계속 소진하는 번아웃은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어요. 나 자신의 욕구를 채우지 못하거나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에 너무 치여서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삶에서 계속 이루지 못하고 있을 때 잡 크래프팅으로 어느 정도 일을 내 욕구에 맞춰 개선해볼 수 있어요. 일이 내 삶에서 지니는 의미를 다시 찾는 것도 덤입니다. 그래서 잡 크래프팅으로 번아웃을 예방하거나 번아웃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서 희망이 없다고 느껴지고, 일을 무의미하다고 여겨진다면 일에서 스스로가 소진이 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럴 때 좀 더 긴 호흡으로 내 일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일을 조정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잡 크래프팅도 한계가 있어요

  저는 잡 크래프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순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할 때도 있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거나 회사 자체적인 이벤트로 인해 변화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중은 원할 때 떠날 수 있고, 우리는 어떻게든 적응해나갈 힘이 있습니다. 내가 내 일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잡 크래프팅은 훌륭한 도구가 되어줄 겁니다. 잡 크래프팅을 통해 만약 개발자였던 여러분이 디자이너로 일이 극적으로 변하진 않겠지만 일을 더욱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잡 크래프팅 이야기를 더 들을 준비가 되셨나요? 앞으로도 더 재밌는 이론과 사례를 들고 여러분을 만나고자 합니다. 

 

그럼 다음주에 뵐게요!



자기만의 방
* <자기만의 방>은 사유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질문과 활동을 안내하는 코너입니다.

Q) 통제감과 변화를 일에서 만들어 본 경험을 들려주세요.
Q) 번아웃을 겪을 때 나에게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가요?

Action Item)
 주변에서 일에서 통제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비결을 물어봅니다.

독서 노트
승화(배철현)

  이번주에는 고전문헌학자 배철현님의 인문에세이를 소개합니다. <승화>는 저자가 10년 간 자연으로 돌아가서 살면서 지은 네 번째 책입니다. 개개인이 역사를 만들고, 자신의 소명을 찾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잡 크래프팅의 능동적인 모습에 빗대어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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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나의 순수한 열망이 모든 것을 제거하고 온전히 나에게 몰입하는 집중과 만나면, 새로운 경지가 등장한다. 그것이 묵상이다. 열망이란 자신의 육체와 세상의 쾌락보다 더 숭고한 빛을 자신의 삶에서 구현시키기 위해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그 열망으로 이기심을 절제하고 오늘에 어울리는 더 숭고한 삶을 찾기 위한 집중이 묵상이다. 강렬한 멸망과 집중은 묵상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다. 게으름과 무관심은 묵상을 좌절시키는 치명적인 방해꾼이다. 

  몰입은 세속적인 성공을 위한 지름길이다. 인간은 몰입을 통해 과학, 예술, 상업과 같은 분야에 필요한 기술을 획득할 수 있다.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통해 명성과 권력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자신의 소명에 몰입해야 한다.

그러나 묵상은 정신적이며 영적인 성공을 위한 필연의 조건이다. 묵상의 목표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완벽한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데 있다. 자기를 넘어선 자신, 초월적인 자신이자 신적인 자신을 찾기 위해 필요한 예술이 묵상이다.

몰입과 묵상을 하며 자신만의 커리어와 길을 찾아나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구절을 담아보았습니다.


자기문화

  인생의 목표는 정교하게 의도적으로, 한마디로 '잘' 사는 것이다. '잘'이란 부사는 더도 말도 덜도 말고 최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나는 단순히 육체덩어리가 아니다. 이 육체를 정신적이며 영적인 자아와 일치시키지 못하면, 나는 실에서 떨어져나가 이리저리 나부끼는 연과 같다.

  인간은 육체의 충동과 욕망의 노예 이상이다. 잘 산다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임무를 발견하고, 그 임무의 꽃을 피우기 위해 정교한 노력을 연습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의식주를 해결하면 잘 사는 거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단순히 생존과 견딤 그리고 자격 그 이상의 것이다. 인생은 단순히 생존과 견딤 그리고 자극 그 이상의 것이다.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인격의 완성이며,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소중한 자신이 되는 길이다.

자신만의 삶을 완성해가기 위해서는 일과 여가에서 자신의 유일한 임무를 발견해야할 것 같습니다. 성숙한 나 자신을 만들어가고,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멋진 모습으로 살아보고자 스스로 다짐해봅니다.


자기변모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의미를 확인하고 강화한다는 희망이 없다면 자기변모는 실패로 귀결될 것이다. 그런 시도는 대부분 수고와 노력 없이 습관적으로 행하던 쉬운 일들이며, 쾌락과 안정이라는 편함을 추구하는 넓은 일이다. 거기에는 일시적 쾌락의 자극과 타인의 환호가 잠시 머물 뿐이다. 그런 넓은 일은 한 사람의 개성을 말살하는 병이다.

어떤 임무는 힘들지만 지나고 보면 보람차다. 그런 임무는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목표를 발견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온전히 헌신하게 만든다. 그 일은 언제나 도전적이며 어렵다. 그 임무는 자신도 아직 확인한 적 없는 잠재력을 일깨우는 일이며,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하루 종일 몰입할 수 있는 매력이다.

  자신이 가진 최대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일에 몰입하지 않는 한, 인간은 불행하다. 만일 그가 자기실현의 업무를 찾지 못했다면, 그래서 그저 그런 일을 수년간 지루하게 반복한다면 그는 자기파괴적이며, 언제나 변명을 일삼는 인간으로 전락할 것이다.

  자기실현은 자신의 생각을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신에게 도전적인 일을 지속하는 인내다. 인간은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 철학자란 자신도 잘 모르는 외국 철학자의 난해한 이론을 소개하고 강연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심오한 생각을 삶을 통해 실험하고 그 성공과 실패를 주위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람이다. 철학자는 침묵을 실천하고 행동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믿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삶을 사시길 바라겠습니다.


취미

  '취미'는 '나'라는 존재를 비교적 정확하게 정의하는 그 무엇이다. 취미는 도시 안에 거주하면서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위치를 찾으려는 독보적인 놀이다. 나의 직업은 생계를 보장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해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직업은 공동체가 원하는 삶에 대한 순응과 충성이 미덕이며, 이 미덕은 종종 개성보다는 체면 지키기와 통일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취미는 다르다. 내가 나를 위해 정기적으로 시간과 정성을 바쳐 즐기는 창조적인 행위다. 내가 자발적으로 자주 떠올리는 생각과 자주 하는 말, 무의식적으로 좋아해서 자주 하는 행위들이 나의 취미다. 취미는 가지각색이다. 취미는 자신의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기도 하고 자신이 의도적으로 선택하기도 하는 그 사람의 정체성이다.

  누가 나에게 "당신은 누구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나는 내가 자주 하는 그것, 취미라고 서슴지 않고 대답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강요도, 방해도 받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일이 나를 정의하기 때문이다.

일 자체만으로 만족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가 생활에서도 내가 선택한 것으로 나를 표현하고, 발전시켜나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여가 생활이 언젠가 나의 일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또 만나요-
쥬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