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둘러싼 '심리적 함정'에서 벗어나자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는 방법 

안녕하세요, 하이커 님

회의에서 이메일 문의에 대한 답변을 작성하거나, 마감일이 다가오는 보고서 초안을 뒤적이면서 시간을 보낸 적… 누구나 있지 않나요? '회의에서 입 한 번 떼지 않았는데, 이 회의에 꼭 참석했어야 했나?' 씁쓸한 기분을 느끼며 회의실에서 나온 적도… 많지요. 하루 종일 회의에 참석하느라 정작 일다운 일은 퇴근 시간 무렵부터 시작하게 되는 날도 있고요. 기계적으로, 습관적으로 여는 회의에 제동을 걸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일반적으로 2만5000달러(약 3500만원)짜리 집기를 구매하려면 승인 절차를 거치게 되겠죠? 이와 비교해보면, 회의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면밀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스티븐 로젤버그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불필요한 회의 참석으로 낭비되는 비용이 1인당 연간 2만50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었습니다. 5000명 이상 규모의 미국 기업의 경우 이로 인한 연간 손실이 1억100만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구성원들은 소집된 회의의 3분의 1 정도(31%)를 자신이 꼭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회의로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불필요한 회의에 참석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번 주 Lemonbase Camp Weekly(LbC Weekly)에선 그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지난달 28일 '회의 없는 날(no meeting days)'의 효과를 다룬 데 이어, '회의 있는 날'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풀어보아요 🙌


LbC Weekly는 성과관리 서비스 레몬베이스의 지식과 노하우를 모아둔 '레몬베이스 캠프'에서 최신의 이슈와 트렌드만 선별하여 보내드립니다.

2022.10.26. #27

✅ 이번 주 성과관리 고민은 회의의 비용입니다.

참석자의 대다수가 집중하지 못한 회의,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목적의 회의였지만 어떤 결론도 얻지 못한 회의는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데도 불구하고 오늘도 이런 회의를 열거나 참석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때 느낄 수 있는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FOMO, Fear Of Missing Out)이나, 회의 참석 자체에서 오는 성취감, '회의가 쓸모 없다'고 나만 느끼고 있다는 착각 등의 '심리적 함정' 때문이라는 분석(링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래서 회의의 생산성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론에 대해 살펴보기에 앞서, 이러한 심리적 함정에서 벗어나는 데 초점을 맞추어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기 위한 우리들의 자세


1.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을 '회의를 잡는 것'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필요하거나, 프로젝트 범위와 각자 맡고 있는 역할이 불명확하다고 느껴질 때, 또는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 못할 때 등등의 문제에 부딪혔을 때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이 회의를 소집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회의를 열자'고 막연하게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회의 일정을 잡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달리 말해, 지금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여 결론을 내릴 수 있을 만큼 문제를 깊이 파악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프로젝트의 목표와 과정, 계획 등에서 어떤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선 회의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명확히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회의의 목적을 뾰족하게 정하는 데, 즉 문제를 정의하는 데 시간을 더 써야 하는 단계일 수 있습니다. 이 단계를 생략하면 회의에 참석하는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이때의 비용은 단순히 따져보면, 회의 시간과 참석자 수, 급여 등을 기준으로 계산(링크)할 수 있습니다.


또,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측면에서 회의가 최선인지도 따져보아야 합니다. 대면 회의나 외부 의견이 꼭 필요한지 검토해야 하겠지요. 성공적인 회의는 "협업과 피드백을 위한 건설적인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꼭 같은 시간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 협업과 피드백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목적을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녹화된 발표 영상을 공유하여 각자 편한 시간에 영상을 시청하면서 즉각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일시정지를 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는 편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를 공유 받기 위한 목적의 회의라면, 꼭 회의에 참석하도록 요청하지 않고 사전에 서면으로 의견을 받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a) 마감이 임박하여 답변을 기다릴 시간이 부족하다든지 (b) 팀 빌딩을 위해서 그동안의 업무 진행 상황을 공유하면서 정서적 교류를 나눌 필요가 있다든지 (c) 변경된 계획이나 결정된 사항에 대해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상황처럼 함께 모여서 서로 마주보며 회의를 하는 것이 명백히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2. 참석 요청을 받은 모든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 회의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누가 참석해야 하는지를 정해야 하겠지요. 이 단계에서도 회의 주최자와 참석자 모두가 '심리적 함정'을 벗어나야 불필요한 회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즉, 회의에 팀의 모두를 초대해야 한다거나, 초대 받은 회의에 모두 참석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조직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회의 참석 요청을 받은 구성원에게도 참석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야 자율적인 시간 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살펴본 조사 결과에선 자신이 꼭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회의로 판단해도 실제로 참석을 거부한 경우는 1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의 참석을 요청할 때부터 필참해야 하는 이해관계자와 선택적으로 참석하면 되는 구성원을 구분하면 좋습니다. 또, 참석하지 않아도 좋은 구성원에겐 회의보다 우선순위가 더 높은 일에 시간을 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명확히 밝히면 행여라도 느낄 수 있는 소외감을 피할 수 있겠지요. 회의의 어젠다에 관해 전하고 싶은 의견이 있다면 회의 전후로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면 더 좋겠습니다.


회의 참석을 요청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로, 여러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회사에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정된 회의에 꼭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될 때는 거절의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필요하다면 회의에 앞서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합니다. 자신이 기여를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되는 회의나 전화는 중단할 수 있다는 '일론 머스크의 생산성 규칙'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사 결정을 위해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면, 정보만 공유하고 토론 시간엔 먼저 자리를 뜰 수 있도록 미리 양해를 구해두는 것도 방법이 됩니다.(링크)


3. 회의를 진행한 것만으로 '성취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

'보여주기' 식으로 어젠다를 나열하는 회의는 피해야 합니다.(링크)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는데, 회의를 진행한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특히, 리더가 미리 예정되어 있지 않던 회의 일정을 갑자기 잡으면서 회의 참석자들이 그 시간에 해낼 수 있었던 일의 기회비용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때문에 회의 어젠다의 시급성을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앤디 그로브 전 인텔 CEO는 저서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에서 회의를 소집하기 전에 △내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회의가 필요한가 △회의 소집의 이유가 충분하고 정당한가를 스스로 물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만약 세 가지 질문의 답 중 하나라도 '예'가 아니면 회의를 소집하지 말라고 덧붙이죠. 회의에서 무엇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지를 다듬기 위해 시간을 쓰기 전에 회의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결과'를 알고 그 결과를 중심으로 회의를 진행해야 합니다.  


실제로 회의에서 목적한 바를 성취하기 위한 전술도 필요합니다. 회의를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회의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데요. 회의에서 무엇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지를 요약하고, 회의 이후 이행해야 할 일들(액션 아이템)을 함께 확인하는 데 쓸 수 있도록 마지막 5분을 따로 빼두는 것이 방법입니다.(링크)

회의 관리나 시간 관리를 둘러싼 고민도, 해결 방안도 다양한데요. 우선 '회의 없는 날'을 도입하려고 하더라도 회의의 횟수나 시간을 줄이는 과정은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기에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먼저 짚어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억해두면 좋을 숫자 세 가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오늘의 레터를 마치도록 할게요.  
💡 1, 8, 30
(회의에서 결정해야 할 어젠다는 하나, 참석자는 8명 이하, 시간은 30분으로 제한한다.)

1개
어젠다는 하나만 엄선하는 것이 참석자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방안입니다. 시급하게 다루어야 할 어젠다가 많아서 장시간 회의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다음 어젠다로 넘어갈 때 짧게라도 휴식을 취해서 다시 회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의 현장에서 즉석으로 어젠다를 추가하기보다, 논의가 필요한 새로운 어젠다가 떠오르면 별도의 회의를 계획하는 편이 낫습니다.(링크) 

8명
참석자는 8명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마존의 '피자 두 판의 법칙'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원칙이지요. 회의에서 모두가 발언권을 가지고 원활하게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서 참석자는 8명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석자를 선정할 때는 의사 결정에 필요한 다양한 관점을 얻기 위한다는 목적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같은 입장과 시각을 갖고 있는 참석자가 복수로 참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30분
불필요한 회의에 쓰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1시간 단위로 회의를 잡는 습관에서 벗어나 회의 시간을 30분으로 제한하는 것부터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회의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려면 회의 참석자들이 어젠다를 명확히 파악하고 미리 제공된 참고자료를 반드시 읽어오도록 하는 등의 규칙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떠오른 질문이나 우려 사항을 회의 전에 공유하도록 하면, 보다 생산적인 논의를 기대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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