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장래희망 순위에서 유튜버가 4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의사를 꿈꾸는 초등학생들이 늘어나며 한 계단 떨어진 순위지만, 여전히 최상위권입니다. 유튜버가 하나의 직업으로 인식되는 시대의 단면입니다. 직업으로서의 유튜버라고 하면 필연적으로 돈을 따지게 됩니다. 어떻게 수익을 올릴 것인지. 얼마를 벌 것인지, 그를 위해서는 어떤 콘텐츠를 기획할 것인지. 조회수를 기반으로 광고를 받는 것이 유튜버의 대표적인 수입이니, 관건은 ‘높은 조회수’입니다.

조회수를 위해 동원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과거에는 벽지를 찢고 자기 몸에 간장을 들이붓는 행위로 유명해진 인터넷 방송이 있었다면, 지금은 이슈 유튜버를 자칭하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남들이 하고 싶지만 여러 이유로 하지 않는 말을 속 시원하게 대신해주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합니다. 달리 말하면, 남들이 표현을 자제하는 여러 이유들을 무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회는 그것을 도덕이라고 부르고, 유튜버들은 눈치라고 표현합니다. 눈치보지 않고 도덕을 내팽개칠 수 있는 표현의 자유야말로 그들의 수익활동을 돕는 근본적인 사상입니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희는 가장 설득력이 있었던 ‘혐오 비즈니스’를 인용했습니다. 혐오를 팔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영상이 유튜버에게도, 플랫폼에게도 돈이 되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저는 혹시라도 이들에게 다른 이유는 있지 않았을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인간이 돈을 위해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저의 근거없는 바람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들을 이해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타인을 자의적으로 악으로 낙인찍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혐오와 배제는 공동체에 해악일 뿐입니다.

어떻게 공동체를 지킬지 말하기는 늘 어렵습니다. 그들의 수익 모델 파괴를 위해 영상 안 보기, 구독자들을 줄이기 위해 계속 영상의 내용 비판하기, 혐오가 상품화되는 것을 막도록 시장을 압박하기. 무엇 하나 자신있게 실질적이고 성공적인 해결책이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수백만 구독자 앞에 이 작은 뉴스레터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제가 계속 쓰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야 낫다는 얄팍한 자의식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제 졸고와 부족한 식견으로 가져온 추천을 읽어주시는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의 구독에서 모든 사람이 자극적인 콘텐츠만을 원하지 않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